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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의 진지한 무게감으로 관객들에게 감동
영화 읽기 | 명량
2014년 07월 31일 () 09:13:00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군도’가 개봉 5일만에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올 여름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특히 1주일 간격으로 개봉되는 4편의 영화들 중 3편은 사극이고, 또다른 조합의 3편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로인해 조연급 배우들이 겹치기 출연하는 경우도 있지만 워낙 내용적인 면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어 관객들이 감상할 때는 별다른 문제점은 없을 것이다.

1597년 임진왜란 6년, 오랜 전쟁으로 인해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은 무서운 속도로 한양으로 북상하는 왜군에 의해 국가존망의 위기에 처하자 누명을 쓰고 파면 당했던 이순신 장군(최민식)을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한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전의를 상실한 병사와 두려움에 가득 찬 백성, 그리고 12척의 배 뿐이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거북선마저 불타고 잔혹한 성격과 뛰어난 지략을 지닌 용병 구루지마(류승룡)가 왜군 수장으로 나서자 조선은 더욱 술렁인다.
   
감독 : 김한민
출연 :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진구,
           이정현, 권율, 김명곤

올 여름 개봉되는 3편의 사극 중에 유일하게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정통 사극 영화인 ‘명량’은 상반기 안방극장을 뒤흔들었던 ‘정도전’과 함께 팩션과 퓨전의 가벼운 사극들이 난무하는 현 시대에 팩트의 진지한 무게감으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전하고 있다. 우선 잘 만들어도 본전이고, 조금이라도 잘못 만들면 엄청난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영웅 중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소재로 하고 있어 진지할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지만 영화는 개봉 전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CG에서도 큰 문제점 없이 명량대첩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기며 격렬했던 당시의 해상전투를 바로 눈앞에서 보는 듯한 실감난 연출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또한 당시 이순신 장군의 실제 나이와 비슷한 연배인 최민식이 자신을 반대하는 부하들과 부딪히고, 실의에 빠진 군사와 백성을 위해 고뇌하는 모습을 리얼하게 표현하면서 극적인 감정이입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너무 진중한 나머지 영화적 재미가 약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일본 장군인 류승룡과 조진웅 등이 일본어를 사용하면서 그들의 대사를 자막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과 이순신 장군의 활약이 중심이기에 그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또한 전쟁 상황이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머리를 자르거나 잘려진 머리를 보여주는 장면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심장 약한 관객들은 미리 알고 가면 좋을 것 같다.

이처럼 ‘명량’은 2011년 ‘최종병기 활’로 74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김한민 감독의 연출작으로 이순신 장군의 묵직하고 진중한 애국심과 지략을 한 번에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요즘처럼 한일관계가 냉랭한 시기에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 궁금해지면서, 영화 보기 전에 꼭 명량대첩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고 가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단, 명량대첩이 일어난 울돌목이 우리나라에서 유속이 제일 빠른 곳이고, 두 번째로 빠른 곳이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던 맹골수도인데 모두 진도라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올 것이다. 올 여름 나라를 위해 한 몸 희생했던 선조들의 영웅담을 느끼고 싶은 관객들에게 권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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