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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인터뷰2] 경원대 한의대 한방내과 박종형 교수
2009년 02월 06일 () 14:01:00 webmaster@mjmedi.com
   
 
- 한의학의 새 좌표를 세우자 -

“통합형 교육으로 문제해결형 인재 양성”

2008년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이하 한의전) 개원을 앞두고 한의계에서는 오랜 논의의 과정을 거친 끝에 ‘통합형 교육’이라는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경원대 한의대 박종형 교수(54)는 2004년 내놓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연구용역과제에서 꽤나 파격적인 제안을 한 바 있다. 즉 국가시험과목을 통합형으로 출제하자는 주장인데 국시과목 개선은 한의대 교육과정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박 교수는 국시과목 개선이 시급하지만 현행 한의대 교육과정에 있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의전 모델도 하나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 국시 통합형 출제로 임상능력 검증

“한의대 교육 목표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있는 의료인 및 한의학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데 있는 것처럼 국시 역시 사회가 요구하는 의료인을 배출할 수 있도록 그 능력을 검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박 교수는 현행 국시가 그러한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2004년 국시원 연구용역과제에서 국시가 한의사로서의 임상능력을 검증하기 힘들다는 설문조사 결과<관련기사 448호>를 그 근거로 제시한다.

현재 과목별 국시는 암기형 문제 위주이기 때문에 사회에서 요구하는 ‘임상에서의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의료인’을 걸러내는 데 변별력을 가질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현재의 지식전달형 교육에서 임상과 관련된 과목들은 PBL(Problem-based Learning 문제해결중심학습)을 할 수 있는 통합형 교육과정으로 가야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과목별 출제가 문제가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과목별로 중복되는 내용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중복되는 건데, 문제는 중복되는 내용이 용어의 정의나 분류, 방법 등이 같지않다는 것, 즉 표준화가 돼있지 않다는 거죠.”

이때문에 학생들이 혼란스럽지 않겠냐면서 “학생들의 대학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어느 정도일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혼란때문에 학생들이 개원가에 나선 후에도 검증받지 않은 강의들을 찾아 듣게 되는 것이라면서 “대학에서의 교육이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씁쓸해했다.
여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이라는 점이다.

■ 의료윤리학·연구방법론 보완돼야

그는 현재 교과요목에 있어서 보완해야 할 것 두 가지를 제안한다. 바로 ‘연구방법론’과 ‘의료윤리학’을 추가하는 것이다. 연구방법론의 경우는 바로 이러한 난립하는 강의들의 문제가 과학적인지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인지 학문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한 것인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인데, 그 원인이 한의대 교육과정에서 과학적 연구방법론 교육이 미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의학은 종교가 아니라 자연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응용과학이다. 신학도 방법론이 있는데 의학이라는 한의학이 과학적인 연구방법론 교육이 미흡해서 되겠는가. 우리가 알고있는 지식이라는 것은 오류가 있을 수 있어 항상 회의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한의학은 원전을 그대로 믿어버리고 또 한의학이론들에 대한 토론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게 한의기술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의료윤리학(Medical Ethics)에 대해서도 그는 “임상과 관련한 윤리, 연구와 관련한 윤리가 모두 포함되는 개념”이라면서 “‘공진단 잘 파는 한의사가 성공한 한의사’라는 시쳇말에서 드러나듯 의료상업화가 만연돼 있는 세태를 보면서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며 “의료윤리가 기본 마인드로 자리잡지 않으면 과잉진료를 하거나 부적합한 치료방법을 쓰는 문제들이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방법론이나 의료윤리학은 의대나 한의전의 경우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다. 박 교수는 한의전 모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교육과정을 크게 바꾸려기 하기보다는 가장 시급한 것부터 하나씩 고쳐가야 된다면서 이러한 제안을 타 대학에서도 심도깊게 고려해 봤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 교실별 소통 부족 … 연구조직 만들어야

앞서 언급한 ‘과목별로 중복된 내용들을 서로 다르게 가르치게 되는 문제점’을 배제하기 위해서 박 교수는 기초과목은 두더라도 일부 비슷한 임상과목만이라도 계통별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비쳤다. 다만 각 대학 과목(교실)별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때문에 실제 전환되긴 힘들 것이라면서 “각 과목별 교수들의 연구조직을 만들어 서로 소통하고, 동일한 질병에 대한 범위와 분류에 대한 내용이 같도록 표준안을 마련할 것” 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를 ‘한의학 교과목내용 표준안 마련을 위한 교실간 대화’로 지칭했다. 이를 위해 전국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 등에서 처음 논의를 하고 대한한의학회·대한한의사협회 등이 지원하여 논의를 심도깊게 진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벗어나고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한의사 및 한의학을 더 발전시키는 연구인력 양성, 이렇게 2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의 제도는 보완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표준화, 세계화 하면 흔히 정책적인 면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라면 한의계의 기저를 이루는 한의사들이 첫 걸음을 시작하는 대학교육부터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그의 마지막 말은 변화가 더딘 한의계에 던지는 충고이자 자기반성이며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말자는 호소다.
“한의계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나의 안위, 내 과목, 내가 속한 한의학 이렇게 나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회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사회적 차원으로 관심을 넓히는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할 때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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