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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거리 곳곳에 울려 퍼지는 완벽한 하모니
영화 읽기 | 비긴 어게인
2014년 09월 25일 () 09:17:01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명량’이 최다 관객을 모으고 있던 8월, 조용히 개봉했던 영화 한 편이 있었다. 그 후 이 영화는 우리나라 영화계의 가장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추석 연휴에 개봉했던 작품들과도 맞서다가 오히려 더 큰 이슈를 낳으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바로 ‘비긴 어게인’이다.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 등을 비교하여, 흥행을 위해 대규모로 개봉되는 일반적인 상업영화와 달리 다큐멘터리나 예술영화 등 적은 스크린과 횟수로 개봉되는 영화를 통틀어 ‘다양성 영화’로 구분하고 있는데 ‘비긴 어게인’은 9월 4주차를 기준으로 2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동안 ‘워낭소리’가 갖고 있던 다양성 영화의 흥행기록을 넘보고 있다.
   
감독 : 존 카니
출연 :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애덤 리바인

사실 이 영화는 다양성 영화로 구분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이 출연하고, 제작비 역시 할리우드 기준으로는 저예산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봤을 때는 ‘명량’보다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간 영화이기에 약간 아이러니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대규모의 상영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관객들의 호평이 담겨진 입소문 때문이다.

싱어송라이터인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리바인)가 메이저 음반회사와 계약을 하게 되면서 뉴욕으로 오게 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오랜 연인이자 음악적 파트너로서 함께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이 좋았던 그레타와 달리 스타가 된 데이브의 마음은 어느새 변해버린다. 스타 음반프로듀서였지만 이제는 해고된 댄(마크 러팔로)은 미치기 일보 직전 들른 뮤직바에서 그레타의 자작곡을 듣게 되고 아직 녹슬지 않은 촉을 살려 음반제작을 제안한다.

2007년 개봉해서 입소문만으로 23만명의 관객을 모았던 ‘원스’ 감독의 작품인 ‘비긴 어게인’은 7년이 지난 2014년, 당시보다 10배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매혹하고 있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음악영화라는 것이다.

그것도 잘나가는 뮤지션들의 이야기가 아닌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추구하며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기존 영화와는 다른 전개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의 감정을 여타의 대사가 아닌 노래로서 표현하면서 관객들의 귀를 호강하게 해주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OST 구매까지 이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미국의 락밴드인 ‘마룬 5’의 보컬인 애덤 리바인이 출연하여 직접 부르는 ‘Lost Stars’를 비롯하여 배우인 키이라 나이틀리가 부르는 영화 속 음악은 이 가을의 감성을 담기에 충분하다.

또한 스튜디오가 아닌 길, 빌딩 옥상, 지하철 등 야외에서 현실 소음을 배경으로 연주하면서 녹음하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모든 이들이 이 영화를 다 좋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야기구성이 그리 탄탄하지 못한 편이며, 영화를 이끌어 가야할 극적 긴장감도 느슨한 편이다. 하지만 ‘비긴 어게인’은 영화 속 내용처럼 기존 영화의 관습에 익숙한 관객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기보다는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노래를 통해 자유롭게 담으면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후 뭔가 허전함보다는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은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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