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의림」 106호에 실린 이영석 선생 인터뷰.

李泳錫 선생은 평안남도 순천 출신의 한의사이다. 일본에서 東京 駿台商高를 졸업하고 법과대학에 진학하고자 청운의 꿈을 품고 열심히 공부하다가 신경쇠약증상에 걸리고 말았다. 낮에도 눈이 캄캄해서 보이지 않는 증상으로 평양기독병원에 가서 진찰하니 20일 내로 청맹관이 되겠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께서는 책을 모두 불살라버리시고는 공부는 그만하라고 하시면서 자전거 비아스를 사주셨다고 한다. 이에 한의사를 찾아가 한약을 복용하여 1년 만에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었다.

이에 한의학에 심취되어 일본에 가서 침술을 연구하였고 한약종상시험에 합격하여 순천에서 한약방을 개원하였다. 한국전쟁으로 1.4후퇴 때 월남하여 경찰관으로 근무하다가 한의사 검정고시가 있었던 시기에 합격하여 성제국한의원을 개원하게 되었다.

李泳錫 선생의 장기는 鍼灸學이었다. 그는 어떤 대기업의 회장을 치료한 기억을 술회한다. 그에 따르면 그 환자는 黑疸로 온몸이 새까맣고 배가 부어올라 있었는데, 洋方에서도 못 고친다고 손들었다고 한다. 이에 腎과 肝의 관계로 단정 짓고 補瀉法을 시행하고, 五苓散을 두 첩 지어주고 돌아왔는데, 이튿날 다 나았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1974년 「醫林」 제106호와의 인터뷰에서 이영석 선생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환자를 다루는데 돈의 욕심이 앞서서는 안 된다. 고치지 못할지언정 병을 더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 못 고치는 병이면 못 고친다고 잘라 말해서 거절하는 것이 醫者의 良識이다.”

김남일 /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