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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사이트 근거 없는 한의학 비방 '오해와 진실'...
한의대 예과 2년생 4인, 직접 겪고 본 한의대에 대해 말하다 -원광대 권한솔, 우석대 이현왕, 동국대 정영숙, 동신대 조민석 씨
2014년 10월 31일 () 11:04:22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겉핥기로 한의학 접한 사람들이 오해 많아”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이 며칠 안 남았다. 이럴 때면 주요 입시사이트에서 한의학을 비방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곤 한다. “비과학적이다, 근거가 없다”는 말로 한의학도를 꿈꾸는 수험생의 사기를 꺾을 뿐 아니라 더 심한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왜 이런 어이없는 일들이 반복되는 걸까. 본지에서는 한의학에 대한 비방을 직접 접하고 최근 한의대를 입학한 예과 2년생 권한솔(원광대), 이현왕(우석대), 정영숙(동국대), 조민석(동신대) 학생을 만나 한의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비평보다는 오로지 비난 위한 글 대다수…올바른 비판 겸허히 수용
제도적·학문적으로 선배들이 노력하고 있어 밝은 전망 기대


김춘호 기자: 먼저 한의대를 지원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말해 달라.

   

원광대 권한솔 : 간호사보다도 해부학 지식 부족하다니…예과 수업시간만 얼만데

권한솔(원광대): 원래 피부와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서 화학공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고3 때 담임선생님께서 상담시간을 통해 한의학과를 추천해주셨다. 그 후로 관심이 생겼고 자세히 알아보니 한의학에도 한방피부과, 한방성형외과, 한방화장품 등 경쟁력 있는 미용 사업들이 많이 있었다. 이러한 부분에 매력을 느껴 한의대를 지원하게 됐다.

이현왕(우석대): 학창시절에 뚜렷한 목표를 갖지 못하고 점수에 맞춰 진학한 공대에서 적성을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실망했다. 내 능력이 온전히 쓰이지 못하고, 사회가 혹은 기업이 원하는 기준에 맞춰 능력을 발전시키고, 또 수동적으로 쓰이기를 바래야하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인 부분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서 생각했을 때 한의사라는 직업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였다. 내가 나를 주체적으로 발전시켜 사회에 내보였을 때, 그것이 사회에 이익이 되고, 또 개인으로서도 그 이익이 가장 효율적으로 돌아올 것 같다는 점에서다.

정영숙(동국대): 어려서부터 잔병이 많아 내과나 이비인후과에 가서 진단을 받을 때를 생각해보면, 상세한 설명 없이 대부분 진통제만을 처방받아 일시적으로 진통을 멎게 했었다. 하지만 한의원에 갔을 때, 평소 식습관 등을 물어보시며 친절했던 기억이 좋았고 이후, 한의사인 사촌 오빠의 권유로 한의대에 지원하게 됐다.

조민석(동신대): 학창시절 별명 중 하나가 ‘철학자’였다. 실제로 동서양 철학에 관심이 많았고, 대학을 결정할 때에도 봉사심이 투철한 평소 성격과 철학에 대한 흥미를 동시에 고려하다보니 한의학이란 교집합이 자연스럽게 도출됐다.

김춘호: 입학하기 전 한의학에 대한 인식은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권한솔: 입학하기 전 한의학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고 있었다. 수능을 준비하면서 한약을 먹었던 적이 있었는데, 공부 할 때 집중력과 체력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리고 한의학은 양방의학에 비해 몸을 상하지 않고, 체질을 개선해서 몸이 스스로 병을 이겨내게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우석대 이현왕-미래 수입 얘기 듣고 진로 많이 선택…입학 때 주변서 걱정
이현왕: 한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궁금한 부분이 많았다. 어떤 이론에 의해서 몸을 찌르고, 피를 내고, 뜨겁게해서 병을 낫게 하는 걸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 책을 한 권 사서 읽어보려고 했는데 한자가 너무 많아서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웃음). 또 한 번은 한의원에서 음양탕이라고 해서 컵에 찬물을 반 쯤 받고, 나중에 뜨거운 물을 받아 마시면 몸에 좋다고 해서 가족 모두가 얼마간은 그렇게 물을 마신 적이 있었는데, 그런 점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정영숙: 솔직히 학교 다닐 때 한의학에 대한 인식이란 것도 없었다. 이유는 그 어느 선생님이나 학생들도 한의학에 관심을 크게 가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들려오던 것은, 한의학은 양방과는 달리 빠른 효과는 낼 수 없으면서 잘 먹고 큰 무리가 없다면 한의학이 굳이 있을 이유를 못 느낀다고 말한 친구들이 있었다. 

