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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근 의원 주최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 토론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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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소송폭주는 또다른 국민의 부담”
정부·의료계 부작용 우려 … ‘필요적 조정전치주의’에 관심
국회보건복지상임위원회 처리 시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을 둘러싸고 시민단체와 의료단체에 대한 이견조율이 시도됐으나 핵심쟁점에서 의견접근이 이루어지지 않아 법안 통과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 101호에서 정형근 의원(한나라당) 주최로 열린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 약인가 독인가?’라는 주제의 긴급 정책토론회<사진>에서 시민단체와 의료단체는 핵심쟁점인 입증책임전환의 문제, 임의적 조정전치주의 문제, 형사처벌특례 등을 집중 논의했다.
시민단체는 대체로 형평의 원칙과 국민의 기본권, 실효성의 측면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통과에 찬성 의견을 나타낸 반면 의료단체는 의료분쟁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핵심조항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의료인들의 진료행태와 국민의 의료수혜의 질, 의료 환경에 대한 정부의 역할 등이 돌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의료사고 의사입증책임 전환과 관련해 시민단체를 대표해 토론자로 나선 경실련 김태현 사회정책국장은 “전문지식이 없는 환자가 의사의 과실을 입증하는 것보다 의사가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형평의 원칙에 맞으며 법 제정의 정신과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보건환경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이인재 변호사도 환자의 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하고, 보건의료인에게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헌법상 국민에게 주어진 기본권을 실현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주장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측면이 없지 않았지만 지나치게 환자위주로만 접근해 법리적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왕상한 의협 법제이사(서강대 교수)는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이 의료인에게 입증책입을 전환한 채 국회를 통과하면 의료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결국 방어진료, 과잉진료, 진료거부 또는 면허반납 및 폐업 중 하나일 것”이라면서 “의료법에 막혀 방어진료도 못하고, 진료거부도 못하고, 결국 자신의 무과실을 입증하지 못해 신체적, 재산적 피해를 고스란히 배상할 수밖에 없어 차라리 병원 문을 닫고 커피숍을 차리는 게 낫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 제정에 대해 정부도 곤혹스런 입장을 개진했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의료정책팀장은 “법 제정에 대해 의료분쟁을 신속, 정확, 저렴하게 해결하고, 법원에 의한 해결 대신 행정절차로 해결함으로써 실효성을 담보한다는 측면에서 정책의 합목적성이 있지만 분쟁의 볼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또 다른 국민적 부담이 우려된다”고 법 제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이날 토론에서 의사입증책임 전환이나 임의적 조정전치주의, 형사책임 등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을 구성하는 핵심조항에 시민단체와 의료인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으며, 정부도 우려를 표명함에 따라 의견해소에는 실패했다. 다만 토론과정에서 양측 입장이 심도 있게 표출된 것은 성과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를 참관한 한의협의 한 관계자는 “환자와 의사의 주장을 감안해 새로운 입법보다는 현행 조정전치주의를 잘 활용하면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현행 사문화된 조정기구에 예산 부여, 하부조직 설치 등 국가공권력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장치를 보완해 필요적 조정전치주의를 도입하면 신속, 공정, 저렴이라는 피해구제의 본질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10월 8일로 예정된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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