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물질에 의해 IgE 매개로 유발되는 면역학적 반응으로 인한 콧물, 가려움, 폐색감, 재채기 등의 증상으로 정의되는 질환이며 크게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과 지속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임상에서는 타 질환에 비하여 알레르기 비염에 있어서는 한의학적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비교적 환자들도 잘 알고있는 사실입니다. 기존에도 여러 연구들에서 침 치료가 알레르기 비염에 대해 효과적이라는 근거를 제시한 바 있는데, 본 연구는 그러한 임상연구 중에서도 가장 근거수준이 높은 다기관 무작위 대조시험을 실시하여 지속성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침 치료의 효과를 검토한 것입니다.
 
[논문 내용] 한국의 경희의료원, 한의학연구원과 중국의 광안문병원, 동직문병원에서 진행된 이 연구는 총 238명의 지속성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침 치료, 가짜 침 치료, 대기군으로 두었습니다. 양측 합곡, 영향, 사백, 족삼리 및 인당, 상성에 자침후 득기감이 올 때까지 염전을 시행하는 것을 침치료군으로, 경혈을 피해 득기를 유발하지 않은 채로 얕게 자입하는 것을 가짜 침 치료군으로 두었고 대기군의 환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처치를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치료는 4주간, 총 12회의 침 시술/가짜 침 시술을 시행하는 것이었으며, 치료 종료 후에는 4주간 추적 관찰을 시행하였습니다.

치료의 평가는 TNSS, TNNSS, RQLQ라는 척도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TNSS는 알레르기 비염에서 코와 관계된 증상인 비폐색, 콧물, 재채기, 가려움의 증상을 0에서 4등급으로 나누어 평가하는 것이며, TNNSS는 코 이외의 증상인 두통, 가려움, 통증, 눈물의 증상을 0에서 4등급으로 나누어 평가하는 조사입니다. RQLQ는 알레르기 비염과 관계된 28가지 항목을 평가하는 도구입니다.

TNNSS에서는 진짜 침 치료군과 가짜 침 치료군 사이에서는 차이가 없었으나, 대기군에 비해서는 치료 4주시점에서 명백한 개선을 보여주었습니다. (P=0.0002) 이는 RQLQ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리하면, 침 치료는 어떠한 방식이건 비염환자의 증상을 개선시키며 특히 코 관련 증상에 있어서 올바른 경혈의 선택은 확실히 뛰어난 치료효과를 내는데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필진 의견] 개요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환자들이 한방치료의 효과를 인정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효과에 대한 임상적인 연구가 부족한 탓에 치료가 비과학적이라거나,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오히려 한의원에서 비염 진료를 받는 것 보다는, 비염을 침으로 치료한다는 것 자체를 생소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생소함을 전환시키는데 이러한 연구는 큰 가치가 있습니다. 본 연구와 함께, 기존에 발표된 review에서도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효과가 이미 입증되어 있는 만큼, 임상에서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자신있게 진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대해 한탄을 늘어놓기보다는 능동적으로 시대 변화에 맞추어 진료의 모습을 바꿔나가야 하며,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과학적 방법론으로 입증된 한의학적 치료들의 연구들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본 연구는 임상연구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연구로서, 한의학적 치료에 의구심을 가졌거나 효과 자체에 의혹을 가진 분들의 생각을 돌릴 수 있을 정도의 가치가 있다 보입니다. 국내와 중국 연구진들의 협력을 통해 진행된 연구인만큼, 앞으로도 한의사들에 의한 임상연구가 세계적으로 더 주목받고 의료 현장에서도 널리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링크]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all.12053/abstract;jsessionid=5D7DEE2090286624E55F50573DA14105.d02t04

[출처] A multicenter, randomized, controlled trial testing the effects of acupuncture on allergic rhinitis. Allergy, 2012 Dec 18

연구동향팀

※ 3월 참여필진 : 이주현, 임정태(2), 정창운, 조준영, 진속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