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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왜곡 강력하게 대응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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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제작 소책자 마황관련 자구 수정 해프닝
국민 ‘치료 원인’·‘명현반응’ 잘못 이해하기 십상
한약재를 한의학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특정 성분에만 집착해 왜곡되게 평가하는 일선 행정관서나 언론의 행태에 대해 한의계가 너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작한 ‘살 빼는 약, 바로 알고 복용하세요!’<사진>라는 홍보 책자에 대한 뒤늦은 미온적 대응이 좋은 예이다.
다행이 인터넷에만 게시되고 책자로 만들어지기 전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으로 지적된 문구는 수정됐지만 문제의 소지가 남아있고, 일부 한의계 지도층 인사는 “모르는 체하고 넘어가는 게 낫지 않느냐”라고 말해 한의계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식약청 홈페이지 보도자료 난에 게시된 소비자용 소책자에는 ‘살 빼는 한약, 부작용 있나요’라는 물음에 “마황은 발한, 진해, 거담, 이수작용이 있어 천식, 기침, 감기에 처방되며 비만치료를 위해 사용하지 않습니다”라고 답변돼 있었다. 전문가용에도 “마황은 에페드린이 함유되어 발한, 진해 거담, 이수작용이 있어 천식, 기침, 감기에 처방되는 한약에 주로 포함되는 생약이며 비만치료를 위해 쓰지는 않습니다”라고 돼 있었다.
이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가 문제를 제기하자 16일 ‘비만치료를’이라는 단어를 ‘비만치료만을’이라는 단어로 바꿨다.
그러나 병·의원, 약국, 각 지역보건소 및 젊은 여성들의 출입이 잦은 미용실, 지하철역 등에 배포될 이 책자를 보고 과연 소비자들이 한방의 비만치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천식 치료에 쓰는 강한 약을 먹여 억지로 살을 뺀다고 잘못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또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 한약을 투약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명현 현상을 한약의 부작용 즉, 한의사가 마황을 잘못 넣어 나타나는 반응으로 여기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류은경 한방비만학회장은 “마황문제가 제기됐을 때 환자 개인에 따른 용량이 문제될 수 있으나, 다른 약과 함께 처방되므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서를 식약청에 제출했었다”며 “국민의 건강과 보건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 기관에서 홍보용 책자를 만들면서 전문가 단체, 그게 어렵다면 식약청 내에 있는 한의사에게 물어보기라도 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마황을 감기약으로 치부하거나 한의사들이 마황을 투약하는 이유가 에페드린 성분 때문인 것으로 잘못 생각할 수 있는 표현도 있어 ‘전문가’용이라고 했지만 ‘전문’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이번 홍보 책자는 식약청 마약관련 팀이 제작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소책자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라는 표현이 있으면 됐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위험한 약인데 굳이 사용할 필요가 있냐고 말해 한의계가 ‘위험하다’는 것 때문에 너무 소극적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창선 원장(서울 서초구 약산한의원)은 “힘 있는 약을 사용해 환자를 고쳐내는 게 한의사인데 위험할 수 있다고 회피하면 건강원과 무슨 차이가 있겠냐”며 “한의사가 약을 쓰는 것은 하나하나의 성분 때문이 아니고 약재의 성질을 이용하는 것임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계가 약 성분에 집착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감초도 글리시리직산 때문에 투약하기를 망설이는 날이 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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