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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를 위한, 한의사에 의한, 한의사의 잡지 만드는 것이 주된 목적”
인터뷰 : On Board 편집장 이기성 원장
2017년 05월 25일 () 09:19:46 전예진 기자 hustlejin@mjmedi.com

 

‘촌스럽고 비과학적’이라는 한의학에 대한 기존 통념에서 벗어나고파
한의사들이 함께 만드는 데 의의 있어…하나가 된 한의계 소망

 

   
 ◇'On Board' 편집장 이기성 원장.

[민족의학신문=전예진 기자] 지난 1월, 한의정보협동조합에서 발간하는 잡지 ‘On Board’가 겨울 창간호(2017 WINTER)를 통해 한의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한의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세련되고 예쁜 디자인, 그 옛날 의림지의 의지를 계승해 임상과 학술에 관한 지식, 학술지라는 틀을 벗어나 한의사들의 일상까지 아우르는 콘텐츠까지. 3개월 만에 봄 호(2017 SPRING)로 다시 찾아온 ‘On Board’는 크기가 더 커지고, 담은 내용도 더 다양해졌다. 'On Board' 편집장인 이기성 원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을 지켜온 ‘의림’이라는 한의학 잡지가 있었다. ‘의림’이 학술잡지에 가까웠다면, On Board는 어떤 잡지를 지향하는지.

우선 자비를 투여해 45년간 의림지를 발행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판권을 넘긴 고 배원식 선생님의 뜻을 높이 사 그 의지를 잘 계승하고 싶다. On Board의 슬로건은 ‘한의사를 위한, 한의사에 의한, 한의사의 잡지’다. 임상과 학술을 주로 다루지만, 학술지라는 틀에 갇히기보다 한의사의 일상까지 깊이 파고드는 재미있는 잡지가 되었으면 한다. 우선은 조합원을 중심으로 한의사 여러분에게 다방면으로 도움이 되는 잡지가 되는 것이 일차적 목표이지만, 향후 한의학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홍보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매체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잡지를 읽다 보면 다양한 필진이 등장한다. 매번 필진은 어떻게 섭외하나.
 

창간 이전에는 저명하신 분들에게 연재를 부탁드렸고, 대부분 저희의 취지에 공감하여 흔쾌히 기고를 허락해주셨다. 차츰차츰 On Board와 한의정보협동조합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먼저 접촉해오는 분들도 생겨났다.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고 있는데 꼬박꼬박 양질의 원고를 전해주시는 On Board 필진 여러분 모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꼭 의학적인 주제가 아니더라도 한의사의 일상(자동차, 음악, 영화 등)과 관련된 수준 높은 글들을 위한 지면은 언제나 마련돼 있다. 한의계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양질의 원고를 전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곁에 있는 한의정보협동조합 실무진을 통해서 의사를 전달해도 되고 한의정보협동조합 공식 이메일 계정인 mail@komic.org를 통해서 접촉해도 좋다. 우리는 언제나 필진에 목마르다.

▶창간호 때보다 편집국 인원이 많아졌다. 편집국의 구성이 궁금하다. 

창간호의 경우는 거의 모든 글을 혼자 윤문했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아재 감성이 짙게 묻어난다는 비판을 받았다. 혼자 만들다 보니 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나 걱정될 때도 많았고 물리적으로도 힘들었다. 편집위원 지원을 받았는데 의도치 않게 적절한 성비도 맞추면서 뛰어난 인재들을 얻게 되었다. 편집위원들은 자체적으로 기사를 작성해 나가면서 외부필진들의 글을 윤문하고 적절한 이미지를 삽입한다. 현재는 12명으로 나름대로 안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판단하여 당분간 이 인원구성으로 On Board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편집을 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마감 때가 다가오면 진료와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편집장으로서의 고충을 들려 달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편집장을 맡고 나서 가장 힘든 점은 일상의 부재다. 진료 짬짬이 계속해서 글을 손질해야 하고, 퇴근 후에도 PC방에 가서 새벽까지 편집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 특히 마감 전 주 같은 경우에는 거의 잠을 못 잔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새삼 느끼고 있다. 다행히 On Board의 반응이 좋아서 피로감이 상쇄되는 부분도 있고, 많은 편집위원들이 합류한 덕에 일상을 되찾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편집위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On Board 002 : 봄’부터는 편집국 ‘제주한’과 함께 만든 잡지다. (‘제주한’은 ‘제 주변 한의사’를 뜻한다.)


