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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론 명인 2人을 만나다] 강주봉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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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론 50여 처방 잠꼬대할 정도로 외워라”
상한론 강의를 98년 6월 처음 시작했던 강주봉 원장(시흥 샬롬한의원·57·사진)은 상한론을 대중적으로 보급한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에게 상한론 강의를 받아온 사람만도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97년 부천에 한방병원을 세웠다가 IMF의 직격탄을 맞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상한론을 부작용없이 쓰는 방법’ ‘상한론과 사상의학’ 등을 주제로 강의를 시작하게 됐지만 상한론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좋아지고 관심도가 높아지게 된 것을 큰 보람으로 꼽는다.
그는 상한론-온병-사상의학을 아우르면서 하나로 연결시켜야 임상에서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경지에 이른다고 말한다. 다만 이 과정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몇 년이 걸리더라도 꾸준한 학습을 통해 스스로 체득할 수 있어야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역시 상한론을 비롯한 한의학의 정수를 얻기위해 고등학교 시절 무위당 이원세 선생을 찾아가는 등 40여년간 상한론, 온병, 후세방, 사상의학 공부에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매달려왔다.
병증을 낫게 하는 약의 처방을 쓰는 게 한의학의 기술이라면 낫는 이유와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음양오행의 개념이다. 강 원장은 이 두 가지 모두를 추구하고 있다. 치료를 하는 간단한 기술로서 한의학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음양오행론을 통해 한의학을 풍성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강 원장은 한의학적 기술을 정확히 알고있으면 일반한의원에서도 고혈압 당뇨같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준종합병원급의 치료가 가능하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음양오행론은 차치하고라도 기술이라도 익히게 된다면 치료의학으로서 한의학이 각광받을 수 있고, 나아가 한의학의 세계진출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런 생각때문에 강의를 통해 그가 체득한 치료기술과 기법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강의를 통해 기법을 배웠다고 해서 어떤 병증에 배운 처방을 그대로 쓰려고 하다보면 잘 안될 때가 있다”는 것.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변형을 가할 필요도 생기는데 상황에 맞게 임기응변할 수 있으려면 반드시 상한론을 터득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상한론이 곧 한의학의 ‘기초’이며 기초를 탄탄하기 위해서 상한론 주요처방 50여개는 잠꼬대를 하면서도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 상한론 대선배로서의 충고다. 기초가 끝나면 필요에 따라 사상의학, 온병을 추가하거나 또는 온병과 사상의학을 연결시켜 나름의 이론을 정립할 수 있고 또 동의보감이나 의학입문을 보더라도 책에 담긴 핵심을 꿰뚫을 수 있는 눈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이라도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어렵다고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개중에는 열심히 따라와주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인터넷으로 질문을 받고 답을 해주는 수고를 괘념치 않는다.
그는 오행개념의 침법 운용과 팔강이나 육경변증의 처방 운용을 결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한의사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육경변증, 팔강변증, 오행변증 등이 다 상한론을 해야 얻어지는 답이기 때문에 상한론을 어느만큼 깊고 광범위하게 모든 문제에 적용시켜봤느냐가 문제다. 상한론이라는 산을 넘지 못하면 한의사로서 치료하는 단계로 가기 어렵다. 상한론을 공부하지 못하면 어려운 증상에 치료엄두를 못내고, 엄두도 못낸다는 것은 변증이 안 된다는 것이다. 상한론을 목숨을 걸고 통과해야만 그 다음의 길이 보인다. 상한론에 있는 삼음삼양 처방의 모든 구조, 그것이 가지고 있는 음양오행적인 논리, 기술들을 몇 년간 써보고 안 되면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그 질문들에 대해 막힘 없이 대답을 할 수 있어야만 상한론을 통과할 수 있다.”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강 원장은 상한론을 연습해보기에 좋은 방법을 한 가지 일러줬다. 바로 과립제제를 다양하게 처방해보는 것. 경미한 증상뿐 아니라 심각한 증상에도 의외로 효과가 잘 난다면서 “과립제 사용이 보편화되면 한의학 수준이 매우 높아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한의사들이 과립제로 충분히 훈련하고 나서 탕약을 쓰면 상한론이 피부에 와닿을 것”이라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역시 대부분의 과립제를 구비해 자주 처방한단다.
이번 강의에서는 상한론, 금궤요략중 임상에서 중요한 50여가지 처방을 소개하고 처방의 가감이나 섞어 쓰는 방법, 서로의 관계 등 구조와 치료하는 증상 등을 소개하게 된다. 강 원장은 “강의에 앞서 미리 상한론에 나오는 탕의 이름과 어떤 약물이 들어가 있는지, 어떤 증상에 쓰는지 정도는 미리 숙지하고, 또 ‘약증’이나 복진에 관한 책을 읽고오면 강의 내용을 쉽게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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