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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으로 인해 천국과 지옥을 드나드는 기자 이야기
영화 읽기 | 특종 : 량첸살인기
2015년 12월 10일 () 09:42:51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감독 : 노덕
출연 : 조정석, 이미숙, 이하나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는 다매체 다채널 사회로써 매일 수많은 콘텐츠들을 접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예전처럼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나 초집중을 하면서 보는 프로그램을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조금만 지루하면 수시로 채널을 돌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는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자신의 입맛에 따라 골라 보는 재미를 주고 있지만, 프로그램 제작자들에게는 시청률이라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상황일 것이다. 그로인해 단독이나 특종 등의 이름을 붙이며 최대한 시청자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자극적인 내용들을 주로 다루고 있는 기사나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이혼과 해고의 위기에 몰린 열혈 기자 허무혁(조정석)은 우연한 제보로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한 일생일대의 특종을 터트린다. 하지만 단독 입수한 연쇄살인범의 친필 메모가 소설 ‘량첸살인기’의 한 구절임을 알게 된 무혁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특종이 사상초유의 실수임을 깨닫게 된다. 이를 알리 없는 보도국은 후속 보도를 기다리고 경찰은 사건의 취재 과정을 밝히라며 무혁을 압박해온다. 그래서 무혁은 자신이 보도한 오보를 덮기 위해 자작극을 펼치지만 그대로 실제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특종으로 인해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하는 기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특종>은 현실에서 충분히 있음직한 이야기를 다루며 관객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또한 극중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에 중국소설인 <량첸살인기>라는 소설까지 덧붙이면서 여타의 작품과 차별성을 갖고 있다,

또한 민감한 이슈에 관한 특종을 다루며 계속 올라가는 시청률 그래프 속에서 진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시청자를 볼모로 하는 방송국과 그에 따라 가는 듯한 경찰의 모습 등을 그리면서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두 집단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미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뉴스가 갖고 있는 이면성이다. 극 중 방송국 국장(이미숙)이 하는 행동과 대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뉴스는 팩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시청자의 몫으로, ‘아님 말고’라는 생각을 갖고도 뉴스를 생산하면서 마치 방송국이 시청자를 기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까지 우리의 행태를 곱씹어보면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여하튼 <특종 : 량첸살인기>는 이런 주제 의식을 갖고 출발한 영화답게 연쇄살인범이 누구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부분은 이 영화에 득이 되기도 하지만 독이 되어 버렸다.

아마 대다수의 관객들은 연쇄살인범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며 기자가 그것을 파헤쳐 나가기를 바랐지만 결말은 주제의식을 돋보이기 위한 장치일 수도 있지만 상당히 아이러니하게 끝나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영화, 뮤지컬, 방송에서 종횡무진하며 연기력을 자랑했던 조정석의 첫 주연작인 <특종 : 량첸살인기>는 우리 사회의 이면성을 보여주고자 했던 주제의식은 돋보이나 그것을 너무 과하게 주장하다보니 영화적 재미를 약간 놓치고 만 느낌이 든다. 이로 인해 앞으로 뉴스를 볼 때 온전히 다 신뢰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특종 뉴스가 연일 펑펑 터져 나오길 기대해 본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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