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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386] 西醫略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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泰西醫學의 方藥治法
『全體新論』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상중하 3권 분량으로 의학전반에 걸쳐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서문에는 전편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審證施治法을 마저 소개하기 위하여 집필에 착수했다는 저자의 말과 함께 사람의 장부, 골육, 혈맥은 東西가 한 가지인데 다만 서구에서는 이치를 잘 깨달아서 익혀서 쓰는 방법을 두었고 중국에서는 그렇지 못했다고 전제하였다. 아울러 설명이 미흡한 경우를 대비해서 10여 가지 의론에 400장에 달하는 圖畵를 그려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고 밝혀져 있다.
다만 서문의 끝머리에 서의들이 멀리 와서 5군데 항구에 醫局을 설립하고 오로지 중국인들을 위해 환자를 진찰하고 약을 보내주는 것은 東西간의 友好를 위한 것일 뿐이며,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도 名利를 꾀하고자 함이 아니니 독자들은 의심치 말라는 저자의 緣起가 밝혀져 있다. 하지만 그의 뜻과 달리 개항을 요구했던 서구 열강의 속셈은 대륙의 이권을 노린 것이었으며, 서의들이 찾아온 것도 宣敎라는 또 다른 목표가 숨겨져 있었다.
서문에 이어 西醫略論例言에는 몇 가지 중요한 언급이 적혀져 있다.
1. 외증에 대해서는 상세하고 내증에 소략한 것은 외증은 비교적 形容하기 쉬워 중국인들이 도설을 세심하게 玩味하여 보면서 치료하기 용이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중국인을 배려한 것이라기보다는 복잡한 의학이론을 일일이 漢譯해서 이해시키기 어렵고 또한 동양의학과 상대적으로 비교 경쟁우위에 있다고 보는 해부학을 위주로 설득하는 편이 손쉽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그 다음에 실린 것은 동서양의 의학을 대비하여 분석해 놓았는데, 지금도 곱씹어 볼 만한 얘기다.
“여기에 열거된 병증은 중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인데 명칭은 서로 다르다. 동양의 의학서에는 이름과 실지가 부합되지 않는 것이 있으니 예컨대, 睛珠가 변질된 것을 잘못하여 綠水가 瞳神에 들어갔다고 하는 종류이다. 명칭은 있으나 실상이 없는 것도 있으니 淋証의 경우, 氣淋이라고 하거나 안증에 五輪八廓과 같이 헛소리하는 것이다. 증상을 병명으로 잘못한 것도 있으니, 열 같은 경우에는 염증에서 나는 열인지 열증에서 비롯된 열인지 모두 다 열이 난다고만 부른다. 병증이 서로 섞여 구별되지 않으니 改正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전서는 크게 3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상권은 병증총론이고 중권은 각 부위병증별로 나누어 논하였으며, 하권에는 방약에 대해 전문적으로 논술하였다. 다만 골증편은 총론에 연계하여 상권에 실어야 하나 중권에 수록한 것은 交節折骨과 같은 편에 연속하여 읽어보기에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개략적인 목차구성을 살펴보면 권상에는 醫學總論, 中西醫學論, 審証論, 藥物論, 食物論, 炎証論, 外傷論, 熱証論, 瘧論 등 17편의 의론이 실려 있는데, 지금 보아도 곱씹어 볼 만하다. 권중에는 骨証論, 交節証, 折斷骨總論, 諸骨折斷論, 脫骨論 등 19편의 의론이 들어 있다. 또 여기에는 각 병증문목과 함께 急救증治나 戒鴉片煙은論이 실려 있어 당시 시대상이 반영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권하에는 여러 가지 제형별 약제 항목이 열거되어 있는데, 膏藥門, 丸藥門, 藥散門, 藥水門, 藥酒門, 藥油門 등이다.
상권의 삽도에는 서의에서 사용하는 수술도를 비롯한 각종 외과처치용 기구들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고 붕대고정법, 지혈법, 혈관의 분포, 지혈장치, 각종 肉腫瘤圖와 임상각과의 처치법들이 차례대로 열거되어 있다. 중권에는 각종 골절과 변형성 골질환을 그림으로 그려 나타내었다. 1면에 7~8컷씩 세밀하게 그려 표현한 것은 말로써 일일이 설명하는 것보다는 단 1가지일망정 세심하게 살펴보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하권에는 醉仙桃, 萆麻子, 罌粟花 등 동서의 약용식물도가 함께 그려져 있어 치료의 수단과 기법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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