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둘러싼 한양방간의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초음파 골밀도 측정기를 사용한 한의사 3명이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경북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A한의사는 올해 골밀도측정기를 사용했다가 관할 검찰로부터 무면허의료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고, 지난 11월 2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면허자격정지 45일을 처분받았다.

충남의 B한의사도 골밀도 측정기를 사용했다가 관할 보건소로부터 고발을 당해 검찰청으로부터 무면허의료행위 처분을 받은 후 9월 1일부터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받았으며, C한의사도 같은 이유로 지난 11월 1일부터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초음파 원리를 이용한 골밀도 측정기는 주로 소아과 질환이나 성장상태 및 성장장애를 측정하는 기기로 올해 초에도 양의사들에 의해 끊임없이 보건소에 민원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한한의사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안재규, 이하 비대위)는 현재 기소유예상태인 A한의사와 상의한 후 이에 대한 행정소송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박완수 중앙위원은 “그동안 부인과 질환을 진단할 때 사용하는 초음파영상진단기 건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무혐의 처분 또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으며, 면허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같은 초음파진단기기인 골밀도측정기에 대해서는 왜 이 같은 처분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료법상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를 하도록 되어 있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한의사도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중앙위원은 또 “이번에 기소유예 처분 받은 건을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있는지 알아본 후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며, 향후에는 회원들이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법적으로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초음파장부형상학회 이무일 회장은 “한의사들이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료인들도 모두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한의사가 사용하고 있는 의료기기가 한의학적 관점에서 사용하고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한의사의 초음파영상진단기 사용과 관련한 15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2009년 8월부터 헌법소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의학적인 초음파영상기기 사용 근거와 법적 근거를 많이 수집해 놓았고, 학회차원에서 중국은 한의학적 관점에서 초음파영상기기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중의학 논문 번역 작업과 국내 논문 등도 제출했다”며, “이러한 근거들을 많이 마련 해둔 상태여서 고소고발 건에 대해 수월하게 대처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까지는 의료기기사용과 관련되어 고소고발이 발생하면 개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왔는데, 앞으로는 학회 및 협회의 적극적인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