조민석: 고리타분하고 신변잡기적인 부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음양오행이니 사상체질이니 하는 말들은 나에게는 하나같이 뜬구름 잡는 소리였다. 또한 고등학교 시절 열렬한 과학도였기 때문에 과학과 다른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는 한의학 서적과, 한의학 치료의 실효성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도 가지고 있었다.

김춘호: 익히 알다시피 각종 사이트에 한의학에 대한 비방 글이 많다. 입학 전, 한의학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을 들은 게 있다면.

권한솔: 한의사가 간호사보다도 해부학 지식이 부족하다는 소문을 들었다. 하지만 직접 간호학과에 다니는 친구들에게 물어본 결과, 각 대학마다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해부학 시간은 한 학기 일주일에 3시간 수업, 해부실습은 거의 하지 않는 정도였다. 이에 비해 한의대는 원광대학교 한의예과 기준으로 해부학 시간은 두 학기동안 주 4시간 수업에, 해부실습도 두 학기동안 주 3시간 수업이 이뤄진다. 한의학과 해부학 수업 시수가 간호학과에 비하여 많은데 왜 이런 소문이 도는지 의아하다.

이현왕: 근거가 없고, 치료 방식에 원칙이 없어서 위험하다는 소문을 많이 들었다. 특히 많이 들었던 게 한약은 간에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주변에서도 침은 효과가 좋지만 한약은 위험하니까 한의원은 침만 맞는 게 좋다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동국대 정영숙-입학 전에 한의학 인식 안 해…한의학 배우는 나날이 즐거워
정영숙: 똑같은 한의학을 배우지만, 한 환자가 같은 질병으로 아팠을 때 한의원마다 환자에게 설명해주는 원리나 처방해주는 한약이 달라 믿을만하지 못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조민석: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한의사가 무당이나 다름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한의대에 입학하면 한의‘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한의‘교’를 배우는 것이니 지식보다는 믿음이 강해야 한다는 이상한 소문도 들었다. 동의보감에 투명인간이 되는 방법에 대해 적혀 있다고 하는 말도 있었다.

김춘호: 사실 지금도 각종 입시사이트 등에 한의학과 한의대를 비난하는 글들이 많다. 2년간 한의대를 다녀본 경험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권한솔: 각종 입시 사이트에 게재된 글을 보면서 비평보다는 오로지 비난하기 위해서 쓴 글이 많다고 느꼈다. 대부분의 글이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의학의 문제점을 지적한다기 보다는 욕설, 비방, 사실에 의거하지 않은 내용들이다. 이러한 온라인상의 풍조가 아쉽게 느껴졌다. 한의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자리 잡았으면 한다. 하지만 올바른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는 대인배적인 면모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현왕: 한의학에 대한 비난의 반쯤은 학문에 근거가 없다는 것이고, 반쯤은 홍삼 등의 건강기능식품과 발기부전제 등으로 한의사의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었다. 사실 대학 입학할 때에 주변에서는 다들 걱정 일색이었다. 심지어 친척 한 분은 한의대 입학 소식을 듣고, “요즘에는 편입이나 전과 같은 것도 있으니까 너무 좌절하지 말고 힘내”라는 말까지 들었다.
특히 수입 같은 면은 한의대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한의학에 대해서 애정을 갖고 그를 배워보려는 학생들이 돈 때문에 한의대에 오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정영숙: 비방하는 것도 옹호하는 것도 그들의 자유겠지만, 그 학문을 본인이 직접 배워본 사람들이 아니라면,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은 배우는 사람들에게 판단하도록 맡겨야하는 것이 아닐까?
한의학은 딱 정해져있는 학문이 아니며 그 깊이 또한 공부하기 나름으로, 한의학은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다고 본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남이 비판이 아닌 비방을 하게 되면 기분이 어떨지 생각해보고 그런 글들을 썼으면 좋겠다.

   

동신대 조민석-앞으로 본과 4년 임상 로드맵 작성하며 차곡차곡 대비할 것

조민석: 한의학 서적들은 지금 세상의 담론과는 다른 방식으로 서술돼 있다. 그렇기에 제대로 이해하기란 전공자라 할 지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점에 기인해 겉핥기식으로 한의학을 접한 사람들이 한의학에 대한 오해를 많이 품는 것 같다. 비난은 비판과 다르므로 비난의 글은 스스로 잘 걸러서 한의학에 대한 정보 얻기를 당부하고 싶다.

김춘호: 선배로서 한의대 진로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권한솔: 한의대를 오기 전에 한의학과에 재학 중인 선배나 한의사에게 상담을 받아봤으면 좋겠다. 예과 1학년 때 자신이 생각하는 한의학과 배우는 것이 달라서 다른 길을 선택하는 친구들이 많아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리고 한의대에 오기로 결심했다면 주위의 소문에 휘둘리지 말고 소신을 가지고 공부하길 바란다.

