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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열 칼럼] 한의대 교육과정 표준화와 적극적 평가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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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동양대학관(東洋大學館) 개교를 계기로 1906년 동제학교(同濟學校) 설립 이래 일제강점기 동안 지지부진하게 이어져왔던 한의학 학교 교육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1960년을 전후해서는 생리, 병리와 같은 서양의학의 분과체계가 한의학 교육에도 도입되었다.
전통적인 도제식 교육에서 학교 교육으로 전환되고, 또 이에 따라 한의학의 분과별 교과목 체계가 수립된 것은 한의학 교육뿐만 아니라 한국 한의학의 역사에 있어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한의학 고전을 중심으로 전수되어 왔던 전통적인 한의학 이론과 임상기술들이 각 교과목 별로 정리되고 체계화되어 근대적 형태의 새로운 한의학 지식체계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환은 절대로 단시간 내에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초기 한의학 교육과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각 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들은 여전히 스승으로부터 배웠거나 자신이 선호하는 의학 고전들을 교과목명과 상관없이 강의 시간에 가르쳤다.
제도나 교육 방식 등 외형은 근대식 학교 교육의 형태를 갖추었지만 내용면에서는 여전히 도제식 교육의 유산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은 학교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60년이 된 현재까지도 완전히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교과목은 아직까지도 전체 교과과정 속에서 자신이 감당해야할 역할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교육 내용도 가르치는 교수들 마다 편차가 크고, 또 과목 간 강의 내용 중복도 여전하다.
이런 한의학 교육의 과도기적 문제들을 앞당겨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필자는 한의학 교육의 표준화를 앞당기고 평가를 강화하는 것이 한 가지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표준화는 국가나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한의사의 평균적 인재 상을 정하고,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표준적인 교육과정을 개발하며, 이에 따라 교육내용을 규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교육 표준화는 일의 성격상 다른 표준화 사업, 즉, 표준 질병사인 분류, 한의사 직무분석, 표준 의료행위, 표준 한의학 용어 제정 등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문제는 교육 표준화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각종 표준화 결과물들이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는 점이다. 한의계는 양방과 달리 80% 이상이 개원의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질병사인분류, 직무분석, 의료행위에 대한 표준화는 대학과 병원 근무자들에 의해 자신들의 업무 위주로 진행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연구 결과물들은 교육 표준화에 적극 활용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 표준화에는 관련 전문가들의 컨센서스 형성이 필수적인데도 이들 표준화 작업에서는 개원의들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견 수렴과 합의 과정이 생략되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한의대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도달할 것이 기대되는 한의학 지식이나 임상기술 수준, 그리고 의료인으로서 한의사가 갖추어야할 자질에 대한 한의계 구성원들의 생각도 여전히 제각각으로 있다. 교육 표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표준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평가다. 교육과정 평가는 우리가 실시하는 한의대 교육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것이다. 그 결과는 다시 교육과정 개정에 반영된다.
지금까지 한의대 평가는 외형적인 것에 치우쳐 있었다. 한의대 교육의 질과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평가가 결여된 교육과정 작업은 방향을 잃고 대양을 헤매는 배와 같다. 우리가 항해할 때 나침반을 놓고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해야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듯이 교육도 마찬가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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