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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로 첫 한의대 임용 경희대 김태우 교수
“인류학적인 관점으로 한의학을 세계로 소개”
2013년 05월 02일 () 11:46:28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문화적인 통역사(Cultural Translator)의 역할을 통해 한의학을 외부에 소개를 하겠다는 김태우 교수(44). 김 교수는 인류학 박사이자 현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의사학교실 소속으로 ‘의료인류학’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한의과 대학에서는 다소 생소한 과목인 의료인류학. 한의학과 어떻게 접목을 시킬 수 있으며 의료인류학적으로 본 한의학의 미래에 대해 김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김태우 교수는 한의학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세계로 알린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춘호 기자>
▶의료인류학은 어떤 학문이며 한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인류학의 역사는 100년 정도며 의료인류학은 문화인류학의 한 범위다. 70~80년대에 들어와서 인류학내에 분과가 나눠졌고 문화인류학 내에 의료라는 부분을 강조하는 부분이 생겨났다. 그것이 의료인류학이 발전하게 된 계기다. 인류학자들은 학문 특성상 현지에서 그 문화를 장기간 경험하며 조사한다. 현지조사를 하다 보면 각 문화마다 있는 전통의학에 중요한 내용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들어 한의학의 기(氣)나 음양오행 같은 경우엔 동아시아 철학이나 사회방식의 중심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전통의학을 알면 인문학을 제대로 알 수 있어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뉴욕주립대에서 박사논문을 준비하면서 전통의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 이전 연구가 어떻게 됐는지 찾아봤는데 한의학과 관련에서는 자료나 논문이 없었다. 중국이나 일본, 대만 등 심지어는 케냐 부족의 전통의학에 대해서도 연구자료가 나와 있지만 한의학은 빠져있었다. 그런 상황을 보니 심각성도 느껴지고 자존심이 상해서 한의학적 연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경희대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특별한 연은 없었다. 2007년에 박사논문을 쓰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 현지조사를 시작했다. 한의대나 한방병원, 한의원, 연구원 등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알게 됐고 2009년부터 여러 대학에 특강을 다녔다. 그러다 지난 가을에 의료인류학, 인문사회학쪽으로 교수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다.

▶2011년 ‘한국 의료인류학의 가능성 : 이론적 논의와 연구 경향을 통해 살펴본 한국 의료인류학 과제들’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그 내용과 연구 과정이 궁금하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한의학에 대한 현지조사를 했다. 보통 박사논문의 현지조사는 1년 정도의 기간이 걸리지만 한의학은 선행연구가 없어서 오래 걸렸다. 논문을 작성하는 3년간 한국의 의료현장을 보다보니 의료인류학의 이슈들이 너무 많았지만 연구가 거의 없었다. 논문은 제목대로 한국의료인류학의 가능성에 대해 작성했다. 이후에 후속으로 연구하는 분들은 이 논문을 보고 주제를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의학에는 다양한 연구과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적었다.

▶학생들에게는 어떤 것을 강조하고 있는지.
기본적으로 인문사회를 공부한 사람이니 인문사회학적 소양을 많이 강조한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학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어떻게 대하는가도 중요하다. 요즘 플라시보 효과가 의학적 효능이 있다는 논문이 많이 나온다. 의사를 얼마나 존중하고 따르냐에 따라서 영향을 끼치니 인문사회학적인 소양도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한의대생들은 현재 한의학의 위치, 경제적인 여건을 보면서 힘들어하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비교연구의 관점에서는 한의학이 상당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한의학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전통의학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높은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한의학을 제대로 갈고 닦아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자체가 성장 동력이다. 앞으로의 한의학은 학생들이 주체다. 학생들이 하는 것에 따라서 한의학이 바뀐다는 주인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의료인류학자로 본 한의학은 어떤 모습이었나.
비교연구의 관점에서 보면 높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인류학의 역사는 100년 정도 됐다. 그동안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전통의학이 없다. 인류학자들이 쓴 책이나 논문을 읽어보면 한의학처럼 든든하게 자리를 잡은 전통의학은 드물다.

▶서양에서는 한의학보다 중의학이 더 알려져 있다. 의료인류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한의계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한의학은 중의학이 갖지 않은 것들이 있다. 우리는 다양한 학파들이 있고 그 안에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것을 갖고 오려 노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면서 동아시아 의학전통을 당대에 가져오려는 에너지가 충만하다. 서구사람들이 목말라 하는 것이 중의학에 비해 한의학에 더 많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학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한국에 아직 전통이 살아있는 의학이 있다는 점에서 놀란다. 지금까지는 한의학에 대한 연구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동양의학에서 중의학이 차지했지만 최근에 한의학을 인식 하고 있다. 이들은 서양의학이나 과학화 등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 눈을 아시아로 돌리고 있는데 서구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중의학에 비해 한의학에 더 많이 존재한다. 그 요구에 대해 응해줘야 한다.

▶제8회 국제아시아전통의학 학술대회가 국내에서 개최된다.
이 학회는 의사학자와 의료인류학자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학회로 의사학과 인류학의 관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아시아전통의학 관련해서는 가장 큰 학회라 할 수 있으며 해마다 각 나라에서 돌아가면서 하는 것이 아닌 올림픽처럼 경합을 통해 유치하는 학회다. 지난 2009년에는 부탄에서 열렸으며 학회를 유치하기 위해 우리와 태국이 경쟁해 승리했다.
이 학회는 3~4년에 한 번씩 열리며 아시아 전통의학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의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 대거 방한할 예정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학회에서 부탄은 티벳과 부탄의학을 하는 의료진들이 참가해 어떻게 치료를 하고 있는지 그 방식에 대해 이야기 했다. 우리나라도 전통의학을 행하고 있는 한의사들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학문적인 부분이 아니라 진료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전통의학을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에게 발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한의학적으로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가.
의료인류학은 문화인류학의 테두리에서 발달됐다. 그동안 사람들은 서로의 문화에 대해서 이해를 못했다. 지난 2009년 MBC에서 방영된 ‘아마존의 눈물’을 보면 그 사람들의 문화나 생활방식을 다른 사람들은 쉽게 이해 못한다. 이 사이에서 통역을 해준 사람들이 인류문화학자다.
이처럼 한의학을 바깥에 있는 사람에게 소개를 하고 싶다. 오행을 영어로 옮기면 이해를 못한다. 여기에 있는 문화, 사회적인 것들을 이해하도록 설명해줄 것이다. 아직 출판되지는 않았지만 ‘Journal of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지에 ‘The Looking Diagnosis of a Donguibo gam School in South Korea’를 주제로 논문을 게재하기로 돼 있다. 이는 동의보감이 지금 한의학에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 알아보는 인류학적인 논문이다. 동의보감 학파 중에 형상학회가 있다. 얼굴형상에 따라서 과를 나누고 질병이 잘 걸리는 경향을 나눠 치료를 하는 방식을 인류학적으로 풀어서 이야기했다. 서양 사람들한테 얼굴을 보고 한다면 이해를 못한다. 논문에는 이런 의학적인 이론이나 근거를 이야기 해주고 있으며 올해 실릴 예정이다. 한의학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인류학적인 것을 통해서 한의학을 바깥사람들에게 소개할 것이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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