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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아모레퍼시픽 피부과학연구소 한방과학연구팀 조가영 선임연구원
“평범한 임상의가 아닌 창의적인 길을 걷고 싶었어요”
2011년 12월 08일 () 13:17:43 석병훈 기자 huni@mjmedi.com

얼마 전 한의대 졸업 후 진로 희망 조사를 보더라도 한의대를 졸업하고 대부분은 개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꼭 의료분야가 아니더라도 한의사로서 그 능력과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곳은 많다.
‘설화수’와 ‘한율’이라는 한방화장품을 생산해내는 아모레퍼시픽에서는 한의사를 연구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한의대를 졸업하고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하여 피부과학연구소 한방과학연구팀에 재직 중인 조가영 선임연구원을 만나보았다.

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곳일까?

 

 
진료가 아닌 분야에서 한의학의 강점을 체험하며 한방화장품 연구에 참여하고 있음이 자랑스럽다는 조가영 연구원.

조가영 연구원은 지난 2008년 한의대를 졸업하고 곧바로 아모레퍼시픽에 공채로 입사해 기초 연구, 상품 개발 업무 일을 병행하고 있다.

“한방 소재뿐만 아니라 한방화장품이 만들어지는 것에 필요한 여러 가지 콘텐츠들을 발굴하고 고객의 수준에 맞게 응용·개발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또한 기존에 잘 팔리고 있는 제품의 가치를 향상시키거나 외국시장으로 진출 시 추가적으로 해야하는 작업들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조용하게 묵묵히 한의대를 다니던 그녀가 어떻게 이 길을 선택한 것일까? 한의대를 다니면서 그녀는 한의학을 의료 현장에서만 한정짓기에는 발전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했다.

“딱히 눈에 띄던 학생은 아니었지만 막상 졸업할 때가 다가오니 다양하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고민하게 됐고, 저는 그 고민을 의료분야가 아닌 다른 쪽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마침 당시 민감성 피부로 고민하던 조 연구원은 피부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자연스레 화장품에 관심을 갖고 화장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한방화장품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방화장품이라면 제가 전공한 한의학의 차별점을 살려 빛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심을 하고 입사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남들과 같은 길이 아닌 무엇보다도 제 자신에게 발전적이고 성장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곳을 찾고 싶었어요.”

한의학의 우수성, 모두가 인정하고 있어

그녀는 입사하고 처음에 적응하기 상당히 힘들어 했다. 생물이나 화학분야 전공자들이 상당히 많았고, 화장품 산업 분위기가 낯설었던 탓이다. 

조 연구원은 “같이 일하는 동료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특히 한방화장품 일을 하게 되면서 한의대 교수님들이나 원장님들을 자주 뵙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많은 조언을 해주세요. 안팎으로 도움을 많이 받아 현재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든 분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드립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조 연구원은 입사를 한 뒤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 그녀는 “화장품 분야에 대해 흥미와 열정은 있었는데, 그에 비해 적응해야하고 공부해야 할 부분들이 더 많았다”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고 현재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한방과학연구팀은 한의학 전공 출신자 외에 한약학, 천연물학, 생명공학 등 다양한 전공자들로 팀을 이루고 있다.

“타 전공자 분들은 한방에 대해 우호적이세요. 한방화장품 브랜드가 1등 브랜드이다보니 한방 소재뿐만 아니라 한방이라는 가치에 대해서 연구원 분들을 비롯한 연구소 이외의 직원 분들도 한의학을 인정하고 애정과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장품 연구가 재미있다는 조 연구원

“화장품은 문화와 예술이 맞닿아 있고,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고 노벨상을 받았다 하더라도 고객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잖아요? 회사에서도 창의적인 생각과 행동,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방법들을 시도하라고 독려합니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해요.”

그녀는 또한 한약재를 단순히 추출된 상태로 보는 것이 아닌 식물과 자연친화적인 주변 영역에 관심을 갖고 모티브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한편, 작년과 올해 ‘설화수’가 미국과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이 일로 조 연구원은 많은 보람을 느꼈을 터.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한방의 가치를 인정해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방은 현재 아시아의 브랜드로 급부상 하고 있으며, 시장도 점점 커지고 제품군도 많아져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하지만 이렇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그녀는 국내 한방화장품끼리 경쟁하는 것이 아닌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와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글로벌 브랜드의 수준 이상으로 경쟁력을 갖추려고 노력해요. 해외 브랜드 화장품들을 보면 생물학과 현대과학 수준이 발전하는 만큼 그것들을 재빨리 흡수하고 그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방화장품이라고 해서 옛 것에만 얽매이는 것이 아닌 다양한 학문들과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넓게 보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

가장 영광스러웠던 적은 언제냐는 질문에 “전국 모든 한의사 선배님들이 보시는 신문에 이런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영광”이라고 밝히기도 한 조 연구원. 그녀는 진료를 하든 안하든 어디에서든 한의학의 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하면 그 행위가 곧 한의계 전체를 위한 길이 된다고 믿고 있다.

“한방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분명 한방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은 한의학에 대해 원하고 기대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 환자들 입장에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생각해왔던 것을 고집하지 말고 여유있는 사고를 갖고 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어느 정도의 고민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학문은 너비와 깊이가 중요하다. 하지만 너비를 확장하는 것 외에 깊이가 없으면 그 너비가 무의미해진다. 사실 한의사가 진료 영역이 아닌 다른 영역으로 쉬프트 하는 것은 용기만 있으면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조 연구원은 말한다.

“어떤 일을 꿈꾼다면 일단 넓게 보고 깊이 있는 성장을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끝으로 조 연구원은 “저희는 한의학을 믿고 한방에 대한 신뢰를 통해 연구를 시작했으며, 먹을 줄만 알던 인삼을 피부에 이용한다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해냈습니다”라며 자신이 전공하는 학문에 대해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기자는 의료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꿋꿋이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는 그녀처럼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한의사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되었다.

용인 = 석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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