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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한의학적 치료 찾는 시대…체육현장 통해 확대될 것”
대한체육회 의무위원으로 임명된 오재근 한국체대 교수
2017년 04월 07일 () 09:16:43 전예진 기자 hustlejin@mjmedi.com

 

[민족의학신문=전예진 기자] 대한체육회 의무위원회 내 한의사로 오재근(56·한국체대) 교수가 추천됐다. 수 십 년간 체육계에 몸 담아온 그는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한국스포츠학회 부회장, 대한배구협회 의무의원,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클리닉 원장 등을 지내고 있다. 환자를 돌보는 것이 주된 일인 한의사의 길을 걷다가 캠퍼스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의 삶을 살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체육학·한의학 박사학위…한의학 접목시킨 강의 하기도 
한의학의 비침습적인 치료방법, 선수들이 선호하는 편

▶ 대한체육회 의무위원회 내에 한의사가 추천됐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1987년에 졸업한 이래로 30여년 가까이 체육계에 몸담아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한의사 중에도 스포츠의학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이 생겼다. 사실 추천된 것이 처음은 아니고 그동안 꾸준히 추천이 있었다. 1999년도에 대한체육회 의무의원으로 임명 됐었지만 한의사들이 의무의원으로 들어가도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의무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연락이 와서는 한방 쪽에서 기여할 바가 있으니 함께 하자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나도 의지를 갖고 열심히 할 것이다.

   
 

▶ 한의사가 의무위원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한의사는 수술을 한다거나 외과적인 처치는 힘들다. 하지만 선수들이 다치는 케이스 대부분은 큰 외상이라기보다는 소위 말하는 미세손상의 빈도가 높은 편이다. 접질렸다거나 인대가 늘어났다거나 근육이 뭉쳤다거나 하는 등의 경우가 그렇다. 미세손상 치료에 있어서는 한의학의 장점이 크게 발현된다. 한방적인 진료는 비침습적인, 한 마디로 절개하거나 주사를 놓지 않고도 자연 상태 그대로 두고 치료를 하는 방법을 많이 쓰기 때문에 선수들이 좋아한다. 굳이 아픈 수술을 받지 않더라도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한의사가 할 역할이라고 본다.  

▶ 운동선수 진료에 있어서 한의학이 갖고 있는 강점을 꼽는다면.
자연요법이고 부작용도 적으며 경제적이다. 무엇보다 즉각적인 효과가 있다는 게 강점이다. 선수들이 현장에서 조그맣게 다쳤을 때 한의학 치료의 장점이 드러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침습적인 방법을 주로 쓰기도 하고 선수들로부터 물리치료보다는 침치료를 더 효과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최근에는 부항이라든지 뜸, 약침, 추나 등 선수들이 선호하는 치료법이 다양한 것도 또 다른 강점이라 할 수 있다.

▶ 한의학을 전공했지만 현재 한국체대에서 운동건강관리학을 강의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 간략히 소개해 달라.
학부 시절 한의학을 전공한 후 석·박사는 체육 쪽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스포츠의학과 재활의학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주로 운동을 통한 건강관리, 또 하나는 선수들을 어떻게 운동시키고 부상의 예방 차원에서 관리를 하고, 응급처치와 재활운동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등을 담당하는 선수 트레이너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을 지도한다. 최근에 한의학을 접목시킨 과목을 가르쳐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실제로 태권도학과의 전공과목 중에는 ‘태권도와 한의학’이라는 전공 기초과목이 개설돼있고 2~3학년 학생들이 이 수업을 듣는다.

▶ 스포츠와 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초등학교 때부터 육상 및 축구 선수를 했었다. 대학에 와서는 축구 동아리를 했고 친구 중에는 축구감독도 있다. 자연스럽게 스포츠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결정적인 계기는 본과 3~4학년 시절,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받던 친구들이 종종 하숙집에 놀러와 나에게 치료를 받곤 했다. 부항이나 침을 놔주면서 운동선수를 치료하는 영역에 대해 궁금한 지점들이 생겼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교재에는 스포츠와 접목된 부분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들이 나와 있지 않았다. 당시 한방생리학을 가르치는 교수께 여쭤봤더니 체대에 가면 배울 수 있다고 해서 체육학으로 석·박사를 받았다. 체대에 머물다보니 국군체육부대를 추천받아 그곳에서 군복무를 하게 됐는데, 당시 부대에 있던 군의관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스스로 의학 쪽 용어에 약하다는 것을 느끼고는 제대를 하고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수련의로 들어갔다. 돈이 되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인 운명을 타고났었고 지금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여기(한국체대)에서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체육학 박사여야 했고 한의학도 박사과정까지 해놓으니 한의계에서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 스포츠 분야에서 한의학이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언한다면.
한의학을 많이 활용하게끔 해줘야 한다. 그러려면 한의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1987년에 대학에서 공부를 끝내고 나올 때만 해도 스포츠 관련 방면으로 한의학을 공부한다거나 시술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비유를 하자면, ‘회색지대’ 인간처럼 느껴졌다. 이쪽에선 저쪽으로, 저쪽에선 이쪽으로 온 사람이랄까. 요즈음에는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활동이나 각종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에 직접 가서 봉사도 하고 메스컴도 타다보니 ‘한의사들이 스포츠 쪽에서도 활동을 하는구나’ 하고 알게 된다. 더불어 이를 활용할 사람들도 많아지는 효과가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스포츠한의학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선수들이 많이 찾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회라든지 현장에 가서 기여를 하는 등 우리가 먼저 찾아가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또 다른 축으로는 생활체육이 있는데 이와 관련해 논문도 발표하고 연구도 해야겠지만 보다 앞서 생활체육을 하는 분들에게 한의학적 예방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의무위원으로 임하는 각오를 말해 달라. 
예전에도 해본 적이 있지만 그때는 이렇다 할 회의도 없고 불러주지 않아서 말하자면 ‘들러리’ 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의무위원장이 이해의 폭이 넓어 한방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한편으로는 수영선수 펠프스가 몸에 부항자국이 가득했던 것처럼 선수들이 한의학적인 치료방법을 찾는 시대가 됐다. 한의학적인 방법이 대한체육회를 통한 현장, 즉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또는 국제 경기에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의견을 적극 개진할 생각이다. 아무래도 학교에서 교수, 연구자로 있다 보니 백그라운드(background), 예를 들면 근거를 요구할 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도핑방지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데 얼마 전에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와 회의를 했다. 한약에 대한 의문점을 두고 논문 등의 근거를 갖고 와서 얘기를 나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상태다. 한약은 잘 모르니까 먹지 말라는 게 아니라 피할 것은 피하면서 전문 한의사에게 가라는 등으로 인식이 바뀌어가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근거적인 면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role)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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