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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 앤 프린세스
2003년 03월 17일 () 16:05:00 webmaster@mjmedi.com
감독 미셸 오슬로

공주는 싫어, 마녀랑 사랑할래

디즈니와 일본의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져버린 관객에게 '프린스 앤 프린세스'는 전혀 새롭게 다가온다.

'키리쿠와 마녀'로 국내에 소개된 프랑스 애니메이션 감독 미셀 오슬로가 이번에 내 놓은 것은 실루엣 애니메이션. 각각의 컷을 연결해 연속으로 보여줌으로써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 애니메이션이라면 이것은 빛이 투과되는 배경 위에 관절부위를 움직일 수 있는 인형들을 올려놓고 찍은 컷을 연결해 놓은 것이다.

보통 애니메이션에 비해 적은 색상이 사용되며, 화면의 폭과 각도를 다양하게 잡을 수는 없다. 얼핏 생각하면 밤에 촛불을 켜놓고 손가락으로 장난을 쳤던 '그림자놀이'이다.

하지만 감독은 빛과 그림자로만 분활된 공간에 섬세한 움직임을 불어넣어 화려하기까지한 화면을 연출했다. 유럽 동화의 '옛날 옛적'에서부터, 벽화에서 끄집어낸 듯한 고대 이집트, 일본, 서기 3000년대라는 배경을 완벽히 구사하는 것이다.

전래동화가 가지는 고정된 캐릭터를 벗어났기에 단순히 '왕자와 공주' 얘기가 아니다. 물론 예쁜 공주와 멋진 왕자님도 출연은 한다. 하지만 그 모습은 순수한 마음으로 공주를 위해 목숨을 내 놓는 소심한 왕자, 공주 대신 똑똑하고 매력적인 마녀를 선택하는 청년, 살인을 일삼는 왕비를 즐겁게 하기 위해 새로 위장한 청년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또한 여성비하적이며, 전제군주적인 과거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텍스트로서의 동화에 불편해 하는 관객들도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왕자와 공주가 키스를 하면 고래, 벼룩, 돼지, 사마귀 등으로 변하다가 끝내는 성이 바뀌는 일화는 신선함을 자아낸다. 사랑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관객에게 단순하면서도 유쾌하게 제시하기 때문이다.

내용은 매일 밤 소년 소녀가 낡은 영화관에서 마법컴퓨터를 가지고 상상하는 데로 영화를 만든다는 것으로 총 6편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앞의 3편이 끝나면 감독은 1분간의 휴식시간을 주며 '옆 사람과 얘기하세요'라고 권유하는 재치를 보인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 인기투표에서 1위로 뽑혔던 이 독특한 애니메이션은 한국어자막으로 현재 상영중이다.

이미 영화를 봤다면 비디오로 나와있는 전작 '키리쿠와 마녀'도 함께 비교 감상해볼 만 하다.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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