이현왕: 고민의 대부분은 아마 미래에 대한 부분일 거라고 생각한다. 한의원이 지금도 어렵고 앞으로 더 어려워진다던데 입학해서 나중에 고생만 하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아직 예과생이라 수입 부분은 모르지만 그래도 한의학은 사람을 상대하는 학문이니 만큼 실력만 있다면 자신만의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즉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선택을 제공할 수 있는 준비만 되어 있다면 충분하다고 말이다. 또한 제도적, 학문적으로도 선배 한의사분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니 좀더 밝은 전망을 기대해도 괜찮지 않을까?

정영숙: 어느 학문과 마찬가지로 본인이 한의학을 하고자한다면 어떻든 간에 일단 부딪혀봤으면 좋겠다. 이제까지 정규과정에서 배운 방식으로 공부는 하되 이해 및 응용은 조금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그 또한 한의학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서 한의대 진로가 고민되는 거라면, 이렇게 조언해 주고 싶다. 학문 중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학문이 무엇이 있겠는가?

조민석: 한의학을 겨우 1년 반 정도 배웠지만, 한의학은 아주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의학을 이해하는 것이 조금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익히기에 어려운 만큼 조금씩 이해해 가는 성취감이 크다. 또한 한의사의 소득 부분 혹은 전망에 대한 불안감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입학 전 생각한 현실과 입학 후 선배들로부터 직접들은 현실이 많이 다르므로 입학 후에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김춘호: 2년간 한의대를 다니면서 어려웠던 점과 재미있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권한솔: 한의대를 다니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시험이 아닐까 한다. 많은 과목과 공부의 양 때문에 지치기도 하지만 시험기간이 끝나면 그만큼의 보람을 느꼈다. 재밌었던 점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공연을 했을 때이다.

이현왕: 한의학에 대해 어려웠고 지금도 어려운 점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모를 정도로 너무나 양이 방대하다는 점이다. 누구는 한의대 커리큘럼은 무엇을 모르는지 가르쳐 주는 거라고도 하던데 이 점이 어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재밌기도 하다. 새로 개척할 여지가 많고, 또 틀에 박히지 않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점이기도 하니까.

정영숙: 한자를 몰라 한문을 읽지 못해 궁극적으로 한의학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어려서부터 한 번도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이 없는 한자를 익히려니 부담이 컸다. 이것 이외에는 한의대를 다니면서 거의 매일이 재밌고 즐겁다.

조민석: 어렵게 생각되는 부분은 시험이다. 한의대 시험은 유독 책을 복사하듯 외우는 ‘통암기’ 유형이 많다. 시험 전날 밤 정신없이 책을 외우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밤하늘이 밝아져 있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재밌었던 점은 한의대 재학생의 연령층과 출신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재학생의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있고, 출신으로는 중견기업 간부, 대기업, 공기업, 중의사, 간호사 등등 아주 다양하다.

김춘호: 내년이면 본과생이 된다. 각자 각오를 말해 달라.

권한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좋은 한의사가 되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또한, 학교 수업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봐야겠다. 봉사활동 등도 적극 참여하고 싶다. 난사람보다 된사람이 되고 싶다.

이현왕: 6년제 학제를 가진 대학은 육체를 다루는 의학계열과 정신을 다루는 신학계열 밖에 없다. 이는 ‘정말로 그 임무를 감당해 낼 수 있겠느냐’라고 생각할 시간을 예과 때 주는 거라던 본초 교수님의 말이 생각난다. 본과 올라가면 좋은 시절 다 갔다고 다들 겁주는데, 걱정도 들지만 그래도 기대가 많이 된다. 졸업했을 때 유익했던 4년으로 기억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영숙: 본과생이 된 만큼 지금처럼 시험기간에만 매달려서 공부하는 모습은 좀 버리고 평소에 집중적으로 한의학과 관련된 서적을 읽으면서 궁금한 점을 계속 고민하고 알아가야겠다.

조민석: 예과 때와는 달리 본과부터는 전공과목들로만 수업이 이루어지고, 임상과목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다. 4년이 지나면 바로 임상에서 활동해야하기 때문에 본과 때는 학문의 관점 보다는 ‘임상’의 관점에서 학과 수업을 들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또 학과 수업에서 채워주지 않는 임상에 대한 부분은 스스로 ‘임상 노트’를 만들어 보충하려고 한다. 본과 4년간 임상 노트에 환자를 치료하는 로드맵을 작성하여 임상을 차곡차곡 대비하고 싶다.

정리 =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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