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뇌졸중, 심장질환에 대한 1·2차 예방을 위해 항응고제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인삼 당귀 동과자 생강 등 약재들은 와파린의 항응고효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임상시 주의를 요하는 약재들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한약치료시 사용되는 처방은 각 약재 單方이 아닌 여러 약재들을 동시에 활용한 複方이므로 기존 연구들이 임상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이에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순환신경내과에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약과 와파린을 동시에 복용한 환자의 PT INR(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수치의 변화를 살펴본 연구가 EUJIM(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에 게재되어 소개합니다.

[논문 내용]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에 2009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뇌졸중 또는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입원치료를 한 환자 중 한약과 와파린을 동시에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이 중 한약 복용을 시작하기 전, INR 수치가 안정된 상태였던 환자, INR 1.5 이상으로 효과 용량(therapeutic dose)에 해당했던 환자, 관찰기간 동안 한약 내역과 와파린의 용량에 변화가 없었던 대상만을 추려 INR수치의 변화를 보았습니다.

그 결과, 총 28명의 환자가 상기 기준에 적합했습니다. 전체 평균 INR변화는 한약 복용 시작 전 2.11±0.37(average±SD)에서 2.16±0.56으로 경미한 변화를 보였으며, p-value 0.615로 통계적 유의성은 보이지 않는 변화를 보였습니다. 28명 중 20명에서는 INR변화가 ±0.5 미만, 7명에서는 0.5 초과 1.0미만의 변화를 보여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나, 1명에서는 +1.04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1.04의 변화를 보인 케이스를 검토해 본 결과, 당시 환자가 복용했던 한약은 補益養胃湯이었으며, 기타 병용약 중 Amiodarone 400mg이 있었습니다. 보익양위탕의 주요 약재는 人蔘이고, 인삼은 와파린과의 상호작용에서 INR을 내린다는 여러 보고가 있었으나, Amiodarone의 경우 이미 여러 증례에서 와파린과 병용시 INR 증가를 일으킨다고 보고되어 있어 이 증례에서의 INR 상승은 Amiodarone 병용에 의한 것일 뿐 한약 병용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언급하였습니다.

[필진 의견] 본 연구는 한약과 와파린 병용시 INR에 미치는 영향이 있는지를 살펴본 연구입니다. 사실 이 연구는 첫 연구가 아닙니다. 2004년 비슷한 연구가 한 차례 수행되었으나, 당시 연구에서는 한약 복용 전 INR 수치가 효과 용량(therapeutic dose)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 인체에 작용하고 있는 와파린에 대한 한약의 영향을 평가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INR 1.5 이상인 환자만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이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연구결과, 각기 단방으로 연구하였을 경우에는 INR에 영향을 미쳤던 약재가 포함된 한약처방들이 複方으로 활용될 경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복방으로 처방하는 처방 구성원리의 비허구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임상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한약처방의 경우, 와파린 복용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만으로 한약처방과 와파린의 병용이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단지 병용처방이 안전한 경향성을 보인다고 결론을 내야할 것입니다. 약물 간 상호작용을 통한 부작용은 큰 부작용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아주 극소수의 경우의 수를 가지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한약처방은 와파린과의 병용시 안전한 경향을 가지나, 몇몇 약재들이 항응고효과에 영향을 주는 것이 보고되어 있으므로 한약과 와파린을 병용할 때는 주의를 기울이며 정기적인 검사 추적을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Jung et al. Influence of combined administration of herbal complexes and warfarin on 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 in stroke and anoxic brain damage patients: A retrospective study(EUJIM. 2012 Epub)

연구동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