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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향 진위 논쟁 ‘뜨겁다’
아갈로차만 침향 VS 침향 종류 다양
2010년 07월 29일 () 10:11:56 백상일 기자 bsi@mjmedi.com
침향 진위 논쟁 ‘뜨겁다’
아갈로차만 침향 VS 침향 종류 다양 

아갈로차와 말라센시스. 최근 침향 논쟁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주목 받는 이름들이다. 우리나라 약전에는 아킬라리아 아갈로차가 침향으로 등재돼 있다. 때문에 아갈로차만이 정품 침향으로 인정받아 들어올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아킬라리아 말라센시스가 침향으로 수입됐다. 근거는 CITES에 등재된 말라센시스의 이명(異名)이 아갈로차, 즉 말라센시스와 아갈로차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침향으로 인정받아 수입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진품 침향이 무엇이냐에 관한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말라센시스를 침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의 선봉에는 신광호 한의외치제형학회장이 나섰다. 신광호 회장은 “침향이란 아킬라리아 속 나무(일명 침향나무)에 수지가 침착돼 비중이 1 이상으로 물에 가라앉는 것”이라며 “아킬라리아 속 16종을 모두 침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어 “수지가 침착된 침향나무 중 비중이 1을 넘지 못하는 성분 미달 침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위품이라고 해서는 안된다”며 “아갈로차만이 유일한 침향이라는 것은 맞지 않고, 본초강목에도 나무를 구분해 6개의 침향이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김인락 동의대 본초학 교수는 “침향은 아킬라리아 아갈로차의 수치가 침착된 수간목으로 정의한다”며 “약전에도 아갈로차로 설정돼 있다”고 말했다. 아갈로차만이 유일한 침향이라는 것이다.

김인락 교수는 이어 “당본초와 본초도경에 따르면 침향의 꽃은 흰색이라 하였는데 아갈로차만 흰색의 꽃을 피운다”며 “노란색-녹색 꽃을 피우는 말라센시스는 침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약전에도 아갈로차만 등재돼 있으며 원전을 살펴도 아갈로차만 침향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아갈로차만이 침향으로 등재돼 있지만 아갈로차의 생산국인 베트남에서는 아갈로차와 크라스나를 동일 침향으로 간주하고 있다. 크라스나는 아갈로차보다 상위 등급의 침향이라는 주장도 있다. 아갈로차 생산국인 베트남에서도 학명은 다르지만 동일 침향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아갈로차만이 유일한 침향이라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와 함께 CITES는 아갈로차와 말라센시스를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고 아킬라리아 속 나무 전체가 CITES 품목으로 지정됐다. 때문에 아킬라리아 속 나무 전체를 침향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광호 “근거자료 통해 침향규정 정립 주장”
김인락 “약전 규정대로 명확하게 정리 주장”

침향은 한 가지인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는가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이영종 경원대 본초학 교수는 침향의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무엇을 침향으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결론은 내릴 수 없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며 “아갈로차만 유일한 침향이냐 아킬라리아 속 나무는 모두 침향이냐에 대한 양 측의 학술적 근거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본초학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약재 기미의 편차에 따라 질병을 치료하는데 특정 약재만이 유일한 약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종 교수는 또한 “아갈로차가 약전에 등재됐지만 말라센시스를 침향으로 들여올 경우 식약청에서 금지시킬 권한이 없다”며 “세계적인 기구에서 아갈로차와 말라센시스를 동일하게 규정해 행정적으로는 말라센시스도 침향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 확인 결과 박주영 생약연구과 연구원은 “CITES에 아갈로차와 말라센시스가 병기돼 현재는 같은 품목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해 민원이 제기돼 침향에 대해 명확한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침향에 관해 자문을 구할 수 있는 곳이 극히 제한적이라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기 힘들다고 한다.

베트남은 아갈로차, 크라스나, 시넨시스 3가지를 약전에 등재하고 있으며, 중국은 자국 품종인 시넨시스만 약전에 등록해 놓은 상태다. 일본은 아킬라리아 속 나무는 모두 침향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아갈로차만 약전에 등재돼 있다. 세계적으로도 통일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식약청
“CITES 아갈로차‧ 말라센시스 병기”
“침향 진위 여부, 본초학회 논의 진행 중


전세계에 침향으로 유통되는 것은 인도네시아 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약재보다는 향으로 사용하는 유럽이나 아랍권에서는 사용량이 많아 베트남 산 아갈로차로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수출을 제한하는 것도 한 이유다.

논쟁이 일자 아갈로차와 말라센시스를 각각 유통하는 관계자들은 상대방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잘못된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격앙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의계 내분으로 비약할 수도 있는 문제다. 신광호 회장은 침향에 관해 공개토론회가 진행된다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정확한 근거자료를 통해 침향에 대한 규정을 정립하자는 것이다.

반면 김인락 교수는 이미 약전에 규정된 데로 명확하게 정리하면 되므로 더 이상 논쟁을 벌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러 종류의 침향은 인정될 수 없으며 침향과 위품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한편 김호철 경희대 한의대 본초학 교수는 “침향의 기원 진위 여부 등은 본초학회 내부에서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본초학회는 학회 차원에서 환경부에 침향의 기원 등에 대한 질의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영승 우석대 한의대 본초학 교수는 “기본적으로 약의 기원은 최종 약효를 보고 정하는 것이 맞다”며 “과거에 기원종으로 정했다 하더라도 현재 다른 종이 약효가 좋고 안정성이 높은 게 있다면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승 교수는 이어 “아갈로차와 말라센시스는 현재 동일조건에서 약효에 대한 검증이 이루진 것이 없다”며 “ 아갈로차는 과거 기원에 따라 소극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말라센시스는 최근에 적극적인 연구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영승 교수는 또한 “일부 한약재가 고가에 거래되고 귀중품화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대체품목이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한의계는 이제라도 침향에 대한 명확환 규정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논쟁이 심화될 경우 자칫하면 한의계 내분을 넘어 한의약의 대국민 신뢰도마저 하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백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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