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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도, 스타일도, 직업도 달라도 너~무 다른 형제
영화 읽기 | 우리는 형제입니다
2014년 11월 28일 () 09:26:01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족’이라는 단어는 어떤 삶을 살았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의 가슴 한 구석을 찡하게 만들며, 듣기만해도 눈물이 먼저 앞서는 묘한 감성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족은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소중한 것으로, 가족의 개념이 예전 혈연관계 중심에서 폭이 넓어지면서 사람이든 동물이든 함께 살며 정을 나누면 모두 가족이 되는 사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서는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흥행영화가 되기 위해서는 ‘가족’과 ‘눈물’이라는 필수적인 요소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감독 : 장진
출연 : 조진웅, 김성균, 김영애, 윤진이

형 상연(조진웅)과 동생 하연(김성균)은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생이별한 후 가족을 찾아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30년 만에 극적 상봉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막상 만나고 보니 형은 목사이고, 동생은 무속인일 정도로 서로가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30년 만에 만났다는 기쁨도 잠시, 30분 만에 치매에 걸린 엄마가 방송국에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방송국 작가 여일(윤진이)과 두 형제는 엄마를 봤다는 제보를 쫓아 전국 방방곡곡 원정을 시작하게 된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장진 감독의 작품으로 30년 동안 헤어져 살아야만 했던 두 형제가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1983년도에 방영되었던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전쟁, 생활고 등으로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다시 만나는 장면은 그 어떤 영화에서도 표현할 수 없는 실제 상황의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그 이후에도 이런 류의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울게 만들었는데 이것을 소재로 한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어떻게 보면 매우 뻔한 내용으로 진행될 수 있었지만 로드무비 형식을 차용하면서 서로 상반된 삶을 살아가던 두 형제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단지 감동스럽게만 그리지 않고, 장진 감독만의 깨알 같은 개그를 넣어 웃긴데 슬픈 즉 요즘말로 ‘웃픈’ 상황을 만들면서 관객들의 감정을 자극한다. 거기에 두 형제가 오해를 풀고 하나가 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치매에 걸린 엄마의 여정은 가슴 한 구석을 찡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여러 영화에서 감칠맛 나는 조연을 훌륭히 소화해낸 조진웅과 김성균이 투톱으로 출연하면서 기존에 보여줬던 모습과 달리 착한 역할을 해내는 것이 좀 의아스럽지만 그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영화 속 중간중간 등장하는 조단역을 장진 사단의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연기하면서 영화 보는 재미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뭔가 아쉽다. 발상은 좋았지만 이것을 영화로 풀어내는데 있어 너무 밋밋한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과 눈물이라는 흥행요소를 다 갖추며 가슴을 찡하게는 하지만 감정을 폭발시키는데 부족함이 있어 더 그런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영화보다는 명절 특집 TV 드라마로 나왔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요즘 김장 때문에 집집마다 바쁜데 이것을 계기로 가족들이 모여 서로 즐거운 대화를 하면서 ‘우리는 가족입니다’를 외치며 따뜻한 겨울맞이를 하길 바란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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