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한의대 교육에 대해 강연석 원광대 교수와 함께 2015년부터 연구했던 일부를 발표하겠다. 교육에는 학생, 교안, 교사, 학교 등의 4가지 요소로 구분된다.

학생들이 한의대에 오는 가장 큰 목적은 면허취득일 것이다. 연구를 하고 싶어 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의료인이 되고 싶어 오는 사람이고 각 대학의 설립 목적 역시 ‘한의학의 연구’가 아니라 ‘의료인 양성’으로 끝을 맺는다.

학교는 학업을 하고 20대 인생을 보내는 중요한 삶의 터전이다. 대학에서의 학교라는 개념은 성인으로서 생활을 서포터 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교사는 한의대에 근무하는 교수다. 교안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하는 내용들이다.

◇김현호 병원장.

4가지 요소의 시스템이 잘 돌아가는지 판단은 누가 할 것인가. 평가기관이라고 생각하면 한평원이다. 하지만 교안 자체를 외부에서 평가하기는 힘들고 교사를 평가하는 것도 애매하다. 평가기관의 주된 목표는 학교 자체다. 객관적으로 정량화 시킬 수 있는 시설, 교원 수, 실습교구 등이다.

내가 연구한 것은 외부기관에서 학교를 평가하는 것이 아닌 학생들이 피교육자로서 교육 시스템이 얼마나 돌아가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DREEM Questionnaire라는 의학 계열학과 학생들의 학과 교육 환경에 대한 인식 측정을 위한 도구다. 학생이 학교, 교사, 교원의 질에 대한 개인의 인식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는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문항을 만드는데 수년간 국제 의과대학, 의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들을 대상으로 델파이 기법을 사용, 여러 나라에서 타당성과 신뢰도가 검증된 것이다. 간호학, 치의학, 약학 등의 학생을 대상으로 사용됐다.

총 50개 문항으로 구성돼있고 0~4점으로 측정된다. 이 문항은 다시 5개 서브 카테고리로 나뉜다. 학습, 선생님(교수), 나 자신의 학술적 성취도, 분위기(시설, 학풍 등), 내가 이 학교에서 전공을 배우는 과정에서 삶의 질을 보는 것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것을 한의대에 대한 인식을 측정한다고 해서 K-Dreem Questionnaire으로 이름을 짓고 3단계로 계획했다. 첫 번째는 Pilot Study, 두 번째는 Cross-cultural asaptation, 세 번째는 census 단계가 있다.

A대 학생 중 한명이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해서 나를 찾아왔다. 그래서 2015년 6월에 A대학 본과생 35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한글로 바꾼 것이기에 권위를 획득하지 못한 설문지지만 Pilot으로 사용할 순 있기에 해봤다. 총 325명이 응답했고 평균 95점이 나왔다. 50문항이고 만점이 200점이다. 100점으로 환산하면 50점이 안 된다.

Dreem Questionnaire을 기반으로 한 세계 대학 등과 비교했을 때 대단히 하위 그룹에 속하는 것이다. 유럽권 나라는 130~153점이고 독일 및 그리스 일부대학은 100~110점이다. 인도, 스리랑카, 네팔, 터키 등 아시아와 중동권역은 100~130점이다. 한국 의과대학은 114점이 나왔지만 전수조사가 된 것은 아니다.

이를 해보니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어버전을 한국어로 번역해보기로 했다. 영어 판을 한국어로 번역할 때는 번역자의 특수성이 들어가기에 2명에게 따로 원고를 요청했다. 이때는 영어를 대단히 잘하는 한국인에게 요청한다. 그럼 영어가 한국어로 바뀐다. 그 후 에디터가 조율한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기에 쓰는 단어나 뉘앙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후 다시 한글을 보고 원문을 복구하는 작업을 2명에게 요청한다. 이때는 한국어가 유창한 외국인에게 요청을 했다. 이 과정 중에 애매한 것은 원저작자에게 메일을 보낸 후 피드백을 받은 후 확정지었다. 이것으로 두 곳의 한의과 대학 총 451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수행해봤다. 평균점수가 94.06점(200점 만점)이 나왔다.

지난해 12개 한의과대학서 전수조사를 했고 73%의 높은 응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교육과정, 환경, 시설물 및 장비 개선 전후로 인식 변화 등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