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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 선생의 후예로서 학문적 연구 함께 하는 것이 상생의 길”
인터뷰 : 대한체육회 의무위원장 임경수 교수
2017년 04월 19일 () 09:08:03 전예진 기자 hustlejin@mjmedi.com

군의관 시절 한방치료 신뢰 생겨…한의-양의 협업 유도 중요
협회 차원에서의 격려, 학회임원진 간의 교류 증대 필요해 

   
◇대한체육회 의무위원장 임경수 교수

[민족의학신문=전예진 기자] 대한체육회 의무위원회에 3명의 한의사가 내정됐다. 본지 1089호(2017년 4월 6일 자)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오재근 한국체대 교수가 그 중 한 명으로 그동안 꾸준한 추천은 있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그 이면에 한의학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린 마음을 지닌 임경수(60·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대한체육회 의무위원장으로서 한의사 위원들을 선출한 이유와 그간의 과정에 대해 듣고 싶다. 
공군사관학교 군의관 시절(1986-1987), 보충병들 중 한의사 두 명을 의무대로 배치해 생도들의 진료에 동참시켰다. 생도들이 근골격계 손상을 입으면 한방치료를 병행할 수 있었고 덕분에 한방치료에 신뢰가 생겼다. 이후에도 독초와 한약 등에 대한 자료수집에 참여하면서 한의학에 대한 신뢰가 점차 높아졌다. 현재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도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많아 대한체육회 의무위원 19명중 3명을 한의사로 내정하게된 것이다. 초기에는 대한체육회 임원진이 한의사 4-5명을 추천했으나 한의사와 양의사의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에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추천하는 분을 모시게 됐다. 

▶의무위원회 내 한의사들이 어느 방면으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나. 
선수들은 도핑검사가 심해 한약이나 양약의 투여가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손상 초기에는 침구학이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사료된다. 초창기에는 한의와 양의 간 협업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일단 양의사들의 반감이 적은 침구분야를 주축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의무위원들 대부분이 해당 학회의 회장 혹은 이사장이기에, 상호 대립하는 분야를 학문적으로 논쟁하기 시작하면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의무위원 간에 인간관계가 충분히 성립된 이후에 조금씩 한의학의 영역을 확장하려 한다. 체육을 생활화하는 국민들에게는 스포츠분야에서 민간요법으로 적용할 수 있는 사항을 파악해 현장지침으로 홍보할 생각이다. 특히 본초학 전문가들과 함께 약초들의 안전한 민간요법을 제시하였으면 한다.

▶‘한국의 독초’, ‘독을 품은 식물 이야기’ 등 독초와 관련한 책들을 집필했다. 응급의학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 계기를 들려 달라.
응급실에는 각종 중독환자들(약물, 연탄가스, 독초, 한약 등)이 내원하는데, 독초와 한약에 대한 의료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외국에는 중독학(toxicology)이라는 학문이 있지만 극히 일부의 독초에 관한 내용만 있다.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식물을 섭취하는 국가도 드문 반면, 중독환자에 대한 의료정보를 얻지 못해 응급처치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암 말기 환자와 다이어트 여성들이 건강식품과 한약을 과다 복용하면서 중독환자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1989년도에 국내 최초로 응급의학과를 만들기 시작해 어느덧 정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기에 남은 시간을 독초의 의료정보 정리에 집중하기로 다짐했다. 

▶서울아산병원 내 독극물정보센터는 어떤 곳인가? 
2001년부터 정부와 국회에 독극물정보센터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독극물정보센터가 없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이후 약 4-5년간 정부의 보조로 독극물정보를 체계화하기 시작했으나 정부에서 보조금을 갑자기 중단하면서 공식적인 업무를 접은 상태다. 다만 국민의 안전과 미래를 위하여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이 개인적으로 독성물질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독성중독환자들의 임상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있다.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에 접어들면 우리나라 정부도 독극물정보센터를 운영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한의학에 대해 오픈된 마인드를 갖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사람도 침이나 뜸을 뜨면 호르몬 변화가 있는지 임상실험을 해볼 기회가 있었다. 그 결과, 침술이 엔돌핀(endorphin)을 매우 상승시킨다는 결과를 얻었고 체육훈련 중 손상을 입은 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침술을 시도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2008년경 독초연구를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독초가 약초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양약과 한약의 근본은 동일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

▶한의사들이 의사들과 협진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 또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의사들 중에는 한의학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소수 있다. 초창기에는 한의학의 기초연구와 임상연구에 관심이 많은 한의사와 양의사의 친분모임을 구성하면 좋겠다. 다음으로는 국가가 주도하는 연구사업에 한의사와 양의사들이 함께 동참하는 것을 협회 차원에서 격려하고, 더 나아가 특정 한약성분이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에서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공동으로 연구하여 국제학술지에 발표하는 것이다. 또한 대한체육회와 같은 공식 단체에서 학회임원진 간의 교류를 증대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학문적 근거를 바탕으로 상호 토론과 논쟁을 통하여 미래의 방향을 함께 결정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본다. 

▶끝으로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협력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후변화에 의하여 각종 변종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발생하고 있으며, 기존의 의약품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아서 많은 생명이 꺼져가고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의약품의 개발이 필요한데, 전 세계 식물의 약 10% 미만이 의약품으로 개발된 상태다.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 선생의 후예로서 전통 한의학과 민간요업을 학문적으로 함께 연구해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을 국제학회지에 발표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상생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한의사와 양의사가 각종 건강식품이나 한약, 양약 등의 중독사고를 신고하고 분석하는 '중독감시체계(TESS : Toxic exposure surveillance system)'에 참여해 최종적으로는 한의학의 안전도를 높이는 것도 한의학의 세계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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