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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상이 증상과 어울리지 않은 경우와 맥상은 화평하지만 죽는 경우
백상용 원장 <주학해의 ‘독의수필’> 다시 읽다: ‘평주독의수필(評注讀醫隨筆)’ <12>
2013년 10월 31일 () 09:41:50 백상용 mjmedi@mjmedi.com

◎맥진은 한의학 진단의 핵심이다. 진맥을 빠트리고 병증 진단의 시비와 치료의 功過를 거론할 수 없다

[원문 해석]
「難經」에서 “脈象이 病症에 상응하지 않으면 이는 죽을병[死病]이다”고 하였으며, 仲景은 “邪氣는 이유 없이 드러나지 않으므로 속에 반드시 교란이 있음이니, 상응하지 않는다면 變故가 매인 바를 알아야 한다”고 하였는데, 두 가지는 그 뜻이 같지 않다.

1) 「難經·十八難」에서 “假令脈結伏者, 內無積聚, 脈浮結者, 外無痼疾, 有積聚, 脈不結伏, 有痼疾, 脈不浮結. 爲脈不應病, 病不應脈, 是爲死病也”라고 하였다.


변고가 매인 바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반드시 협잡한 宿疾이나 잠복한 隱疾(숨겨진 질환)이 있기 때문이다. 맥상은 비록 발현한 病症과 상응하지 않지만 여전히 잠복한 질병과 더불어 상응함이다. 그러므로 속에 반드시 교란이 있다고 하였다. 「難經」에서 죽을병이라고 단언한 까닭은, 아울러 협잡하거나 잠복한 것이 없는데도 진실로 상응하지 않기 때문이니, 무엇인가? 무릇 病變이 맥상에 상응해야 하는 이유는 사기가 經脈에서 正氣와 서로 얽혀서 정기가 常道를 잃었기 때문이므로, 맥상이 마침내 정상적인 형상을 잃어버림이다. …정기의 역량이 사기와 더불어 서로 치받아 견제할 수 없다면, 맥동이 종종 정상인 것처럼 通暢하고 起伏해서 사기가 格拒한 징후를 드러내지 않고 겨우 손끝에서 노둔하고 긴 맥상[呆長]으로 神力(神氣의 역량)에 결핍이 있음을 느낄 따름이다. …

또 老痰이 잠복하여 맺히거나 痞塊가 身形의 구석진 곳에 치우쳐 있어 氣血이 흐르는 길과 맞서지 않고 기혈이 더불어 회피하여 서로 부딪히지 않아서 맥동이 변함없이 流長하고 滑利하게 흐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질질 끌면서 낫지 않는 痼疾이다. …老痰이나 고질에서 맥상에 변고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氣血의 통로에서 맞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積聚를 앓아 정세가 곧 죽을 듯한 경우는 바로 통로에서 맞섰기 때문이고, 발작이 빈번한 경우는 통로에 인접하였기 때문이며, 여유로워 별탈이 없는 경우는 통로에서 멀기 때문이다.

[평주] 脈象과 病症이 상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두 가지 맥락에서 논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맥상의 변화는 正氣가 邪氣 등 어떤 원인의 간섭을 받아 그 律動[氣機]이 常道를 잃었을 때 나타난다. 身體的 또는 神志的 변화에 상관없이 그 변화를 발현하는 주체는 氣機이다. 外邪가 침습하여 신체에 병변을 일으킬 때도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은 營衛氣血의 율동이며, 神志의 변동이 아직 구체적인 형상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도 氣機는 이미 그 변동을 따라 照應하고 있다. 이 氣機의 변동을 經氣가 감지해서 오장으로 전달하면 五臟氣의 율동 또한 간섭을 받아 변화가 일어난다.

전신의 모든 動脈을 관장하고 혈액을 搏出하는 심장은 君主之官으로서 神氣를 돌려 五臟氣의 변동을 감지해서 혈액을 박출할 때 반영시키니, 심장으로부터 직접적으로 出力을 받고 있는 동맥들은 모두 이러한 변동을 외현한다고 할 수 있다. 신형 안의 어떠한 변화라도 氣機의 변동을 야기시킨다면 맥동이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런데 이 맥동이 이미 신형 내의 큰 사건으로 발전한 병변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신체의 氣機를 조율하고 변화를 수용하는 주체로서 正氣(神氣)가 그 역량을 상실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難經」에서는 ‘脈不應病’을 죽음으로 단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仲景은 맥상과 病症이 상응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中必有奸’이라고 하여, 다른 경우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學海는 이 두 가지 학설에 대해 예를 들어 각기 경우가 다름을 제시하고 있다. 죽는 경우는 맥동의 근원인 臟氣가 이미 궤란되어 맥동을 장악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사기가 강탈해서 주도하는 형국으로, 生氣(正氣)의 근원인 元陰[眞陰]과 元陽[眞陽] 등의 眞氣가 이미 竭絶되고 神氣가 궁핍한 상태이다. 반대로 死症이 아닌 경우는 病氣가 정기의 감지영역을 벗어난 상태로, 老痰이나 僻塊 등이 잠복해 있을 때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두 경우 맥상이 病變의 本性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그 징후는 있을 것이다. 死症은 이미 神氣가 결핍하고 眞氣가 끊어졌으므로 그 맥동 또한 緩弱하고 彈力이 없는 상태 즉 活力이 존재하지 않은 노둔한 맥상을 나타낸다. 氣血이 안으로 충실하고 산만하지 않도록 응축해주는 陰氣(壓力과 張力)가 끊어지면 느슨해져 탄력이 일어나지 못한데, 활달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추동해주는 出力마저 약화되면 緩弱無力해진다. 노담이나 痞塊 등은 有形의 實體로 기혈의 흐름을 방해하는 큰 장애이지만, 이들의 위치가 기혈의 큰 행로에서 벗어나 氣機에 변동을 줄 정도가 아니라면 맥상에 뚜렷한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신체의 다른 부분을 압박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기혈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과로나 과식 또는 七情의 변동에 따라 때때로 그 징후를 드러낼 경우가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평시에는 정상으로 보이다가 신체적, 신지적으로 무리가 따른다면 노담이나 비괴 등의 존재가 신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이는 곧 기혈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附言 평주] 신형의 외표에는 動脈의 박동을 느낄 수 있는 부위는 적지 않다. 이러한 부위를 진맥함으로써 신형 內外分에 있는 여러 分域(오장, 육부, 六經, 頭·胸·腹腔 등)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각 분역들의 氣機가 어떻게 변화해갈지 예측할 수도 있다.

