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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그래도 한의계는 달라지고 있다
시평/ 장욱승
2014년 05월 01일 () 11:33:24 장욱승 mjmedi@mjmedi.com
   

장 욱 승
경기 용정경희한의원 원장

세월호가 침몰한 지 2주가 다 되어간다. 그동안 사건사고가 많았지만 이번만큼 나라 전체가 슬픔에 잠긴 것은 처음인 듯하다. 생각보다 학생피해가 컸고 초기대응만 잘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모든 이들을 더 우울하게 만든다. 경제성장을 어느 정도 이뤘고 말로는 국격, 선진국 반열 떠들었지만 여전히 사회구조의 후진성을 보여준 사건이기에 사람들의 분노와 슬픔이 오래 가는듯하다.

학생들 피해를 따질 때 ‘대피명령’이 아니라 ‘선실 내 대기명령’이 문제가 되었고 더욱이 학생들이라 그걸 너무 잘 따랐기 때문에 더 피해가 컸다는 게 정설이다. 잘못된 판단과 명령을 내린 선장의 과오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더불어 우리나라 교육이나 사회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 시간을 되돌려 보면 서해페리호 사고 때나 가깝게는 천암함 침몰 사고 때도 비슷한 문제는 제기되었다. 그때마다 매뉴얼도 만들어지고 구호가 난무했고 이번에도 다르진 않을듯하다. 그래도 전체 구조가 달라지기 참 힘들어 보인다. 나라가 어수선하지만 한의계의 문제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전부터 제기되었던 문제들 중 제대로 해결된 것이 있는가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물론 93년도 한약분쟁 때부터 한의계의 주장 중 실현된 것도 상당히 있다. 공중보건의, 국립대, 한의학연구원, 한의약특별법 등 실현된 것들이 제법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한의사나 한의학에 대한 법적 지위는 오히려 위태롭다. IMS나 천연물신약, 각종 진단기기 소송 등으로 한의사의 지위는 심각히 흔들리고 있다. 최근 10년간 지속된 법적문제들은 시간만 보낸 채 한의계가 제대로 대처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천연물신약 사태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제대로 해결된 것은 아니라고 봐야할 것이다.
이미 2만명이 넘는 한의사, 이후 3만~4만의 한의사가 배출될 시기가 도래할 때의 대비책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시장 개척실패에 따라서 과잉 경쟁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당장 한의대 인원 축소를 말하지만 단기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또한 한의대 교육문제는 가장 중요한 문제다. 한의대 문제는 이미 80년대 이전부터 지적되었지만 열악한 환경만 되풀이되고 있다. 기초나 임상교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대학이 존재하는 이상 결국 교육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오랜 기간 시평을 써내려가다 보니 이런 문제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도 제대로 진척이 없어서 어떨 때는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 변하지 않는다고 낙담만 할 수 있겠는가.

보험급여 한약제제 4품목이 지난달 26일 약사법 위반(함량시험 부적합)으로 허가가 취소되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조치인데 이런 함량시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보험급여한약제제가 20여년 동안 취소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것도 몇 년 전부터 한약제제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여러 전문가들이 계속 문제제기를 했고 그 성과물로 나오게 된 일이다. 작은 사건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엄청난 노력을 통해 이뤄낸 하나의 진전이다.

사회를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고 한의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만히 있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사이에 전문가도 있어야 하고 문제제기도 해야 하고 대비책도 철저히 준비해야지 그나마 현실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다. 모두에게 우울한 4월이지만 우리 모두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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