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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카메라
2008년 05월 09일 () 13:03:00 webmaster@mjmedi.com
   
 
가끔 먼지 낀 앨범을 열고 예전에 찍은 사진을 보면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흑백사진 속의 필자의 유아시절 모습과 아들의 닮음에 함박웃음을 웃고, 여행지에서의 에피소드를 떠올리기도 한다.
사진을 보다가 문득 선친께서 아끼시던 카메라가 생각이 났다. 초점을 손으로 맞춰서 찍어야 했기 때문에 우리들은 손을 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수동 필름카메라. 등산을 갈 때 마다 가져가셔서 버너, 코펠과 함께 기억이 되는 카메라. 장롱 안 이불 속에 보관할 만큼 고가의 귀중품 중 하나였던 카메라.

자동카메라가 나와서 사진 촬영이 훨씬 편해졌고, 국산 카메라의 품질이 좋아지고 가격도 저렴해지면서 카메라가 대중화되었다. 사진관 대신 동네 슈퍼마켓에 필름 인화를 맡기면서, 필름과 인화의 가격이 낮아진 것도 큰 몫을 차지했다.
디지털 카메라(이하 디카)가 나오면서 필름과 인화는 추억 속의 단어가 되었다. 처음 디카를 샀을 때는 인화를 해서 앨범에 보관하곤 했는데, 마지막으로 인화를 맡긴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이제는 앨범 대신 컴퓨터 하드 디스크에 사진을 보관하고 모니터로 사진을 감상한다.

5~6년 전 자동차보험 계약을 할 때 설계사가 일회용카메라를 선물로 주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휴대폰에 카메라가 달려있다. 나들이를 나가면 고급 DSLR 카메라를 들고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는 아빠들을 많이 보게 된다. 처음 구입한 디카가 200만 화소였는데 최근 장만한 카메라의 화소는 1300만이고, 메모리 용량은 64MB에서 지금은 4GB이다. 디지털 문명의 초고속 발전은 눈이 부실 지경이다.

家寶에서 生必品으로 바뀐 카메라의 위상을 바라보며 몰라보게 윤택해진 우리의 생활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그런데, 편해진 생활과 놀랍게 발전한 문명만큼, 우리의 문화의식도 함께 발전했는지를 자문해본다. 공연장에서도 거침없이 셔터를 눌러 대고 상대방 몰래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타인의 저작물을 아무런 동의 없이 퍼오는 등 지적 재산권과 초상권에 대해 너무나도 무지한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무제한으로 복사가 가능한 디지털 메모리의 전송 속도에 비해 타자를 존중하는 문화의식은 진화가 너무 느린 것 같다.
셔터를 한번 누른 필름은 다시 쓸 수 없고 빛이 들어간 필름은 돌이킬 수 없기에, 조심스럽게 촬영을 했고 필름과 카메라를 조심스럽게 다뤘다.
맘에 안 들면 지워버리고 다시 찍을 수 있고, 800여장을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의 디지털 메모리는 우리에게 편리함을 선물로 준 대신 사진의 소중함을 빼앗아간 건 아닐까? <끝>

※ 알림 : 지난 06년 1월부터 격주로 게재해 온 ‘문화칼럼’이 이번 회로써 연재를 끝냅니다. 그동안 약 60회 가까이 집필해 주신 필자 김호민 원장과 이 칼럼을 아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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