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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웰빙 건강법] 나의 마라톤 입문기
2007년 05월 28일 () 10:05:00 webmaster@mjmedi.com
   
 
아름다운 금발을 나부끼며 몸에 착 달라붙는 탱크 탑을 입고 부드러운 햇살을 받으며 호숫가를 뛰는 미녀. 눈을 마주친 그녀가 안녕하며 살짝 웃어준다면. 언젠가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상황을 난 몇 달 동안이나 거저 흘러 보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온 몸에서 느껴지는 찌뿌듯함과 나른함, 약간의 불안함과 삶에 대한 피로감이 몇 날을 두고 떠나지 않던 시절 난 공원을 달리던 금발의 미녀를 생각해 냈다. 나도 신선한 공기와 맑은 햇살을 내 폐부 깊숙이 들어 마시고 싶었다.

그렇게 사십 대의 나이에 연구생활이랍시고 미국에 도착한 지 몇 개월 만에 처음으로 긴 거리를 뛰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고등학교시절 체력장 시험을 위하여 천 미터를 헉헉거리면서 뛰고 난 이후 달리는 본능을 잊어버린 지 몇 십 년만의 일이었다.
그 후 가끔씩 또는 자주 나무 우거진 사이로 난 공원이나 집 주변 한적한 길을 뛰게 되었다. 그러면서 생긋 웃는 백인 금발 미녀들의 친숙한 인사를 자주 받게 되었고 내 마음은 서서히 활력을 되찾아 갔다. 하지만 공원에 쓰여 있던 10킬로미터 코스를 완주할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2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우리 나라는 마라톤 붐이 불고 있었다. 병원 교수들의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추운 겨울이 채 가시지도 않은 2월 영하의 날씨에 처음으로 하프코스에 도전하게 된 것이 나의 마라톤 입문이었다. 힘든 고통이 끝나고 결승선에 도착하였을 때 난생 처음으로 느꼈던 환희를 잊지 못해 지금도 주말이면 어느 대회가 열리는가를 기웃거리게 만들었다.

따지고 보면 마라톤은 참 좋은 운동이다. 마라톤만큼 경제적인 운동이 없을 것 같다. 마라톤은 짧은 시간에 엄청난 열량을 소모시킬 수 있는 운동이다. 따라서 운동에 시간을 좀처럼 낼 수 없는 현대인에게 가장 알맞은 운동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밤이건 낮이건 새벽이건 저녁이건 그저 시간이 날 때 뛰어 주기만 하면 된다.
또 운동을 하는데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말 그대로 운동화 한 켤레면 족하다. 특별한 복장이나 도구도 필요없다. 그리고 몇 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나면 운동복은 물론이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자에서 시계와 운동화에 이르기까지 달리는데 필요한 일체의 필수품을 다 갖출 수 있다.

또 다른 운동과는 달리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다. 여느 운동처럼 몇 달 동안 강습을 받을 필요도 없다. 그저 뛰기만 하면 된다. 빨리 뛰는 사람은 빨리 뛰고 그러지 못하면 좀 천천히 뛰면 된다. 달리다 힘들면 단지 속도를 늦추면 되기 때문에 매우 안전한 운동이다. 특별한 부상의 위험도 없다. 비가 오건 눈이 오건 날씨에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다. 혼자서도 할 수 있고 여럿이도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에는 그만인 운동이다. 달리면서 극도의 고통을 경험하고 나면 어지간한 스트레스쯤은 곧 바로 사라지고 만다. 따라서 시간 없고 시간 내기도 어렵고 스트레스는 많은 한의사에겐 어쩌면 가장 적절한 운동일 것이다.

송봉근(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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