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주영순 의원이 한의사에게도 의료기사 지도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 개정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개정안 자체가 발의되지 못하도록 전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의협은 지난달 27일 “개정안은 면허의 인정 범위 내에서만 의료행위를 허용한 의료법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특히 의료기사의 업무 범위에 현대의학에서 인정되는 의료행위가 포함돼 있고, 현대 의학에 무지한 한의사가 의료기사를 통해 무분별하게 의료행위를 자행할 경우 환자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끼침과 동시에 현행 의료체계에 심각한 혼선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의협은 개정안을 철회하기 위해 새누리당·민주통합당 등 여야 정치권에 반대입장을 명확히 전달하는 한편 ‘한의사의 의료기사 지도권 부여의 부당성’이란 내용으로 국민들에게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6대 국회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도 한의사에게 의료기사 지도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발의한바 있으나 의료계의 반발로 폐기된 바 있다.
한의사 K씨는 “진료시 한의사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관여하다보니, 현실적으로 진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력이 전혀 없는 것이 가장 큰 어려운 점”이라며, “물리치료의 경우에도 허용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의료기사지도권이 없어서 제한 받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산대 한의전 서형식 교수는 “현대의료기기사용 문제에 있어서 의료계는 일반 국민들의 질높은 진료 받을 권리를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한의계가 의료계와 계속 대립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활용했을 때 한의학적으로 더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형성되면 의료계의 일방적인 주장들은 자연스레 무마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또 “한의계에서도 현대의료기기사용과 한의학적 치료를 접목했을 때의 치료 효과를 홍보하는데 주력하여 국민들의 인식을 정책개선에 많이 반영하고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는 한편, “의료기사 지도권한이 부여된다면 한방병원에서도 의료기사를 고용할 수 있으니, 대한물리치료사협회나 대한방사선사협회와도 함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도 생기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점도 어필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