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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感想用 음반을 기다리며…
2008년 02월 01일 () 13:05:00 webmaster@mjmedi.com
필자가 음악 감상과 음반 수집을 좋아하다보니, 누군가를 대신해서 음반을 주문하는 것도 좋아한다. 필자의 지나친 음반 구매에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곤 하던 아내가 ‘김장훈 9집’을 사달라고 해서 기꺼이 음반 쇼핑을 했는데, 필자가 알고 있는 모든 인터넷 쇼핑몰에서 품절 혹은 절판이었다. 온라인에서 구하기 힘든 음반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은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영화를 보러 가는 길에 오프라인 매장에 들러보았다.

신보 음반 포스터가 화려하게 붙어있던 상점의 유리문은 자물쇠로 채워져 있었다. 남아 있는 집기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폐업한 상점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바라보는 필자의 가슴에도 찬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할인마트 옆에 있던 대형 음반점 신나라레코드도 작년에 폐업을 해서 가볼 곳은 할인마트 內 음반 코너뿐인데, 그곳에는 최신 인기 음반만이 진열되어 있었다. 김장훈 9집이 2006년 10월에 발매되었는데 1년만에 절판이 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는데, 음반 판매가 너무 부진해서 모두 회수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 가요 음반이 사랑을 받은 것은 80년대 말, 90년대 초부터일 것이다. 그 이전의 가요 음반은 한두 개 히트곡 이외에는 완성도가 많이 떨어져, 주로 영미 팝송의 라이센스 음반을 구매하였다. 가요의 음반 판매가 워낙 저조해서 가수조차 음반의 인세에 관심이 없어서 음반 판매순위를 알 수 없었고, 방송과 밤무대의 출연료가 가수들의 주된 수입원이었다. 80년대 말 유재하의 발라드와 들국화의 록 등 새로운 장르의 완성도 높은 음반이 나오면서 대중의 관심이 팝에서 가요로 넘어가게 되었다. 시인과 촌장, 어떤 날, 신촌블루스, 김현식, 한영애 등 방송에는 거의 출연하지 않고 음반과 콘서트로 대중과 교감을 하던 소위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의 출현이 가요의 격을 한 단계 높였다고 할 수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가요의 무게중심이 발라드와 록에서 댄스뮤직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그들은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하여 음반의 완성도도 높았다. 이후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은 200만장,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도 100만 이상이 팔리는 최고의 호황 시절도 있었다. HOT, SES, 핑클 등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가수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한 2000년대 이후 볼거리가 많은 화려해진 무대에 반비례해서 음악의 완성도는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후 음악애호가들이 가요를 외면하기 시작하였고, 음반시장 침몰을 야기한 가장 커다란 암초인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대중들도 자신들이 환호를 보내는 가수들의 음반을 사지 않게 되었다. 룰라와 원더걸스의 판매량 차이는 ‘달라진 시장 환경’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FM에서 DJ가 ‘언더그라운드’ 이야기를 한다. 음반이 어느 정도 팔려서 그 힘으로 또 다음 음반을 내곤 했는데, 지금 시장에서는 언더그라운드가 존재할 수가 없다고. ‘전람회’ 이후 감상할 만한 음반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고. 좋은 콘서트는 관객이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좋은 음반도 음반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김호민
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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