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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난임사업, 이벤트성 일회성 사업은 지양해야”
인터뷰 | ‘한방난임사업 아이콘’ 김동일 동국대일산한방병원 원장
2013년 05월 09일 () 10:11:20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사회가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되면서 한의학계에서도 ‘시대적 흐름에 맞춰가야 한다’는 내부적 각성의 일환으로 한방난임사업이라는 용어가 본격 등장했단다. 사실 난임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양방에 국한돼 있다보니 한방치료가 효과가 있다 해도 환자들의 발길은 양방으로 향하게 되는 구조이다. 현재도 그 한계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하다. 때문에 무엇보다 이 같은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표준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그동안 난임에 대한 임상진료지침을 구축하고, 인천광역시와 경기도한의사회 등에서 진행한 한방난임사업에 참여하는 등 한방난임사업의 아이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김동일(46) 동국대일산한방병원장(한방부인과 교수)을 만나보았다.

제도권 진입을 목표로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설계 필요

   
◇한방난임사업의 성공요인으로 체계적으로 잘 짜여진 설계를 꼽는 김동일 교수.  <신은주 기자>
▶그동안 참여했던 한방난임사업은.
2010년 즈음이었을 것이다. 한의사협회에서 난임에 대한 임상진료지침을 만들어달라는 용역발주가 있었다. 그 결과 한방부인과에서 최초로 지침이 만들어지게 됐다. 이후 지침을 근거로 각 지역에서 하나 둘씩 본격 한방난임사업이 시작됐다. 처음 시작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이루어졌고, 인천, 경기 순으로 진행됐다. 인천의 경우 사후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리하는 일에 참여했다. 경기도는 동국대일산한방병원과 함께 진행한 바 연구책임자로서 연구설계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진행했다.
가장 최근에는 세명대의 이동녕 교수, 동국대 최민선 교수와 함께 ‘한의약 생식건강증진과 난임치료 제도 마련을 위한 정책 연구’라는 보건복지부 용역을 진행했고, 올 봄에 결과보고서가 나왔다. 전국 주요 한방의료기관에서의 난임치료의 현황 및 성공률 등을 파악해 앞으로 관련 정책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제안하는 보고서이다.

▶양방의 난임치료와 비교해 한방난임치료의 장단점은.
한방난임치료의 장점은 부부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 양방에서는 남성의 정자 체크와 여성의 주기적인 난자 채취를 위해 부부의 은밀한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다. 또 여성의 경우 난자 채취시 과도한 배란 유도를 할 때도 있는데,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도 있다. 수정의 성공률 자체도 25%를 상회하지 않고, 임신이 되더라도 유산이 잘 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 수정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2~3개의 난자를 넣기 때문에 다태아가 생길 수도 있다.
한방난임치료에서는 한약을 처방하거나 침치료를 통해 여성이 전반적으로 건강해지는 측면을 많이 고려해 임신이 잘 될 수 있도록 한다. 때문에 치료과정에서의 부작용은 거의 없다.
그러나 나팔관이 막힌 경우에는 한방치료를 적용할 수 없다. 반면 양방의 난임치료에서는 나팔관이 막혔을 경우에도 가능하다. 자궁과 난소만 건강하다면 수정이 될 수 있으며, 남성의 성기능이 떨어졌을 때도 가능하다. 즉 양방치료에서는 자연적, 해부학적 관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각 지역에서 진행된 한방난임사업을 평가하자면.
인천의 경우 사업에 참여했던 한의사들에게 자율처방을 맡겼다. 표준처방의 관점에서 볼 때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대한건설협회인천광역시회의 지원을 받고, 한의원에서 할인을 통한 기부를 통해 사업기금을 마련했다는 점은 성공적으로 볼 수 있다. 또 홍보를 잘해서 피험자를 잘 모을 수 있었던 점 등도 좋은 사례이다.
대구경북의 경우 대구한의대와 함께 설계가 잘 된 연구를 진행했다. 다만 초기 연구목적 자체가 단순한 한방난임사업의 결과를 볼 것인지, 아니면 시험관 시술의 개선사항을 볼 것인지 두가지가 중첩돼 있었다. 결과분석이 좋은 것은 맞지만, 얼마나 좋은지에 대한 정확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경기도 사업은 가장 잘 통제된 사업이었다. 체계화되고, 선명한 목표가 있었다. 결과는 24% 임신, 모든 이들이 유산되지 않고 출산했다. 조산도 없고 정상 분만했다. 양방에 비해 열등하지 않은 성공률과, 건강한 출산으로 오히려 출산의 질은 더 좋아졌다. 다만 양방의 검사를 통해 결과를 얻고자 했기에 피험자를 대상으로 초음파 및 혈액검사를 간간이 진행했다는 것이다. 피험자들은 이미 과거 양방치료에 회의를 느끼고 불편해했던 사람들인데, ‘한방치료를 하면서까지 이런 것을 해야 하나’라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그렇다면 한방난임사업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은.
피험자 선정부터 잘 해야 한다. 한방치료가 잘 되는 사람들이 있다. 난임은 주로 원인불명과 배란요인인데, 한방에 맞는 대상자들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방의 표준화도 필요하다. 사전에 설계가 돼 적용되어야 하지 그때그때 임의대로 달라지면 사업결과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워진다.
적용기간 설정은, 최소 3개월 이상은 되어야 하고 6개월까지 진행하면 좋지만 아무래도 예산문제가 있을것이다. 그런 점들을 고려해 4개월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한방난임사업의 보완점과 향후 발전방향은.
현재 단발적인 지역시범사업으로 진행하는데, 이것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총괄센터가 있었으면 한다. 센터가 운영된다면 중앙 총괄지역을 두고 각 권역별로 몇 개 권역들을 묶어서 사업을 주관하는 식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사실 연구를 처음 시작한 것은 제도권 진입이 큰 목표였다. 본래의 목표를 생각한다면, 보건당국이 요구하는 합리적 근거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이벤트성 일회성 사업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신은주 기자 44julie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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