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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 치료와 암 치료
특별기고 한의사 정창운의 ‘해외 한방 암 치료’ <13>
2013년 10월 24일 () 11:16:58 정창운 mjmedi@mjmedi.com
   

정 창 운
근거중심의 한방진료확립에관심이 많은
초보 한의사

지금까지 주로 일본에서 이뤄져온 한약을 통한 암 치료의 대강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았다.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주요한 치료 중의 하나인 한약을 통한 내과적인 치료가 크게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일본에서는 이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일본에서는 침구사라는 직종이 의료유사직종으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의사들이 이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의사 스스로도 본인이 시술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의학적 견지에서의 적용은 매우 제한되어 있는 것이 일본 의학계에서의 침구의학의 현실이다. 실제 일본 내 통합의학에 대한 논의에서도 한약은 침, 구 등의 대체의학과는 다르다며 선을 긋는 목소리까지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서구권에서는 한약에 대한 규제는 매우 강력한 반면, 침 시술에 대한 규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편이어서, 이에 대한 임상 시술 및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그로 인해 소기의 성과들이 의학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이를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미국의 주요 통합의학센터들이다. 앞선 기사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이들은 침 시술 등을 위주로 암 환자의 다양한 부작용에 대해서 접근하고 있다.

이들 연구에 대해서는 민족의학신문의 연구동향팀에도 몇 번 관련 주제가 소개된 바 있으며, 연구를 통해 일부 확인된 치료의 효과들은 일본에서 한약의 주된 투여 목적인 환자의 삶의 질 유지, 면역력 증강, 피로 감소, 말초신경병증 개선, 안면홍조 등 갱년기 유사증상 개선, 오심 및 구역, 수술 후 장 마비 개선 등과 유사한 영역에 겹쳐 있다. 방사선 치료로 인한 구강 건조증에 대해 침 치료의 경우 상대적으로 입증이 잘 되어 있는 편이나, 한약의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그 효과를 잘 보여주는 것은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다. 다만 일본 치과의사협회의 소개에서도 알 수 있듯 구강내과영역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 일본에서 입증된 한약 치료와 서구권에서 입증된 침구치료를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 의료사회문화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 환자에게 더 나은 한방 암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고, 실제 이러한 점을 임상에서도 잘 살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면 관계상 관련 연구를 전부 설명하기는 대단히 어려우나, 미국 암연구소(NCI)(http://www.cancer.gov/cancertopics/pdq/cam/acupuncture/healthprofessional/) 에서는 다양한 기존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고 있는 만큼, 이를 임상에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국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임상연구를 통해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등에 대한 약침 치료, 한약 병용치료들에 대한 근거를 축적해나가고 있으며, 다시 그 효과를 기반으로 기초연구와 대규모 연구 등으로 지속적인 피드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주목할 점이다. 이들의 주요 효능은 암화학요법에 의한 독성완화, 삶의 질 향상, 생존기간 연장 등이다. 특히 말기암 환자에 대한 연명에 있어서 양방 항암 신약의 효과와 그 비용을 고려해보면, 한약 치료의 효과는 비용효과적인 치료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해서는 확실한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확증할 필요성이 있겠다.

이러한 연구들이 기반이 되어 미국 의사들도 한의학의 효과를 인정하고 통합의학 암 센터의 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 보여주는 의미는 의외로 매우 간단하다. 아무리 개인적으로 보기에, 경험적으로 효과가 있는 치료라고 해도 일정 규모 이상의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입증되지 않는다면 공염불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침 관련 연구들은 통증 등 일부 잘 입증된 효과를 보이는 것들도 있으나, 많은 양방의학계에서의 치료와 마찬가지로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입증 수준이 낮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이 이러하다고 해서 가능한 높은 근거를 가지고 가장 최신의 정보를 찾아 분석해 임상에 적용하려는 근거중심의학적 태도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전하는 정보들은 한의계에서 시행되는 일부 사설 강의들에 비해 훨씬 많은 정보를 거의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임상가라고 해도 이러한 동향과 정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고 2만 한의사가 임상 교수들, 연구자들, 한의대에 이에 대한 요청을 지속적으로 하여야만 비로소 한의학이 살아 숨쉴 수 있는 환경이 마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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