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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덕 많이 봐…마음의 빚 조금 갚는 느낌”
인터뷰-경희대 한의대 발전기금 거액 기부한 윤영석 춘원당한방병원장
2014년 10월 23일 () 10:52:39 홍창희 기자 chhong@mjmedi.com

▶거액의 발전기금을 냈다. 계기가 있나.
85년도에 졸업했다. 그 동안 학교 덕을 여러 모로 많이 봤다. 굳이 계기라면 졸업생으로서 학교를 위해 무언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김남일 학장으로부터 한의대 건물을 새로 짓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동문으로서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였다. 졸업 30주년을 맞아 마음의 빚을 조금 갚는 느낌이다. 조용히 전해야 하는데 민망하다.

   
◇윤영석 원장
▶재학 시절과 비교해 후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본과 4학년생들이 우리 병원에 와서 교육을 받는다. 맨처음 설문을 받는데 옛날과 비교할 때 많이 위축돼 보였다.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다. 패배의식이라고나 할까. 못하는 쪽에 포커스를 맞출 게 아니라 잘 하는 쪽에 맞췄으면 좋겠다.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는데.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기본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후배들을 위해 비결을 알려 달라.
특별한 비결이 있지 않다. 우리는 전통적인 방법대로 처방하고 치료한다. 여러 테크닉보다는 오리지널한 방법을 쓸 뿐이다. 진맥 잘하고 치료 잘하면 환자들이 와 준다. 병원으로 실습 온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게 이런 단순한 것들을 보고 느끼기 때문인 거 같다.

▶한의대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로컬과 연구가 별개다. 일단 임상적으로 개원가에서 환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데이터와 아이템이 많았으면 좋겠다. 개원가에서 잘 못하는 것들이 있다. 예들 들어 하수오 같이 효과 있는 약재의 임상적 효능 등을 시의적절하고 발빠르게 연구해줬으면 좋겠다.

▶춘원당한방병원에도 연구소가 있지 않나.
작지만 연구소가 있다. 우리는 파우치 째 레인지에 돌릴 때 유해성분이 나오는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약효를 가장 높일 수 있는 시간은 얼마가 좋은지 등과 같은 실용적인 연구를 한다. 하지만 조금 더 깊게 연구하면 벽에 부딪힌다. 맨파워가 딸린다. 그렇다고 인원을 더 늘릴 수도 없다. 대학과 같이 연구했으면 하는데 찾아보면 프로그램이 부족하더라. 학교와의 협력이 활성화된다면 서로 윈윈이 되지 않겠는가.

▶7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데, 집안에 전해오는 노하우가 따로 있나.
할아버지께선 한의원 할 때 큰 간판을 달지 않았다. 할아버지의 지론에 따르면 한의원은 숨어서 하는 것이다. 물어물어 어렵게 와야 환자들이 절실해지고 한의사의 말도 먹히고 효과도 높다는 것이다. 지금과는 개념이 좀 다르다. 그렇지만 마케팅으로 환자를 보면 안 된다.

▶그런데도 많이 알려졌다.
사실 방송에 몇 번 나온 적이 있다. 건물을 새로 지으니 세트장으로 빌려달라고 했다. 한의학 홍보를 위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빌려주는 대신 돈을 받았다. 그리고 그 돈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근데 또 이것이 홍보가 되고…. 우리만 잘 한다고 얘기하면 다른 한의원들에 폐가 될 수 있다.

▶한의계엔 드물게 박물관도 운영하던데.
한의 관련해서 2000점 정도 모았다. 박물관은 한의학의 격을 높이는 문화의 투자라고 생각한다. 박물관 운영 자체로는 적자를 많이 본다. 그런데 박물관에 한번 와본 사람들이 한의학에 대해 우호적으로 되더라. 환자 많은 한의원에만 머물지 않았으면 싶었다. 이번 기부가 이런 생각들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을 간단히 말한다면.
선친들의 정신을 손상하지 않고 유지시키는 게 목표다. 병원이 더 커지는 건 원치 않는다. 사실 현재도 생각보다 조금 커졌다. 환자를 잘 고친다는 한의원으로 물려줬으면 좋겠다. 문화사업도 계속할 생각이다. 더 커지면 기부도 못 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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