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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급 의료기관에서 협진 현실성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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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사업 하기 전 법제화는 무리” 여론
일선한의사들은 협진의료기관의 범위를 놓고 논란을 벌인 데 이어 이번에는 바람직한 협진이 무엇이냐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병원급 의료기관의 정의를 기본적으로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 의료행위를 행하는 곳으로 규정함으로써 한·양방 협진 등 통합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정부는 병원급 의료기관 내에 의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로써 영세한 의료기관이 병원급 의료기관의 시설을 활용해 의료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고, 병원 내에 개설되어 있지 않은 진료과목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의료인에게 진료하도록 하는 프리랜서 의사제의 도입을 허용함으로써 병원급에서 의사-치과의사-한의사 상호간의 협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종 의료인이 함께 근무한다고 협진이 비례해서 촉진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의료인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다른 종별 의료인이 한 곳에 모여 진료할 경우 이전보다 상호 접촉의 기회는 늘지 몰라도 본연의 협진기능인 상호 협력진료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병원에서 의사를 고용하기 쉽게 만든 병원경쟁력 강화방안이나 환자의 이용 편의를 증진시키는 데는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진정한 협진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에 개원한 한 한의사는 “협력진료의 실질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공동진료는 의사가 병원자본에 고용되는 전 단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마찬가지로 이번 개정안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을 공동개설하는 방식도 장소를 임대해서 의원이나 한의원을 개설하는 수준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게 일선한의사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다만 한의사가 양의사를 고용하는 경우 양의사에 의한 한의학 비방을 막을 수 있고, 한의사가 양의사에 고용되는 경우 후배한의사의 진로가 넓어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협진을 하더라도 양의사는 한의사 한명이면 충분한 데 비해 한의사는 여러 명의 양의사가 있어야 협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현재의 여건에서 협진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종별 의료인이 협진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특정질환별로 시범사업을 실시해 성과를 평가한 뒤 법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필요하면 국립의료원 등 국공립의료기관에서의 한양방 협진사례를 발굴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선의료계의 목소리에 정부가 얼마나 귀를 기울일지 궁금하다.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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