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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음식을 통해 힐링 한다는 것
영화 읽기 | 심야식당
2015년 08월 27일 () 09:40:03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감독 : 마츠오카 조지
출연 : 코바야시 카오루, 오다기리 조, 타카오카 사키, 에모토 토키오


몇 년 전만해도 일명 ‘먹방’이라고 일컬어지는 ‘먹는 방송’이 대세여서 TV를 틀면 맛집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쿡방’, 즉 ‘요리하는 방송’이라는 컨셉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변화되었다.

그로인해 예전에는 요리 연구가들이 주부들을 위해 가르치던 요리 프로그램이 남자 셰프들이 남녀노소 누구나 요리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셰프들의 인기가 천정부지로 올라가게 되었다.

급기야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면서 CF를 찍는 셰프들이 등장하기도 했고, 이제는 드라마 주인공의 직업으로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사실 이런 쿡방의 붐이 오기 전부터 이미 만화와 영화 등에서 요리 관련 콘텐츠를 많이 다루기도 했었지만 대다수 요리 대결이라는 컨셉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만화로 시작해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는 케이블 TV를 통해 관객들을 만났던 <심야식당>은 기존의 작품들과 달리 음식을 경쟁의 대상이 아닌 힐링의 매개체로서의 역할로 다루고 있다.

도쿄의 번화가 뒷골목,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밥집이 있다. 모두가 귀가할 무렵 문을 여는 ‘심야식당’의 영업시간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이며, 주인장이 가능한 요리는 모두 해주는 곳이다.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는 손님들의 허기와 마음을 달래줄 음식을 만들며, 단골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아베 야로 작가의 동명 만화를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 만든 <심야식당>은 ‘나폴리탄’과 ‘마밥’, ‘카레’ 등의 3가지 음식을 중심으로 에피소드를 구성하여, 그에 따른 각각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물론 드라마에 등장했던 주변 인물들도 대다수 나오면서 TV와 영화라는 매체의 차이만 있을 뿐 큰 변화가 느껴지지는 않지만 오다기리 조가 드라마와 달리 영화에서는 경찰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심야식당>은 식당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답게 음식이 주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음식 만드는 장면 분량이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대신 심야 시간에 문을 여는 식당답게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남다른 고민들을 음식을 통해 힐링해 나간다는 것이 이 영화의 주제이자 여타의 영화들과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에 <심야식당>을 만화나 드라마로 접하지 않았거나 쿡방이라는 이유로 보고자 하는 관객들이 있다면 매우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자극적인 맛을 내는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천연 재료 그대로 만들어진 담백한 맛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간중간 <심야식당>의 인기 메뉴들이 등장할 때면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지만 너무 독특해서 먹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음식이 아닌 일상적이고 소소한 음식이라도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먹는다는 것이 매우 행복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의 손맛처럼 푸근한 마음으로 손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정직한 맛의 음식으로 마음을 달래주는 <심야식당>의 마스터 같은 주인장이 있는 식당에 한 번 쯤 들려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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