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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 원산지 표시 11월 시범 실시
복지부 10월 중 대상 확정… 시기상조론 대세
2010년 10월 08일 () 11:50:20 정수남 기자 perec@naver.com
한약재 원산지 표시 11월 시범 실시
복지부 10월 중 대상 확정… 시기상조론 대세

올해 3월부터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한의원 한약재 원산지 표시 제도가 이르면 오는 11월 시범시행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한의원 한약재 원산지 표시 시행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와 조율하고 이달 시행 방안과 대상에 대해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윤석용 의원(한나라당)이 지난 1월 ‘한약 이력추적관리에 관한 법률’의 입법을 발의, 이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데 따른 것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국산 한약재의 경우 생산 단계부터, 수입산은 통관 이후부터 원산지 정보를 기록해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선 복지부는 546개 한약재 가운데 많이 쓰이는 ‘수급조절 대상 품목’ 14개에 대해 의무적으로 이력제를 시행하고, 단계적으로 소비가 많은 품목 위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복지부 한약정책과 관계자는 “10월 중 표시 대상과 방안을 확정, 시범지역을 선정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실시할 예정”이라며 “시범 실시 후 문제점 등을 보완해 내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산지 표시제의 본격적인 시행을 위해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 시행, 넘어야 할 산들= 우선 한의사협회와의 조율 문제다. 김경호 한의사협회 약무이사는 “양약과 형평성 문제와 수입 및 국산 한약재에 대한 안전성 등이 입증되지 않았고, 한약재 용어 규정도 안된 상태에서 제도 시행은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협회와 복지부 간에 제도 시행에 잠정 합의를 본다고 해도 한의사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모 한의사는 “한약에 쓰이는 약재는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한약재 원산지 표시를 실시할 경우 번거로울 것 같다”며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의사도 “한약에 들어가는 약재를 일일이 표시하는 것은 한의원 고유의 비방을 노출시키는 것이고, 한약은 양약처럼 정형화 돼있지 않기 때문에 한약에 들어가는 약재에 대해 원산지 표시를 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고 말했다.

전북 부안군의 모 한의사도 “의약품은 효과와 효능으로 말해야 하기 때문에 국산 한약재가 수입산 한약재보다 꼭 우수하다는 보장도 없고 그 효능은 한의사가 판단하는 것이지 원산지 표시제가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에서 유통되는 한약재의 99%는 수입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제도 도입 환영=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제도 도입을 환영한다”며 “그동안 치외법권적인 혜택을 누려온 보건의료계에도 일선 식당 등과 마찬가지로 원산지 표시를 실시해 소비자들에게 투명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시에 거주하는 김진아(39, 회사원)씨는 “한의원에 갈 때마다 한약에 들어가는 약재가 외산인지 국산인지 알 수 없어 불안했다”며 “만일 한약재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면 한의원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지고 가격적인 면에서도 합리적으로 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한 블로거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수입산 한약재가 국산으로 둔갑돼 유통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민 신뢰 높이는 계기= 서울 약령시의 모 관계자는 “양약과 달리 한의계는 의약분업이 아직 안돼 있다”며 “국내 한의계는 원산지 표시제를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 제기동의 평화건재약업사에 따르면 외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싸고 효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도라지(600g)의 경우 중국산은 1만2,000원, 국내산은 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량 수입되는 녹용의 경우도 1냥 기준으로 뉴질랜드산이 2만원 선, 중국산이 2만5,000원, 러시아 산이 3만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약재 황기(1kg)의 경우 국산(1만2,000원)이 외산(4,000원) 보다 3배 정도 비싸고, 식품 황기의 경우에는 국산이 외산보다 4~5배 가량 비싼 것으로 각각 파악됐다.

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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