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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삼’ 이어 ‘숙지황’ 벤조피렌 도마 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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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부실한 제도·관리가 낳은 필연” 우려
■ 이번 주 TV 시사고발프로 방영 예정
지난해 5월 ‘흑삼’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됐다는 보도로 관련 업계가 휘청했던 것에 이어 이번에는 ‘숙지황’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여진다.
흑삼과 같이 찌고 건조하는 과정에서 방향족다환탄화수소(PAHs) 일종인 벤조피렌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벤조피렌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물질(Group1)로 분류하고 있는 물질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번 주 모 TV 시사고발프로그램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숙지황은 한방의료에서 사용량이 거의 없다시피 한 흑삼과 달리 최다빈도 한약재로 한방의료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한의계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문제가 된 숙지황은 의약품으로 제조된 제품이 아니라 ‘식품’으로 수입돼 불법으로 의약품으로 둔갑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의약품’으로 제조된 숙지황은 이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음으로 국민들의 불신은 조금이나마 덜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의원에서 조제해 간 첩약에 들어 있는 숙지황에서 벤조피렌 수치가 높게 나왔고, 이 한의원에서 구입한 숙지황은 규격품이 아닌 것으로 전해져 전체 한의사들의 이미지 하락은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까지 알려지기로는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제조한 숙지황은 벤조피렌이 0.6ppb가 검출된 반면, 식품으로 수입된 숙지황에서는 12ppb가 검출됐다. 숙지황을 포함해 모든 한약재는 벤조피렌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식품에는 식용유지에 2ppb 이하로 규정돼 있을 뿐이다.
벤조피렌은 고열에서 유기물질이 탈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숙지황에서 이 물질이 왜 검출됐는지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고 있지 않다.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제조된 숙지황은 식품의 기준인 2ppb를 넘지 않아 외국에서 제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즉, 찐 지황을 건조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줄이기 위해 고열을 이용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제품이 한약재로 한의계에 유통되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는 점이다.
2006년 지황의 국내 생산량은 402톤으로 집계돼 있다. 일부 업체에서 국산 지황을 가지고 숙지황을 제조하기도 하나 그 양은 극히 적다. 생지황 가격이 600g에 7천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으나, 이에 비해 국산 지황을 이용한 숙지황 가격이 낮아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같은 해 지황(건)은 수급조절 품목으로 930톤이 국내에 들어왔다. 한방의료기관의 지황 사용량 통계는 없지만 이것을 전부 숙지황으로 제조한다고 하더라도 사용량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수치상으로 수요가 모자라는 데도 숙지황을 제조하지 않는 이유는 식품으로 들어온 숙지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같은 해 11월까지 지황이 식품으로 수입된 양은 1570톤으로 이중 상당량이 숙지황 형태로 들어왔다. 대부분이 식품회사나 건강원 등으로 판매되지만 상당량은 한방의료계로 들어왔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숙지황도 한 업자가 모 한약재 제조업소의 포장지를 임의로 제작해 수입 식품 숙지황을 담아 판매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일부 제조업체는 자신의 상호가 담긴 포장지를 유통업자들에게 빌려주고 수수료를 챙긴다는 것은 업계에선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결국 허술한 제도와 관리가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도록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양질의 한약재를 생산하려는 업체들을 궁지에 몰아넣어, 결국 한약재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숙지황과 관련된 내용이 방송된다는 것이 알려지자 관계 당국에서는 시중에 유통 중인 숙지황을 급히 수거, 검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결과에 따라서는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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