「素問·三部九候論」에서는 신형을 三部로 나누고, 각 부마다 다시 三候(편측 세 곳의 박동처)를 선별한 다음, 구후가 외현하는 분역들을 연관 지어 맥상을 통해 진찰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구후를 진맥하면 신형 모든 분역의 상태를 개별적으로 구분해서 감지해 낼 수 있으니, 아주 주도면밀하고 합당한 진단법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실재 한의계에서 다용하고 있는 진맥법은 手太陰經의 좌우 寸口부위만을 선용하는 형태이다. 이러한 상황을 쉽게 생각하면, 구후를 모두 진맥하는 것이 번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나타난 회피현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찰의 목적이 치료를 시행하기에 앞서 환자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획득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한 것이라면, 寸口診脈이 九候診脈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돌이켜 볼 수도 있다.

본인 또한 한사람의 임상의로서 다년간 고심하였으며, 여기에서 문헌자료와 경험을 토대로 그 일단을 밝히고자 한다. 「五藏別論」에서 “氣口何以獨爲五藏主. …是以五藏六府之氣味, 皆出於胃, 變見於氣口”라 하고, 「玉機眞藏論」에서는 “五藏者, 皆稟氣於胃, …藏氣者, …必因於胃氣, 乃至於手太陰也, …”라고 하였다. 氣口[촌구]는 天氣의 출입을 주관하는 手太陰經의 문호(氣口)로서 地氣를 머금은 胃氣가 臟腑氣를 부축하여 天氣와 호응해서 변화를 드러내는 곳이라고 하였다. 아울러 위기의 부축을 받지 못하고 홀로 천기와 조응하는 장부기(眞贓氣)는 영속성을 가질 수 없음을 나타내고 있다. 한마디로 촌구는 人氣(장부기)가 胃氣(地氣)를 타고 天氣와 호응할 때 그 氣機변화가 脈動을 통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다. 구후 중 어떤 곳도 촌구보다 생명체의 기기변화를 왜곡없이 그대로 발현하는 곳은 없다는 말이다.

여기에 덧붙여 촌구는 陰陽의 기세변화를 명료하게 살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脈經』에서 “從魚際至高骨, 卻行一寸, 其中名曰寸口, 從寸至尺, 名曰尺澤, …寸後尺前, 名曰關, 陽出陰入, 以關爲界, 陽出三分陰入三分, …”이라고 하였다. 촌구는 장부의 死生(病勢)과 길흉(豫後)를 판단할 수 있는 곳으로, 맥동처의 중간에 高骨이 있어 촌구와 척택을 陽分과 陰分으로 분할하고 스스로 경계(觀門-關上)가 되어 ‘陽出陰入’하는 기세의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촌구는 그 부위 자체가 스스로 음분과 양분, 交際分으로 분할되어 있으니, 환자 기기의 음양변화를 의사의 선택과 상관없이 자연상태 그대로 보여준다. 촌구부위가 충분히 九候를 대신할 수 있는 조건들이자 의사가 진맥처로 가장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關上의 존재 유무와 상관없이 어떤 박동처라도 세 손가락으로 누르면 음양의 위치분할에 따라 체간쪽은 陰氣, 중간은 中氣, 支末쪽은 陽氣의 분역으로 할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할은 환자보다는 의사가 진맥처를 임의선택한 경우로써 환자 氣機의 음양변화를 명료하게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2) 여기서 寸口를 엄밀히 정의 한다면, 寸關尺 중 寸을 말한다. 關은 關上, 尺은 尺澤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후세에 일반적으로 촌구로 촌관척을 대표한 명칭으로 차용하고 있으므로, 본인 또한 이를 따라 간략히 표기하고자 한다.

 <매난국죽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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