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의 건강증진을 담당해야 할 한방공공의료에 대한 그동안의 실태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특별시의회(의장 김명수) 김상현ㆍ김희전의원이 주최하고, 서울시한의사회(회장 김영권)가 주관한 ‘서울시 한방공공의료 활성화를 위한 서울특별시의회 공청회’가 지난 30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김영권 회장은 “지난해에도 한방공공의료활성화를 위한 공청회를 성공리에 개최하였으나, 아직까지도 ‘서울시립한방병원설립’이 불투명한 현실인 것이 안타깝다”며, “오늘 공청회를 통해 향후 보다 체계적인 한방공공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시립한방병원 설립방안은 물론, 다양한 정책제언과 구체적인 추진방안들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임병묵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한방공공보건의료 활성화 방안’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원광대 예방의학교실 이은경 교수는 “그동안 한방공공보건사업은 공중보건한의사제도를 관철시키는 것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왔을 뿐 한방공공보건사업의 전반적 발전상에 대한 고민 속에서 진행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그 결과 관련 법령 하나 제정되어 있지 못하고 담당 전문인력 한 명 없는 기형적 상황에 놓이게 되었으며, 공중보건한의사에게만 의존한 한방공공보건사업은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현재 서울시 시립병원 개선방향에 대해 리더병원인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 등에 한방공공의료의 선도적 역할 수행을 할 수 있는 연구 및 사업이 지원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노인전문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북부ㆍ서남ㆍ서북병원 등에도 한방 노인전문치료시스템 구축과 노인질환을 협진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한편, 타 시립전문병원에 대해서도 ▲시립병원과 보건소를 연계한 만성질환 관리체계 도입 ▲한방 장애진료센터 및 장애진 한의과에 대한 확충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한의약 공공보건사업 개선방안으로 △지방의료원‧지역거점병원‧도시형보건지소에 한의과 설치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 등 국립의료기관에 한의진료부 및 임상연구센터 설치 등을 제안했다.
이날 ‘한방공공의료의 현주소 및 전망-시립병원에서의 한의과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서울시북부병원 최방섭 한방진료과장은 “북부병원은 지난 5월에 한의과를 설치하면서 외래환자가 전년 동기대비 30%이상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며, “특히 공공의료의 목적에 부합된 환자 1인당 본인부담금이 한의과 진료 시작 전인 4월에는 64,620원이던 것이 6월에는 59,610원으로 내려가는 등 지역주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또 “지난 7월 북부병원에 입원하여 한의과에 협진 의뢰된 환자들에게 ‘북부병원을 입원병원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하여 환자의 80%정도가 ‘한의과가 있어 한ㆍ양방 동시진료 및 협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했다며, 이는 기존 시립병원에 한의과 신설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퇴원환자들이 북부병원처럼 한ㆍ양방 동시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의 추천을 요구하고 있으나 국립의료원, 국립재활원 정도에 불과해 추가적인 시립병원 내의 한의과 개설과 궁극적으로는 서울시 시립 한방병원의 신설은 환자들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날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고문은 서울시 공공의료마스터플랜인 ‘건강서울 36.5’에서 한방의료의 역할에 대해 강조해서 눈길을 끌었다.
조 고문은 “현재 서울시는 보호자 없는 공공병원을 서울의료원을 시작으로 모든 시립병원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한ㆍ양방 협진 공공병원’이 설립된다면 민간병원에서 하지 못하는 ‘서비스 질 좋은 공공병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시립병원에 한방과를 설치하여 공급자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의 한ㆍ양방 협진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동안 시립한방병원의 설립에 대해 시의회에서 결의하고 공감대도 마련했지만 추진에 있어서는 지지부진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고, “향후 시립한방병원의 설립방안이 활성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서울시립한방병원의 설립모델과 구체적인 설계도 등에 대해 서울시한의사회를 비롯한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연구하고 구체적인 설계도를 적극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의사협회와 서울시한의사회가 적극적인 제안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린이 한방건강증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동대문구보건소 안승준 보건정책과장은 “초등학교의 경우 서울시교육청 및 각 자치구 교육지원청의 협조가 미흡하여 예산부족으로 단기사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으나, 한방건강증신사업은 아동 뿐 아니라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만족도가 매우 높아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반드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과장은 이를 위해 ▲어린이 한방건강증진사업에 관해 한의사협회에서 표준 모델안 개발 제시 ▲한방건강검진 및 취약계층 한방주치의제 의료비 및 인건비 수당 등 지급에 관한 근거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