▶한눈에 봐도 정성 들여 만든 것이 물씬 느껴진다. 특별히 디자인에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 

현대 사회를 소위 '이미지 사회'라고 부른다. 함유한 내용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디자인이 눈길을 끌지 않으면 그 내용을 접할 기회가 차단되기 마련이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소위 ‘때깔 나는 잡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차차 On Board가 한의학의 이미지를 대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한의학을 떠올릴 때 ‘촌스럽고 비과학적이다’는 느낌보다는 ‘멋지고 세련되고 근거 중심적이다’라는 느낌이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의 의학 정보들은 지나치게 서양의학 중심적이다. 한의사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한의학에 대한 정보가 멋진 옷을 입고 대중들에게 접근하게 된다면 객관적인 정보를 얻은 환자들이 한의학적 치료를 선택할 일이 더 많아지리라는 기대가 있다. 앞으로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표지 디자인의 경우 앞면은 각 호의 콘셉트에 따라 적절한 이미지를 선정하고, 뒷면은 발행 시점의 외면할 수 없는 이슈들을 건드리다 보니 촛불과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들어가게 되었다. 우려하는 분들이 계셔 노파심에 말씀드리자면, On Board는 특정한 정치색을 띠려는 의도가 없는 한의학 매거진이다. 

▶드라마, 게임, 여행, 자동차… 한의학 외에도 일상의 여러 콘텐츠를 다룬다. 또 ‘빈지노’, ‘팝콘’, ‘바로이카’ 등 필명이 재미있는데. 

우선 그러한 필명은 기고하시는 분들이 직접 정해준다. 편집진에서 그러한 부분까지 간섭하지는 않는다. 본명을 쓰든 필명을 쓰든 자유인데, 샤이(Shy)하신 분들이나 재미를 추구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굳이 필명으로 써달라고 요청하는 분들이 있다. 필명이 재밌게 느껴졌다면 전적으로 필진들의 센스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잡지의 본질은 ‘잡스러움’에 있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라이프 섹션(Life section)을 따로 배치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실으려 했었다. 기왕이면 한의사의 일상에 파고드는 것들로 말이다. 물론 그런 내용들을 더 전문적으로 다루는 잡지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의사들 중에는 워낙 다재다능한 인물이 많아서 다양한 주제를 전문가 수준으로 위트 있게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즉, 한의사들이 만들어 내는 콘텐츠의 힘을 믿는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앞으로 기획하고 있는 이야기 혹은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아직은 한 호 한 호 찍어내는 게 힘에 부쳐서 각 호의 콘셉트에 따라 적합한 기사들을 만들어내기 바쁘다. 여름을 맞이하여 ‘슬림(Slim)’이라는 콘셉트로 비만에 대해 주로 다룰 003호를 위해 실제로 편집위원들이 다이어트를 시도하면서 일지를 작성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자체 기획 코너를 만들어 낼 예정인데, 총각 처녀 원장님들의 연애 고민을 동성이 아닌 이성의 입장에서 이해시켜주는 LOVE MT(Mind Therapy) 코너도 구상 중에 있다. 

하지만 On Board는 무엇보다도 한의사들이 함께 만드는 데 의의가 있는 잡지라고 생각한다. 당장 지금이라도 양질의 원고가 온다면 바로 해당 내용에 대해 다룰 것이다. 언제나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지 않나. 
 

▶On Board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나의 얇은 잡지에 불과해 보일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노력, 그리고 수많은 바람들과 자성의 목소리, 또 학문적 성과들까지 모이고 모여 On Board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재미와 학문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신구의 조화를 이루어야 했고, 동서의 균형을 갖추면서, 교양과 범속을 두루 마련해야 했다. 모두가 절망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한의정보협동조합은 희망을, 재미를, 진실을, 발전을 이야기하고 싶다. 철없는 객기인지 몰라도 여전히 하나가 된 한의학과 한의사의 힘을 믿는다. 다들 힘내시고, On Board도 주변에 많이 홍보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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