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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삶
영화읽기 |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2015년 05월 14일 () 12:23:00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2015년 상반기 영화계는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필두로 한 외화들의 강력한 파워에 의해 한국영화보다 더 많은 관객들을 동원했다고 한다. 이 중에는 큰 기대 없이 3월에 개봉했다가 우리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대박을 터트린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이하 킹스맨)>가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사실 이 영화는 톱스타가 등장하는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청소년 관람불가의 B급 영화라는 핸디캡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600만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하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면서 극장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감독 : 매튜 본
출연 : 콜린 퍼스, 태론 에거튼, 사무엘 L. 잭슨


특히 이런 스코어는 전 세계 개봉 성적 2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도대체 어떤 점이 우리 관객들을 매료 시켰는지 궁금할 텐데 아마 작년에 천만관객을 돌파하면서 이슈를 남겼던 ‘인터스텔라’처럼 <킹스맨> 역시 시기 적절하게 우리나라 관객들의 눈높이에 딱 맞춘듯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전설적 베테랑 요원 해리 하트(콜린 퍼스)는 경찰서에 구치된 에그시(태런 애거튼)를 구제한다. 에그시의 탁월한 잠재력을 알아본 해리는 그를 전설적 국제 비밀정보기구 ‘킹스맨’ 면접에 참여시킨다.

에그시는 자신의 아버지가 ‘킹스맨’의 촉망 받는 요원이었으나 해리 하트를 살리기 위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고자 목숨을 앗아갈 만큼 위험천만한 훈련을 통과하게 된다.

그리고 최종 요원 발탁을 눈앞에 둔 에그시는 최고의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7급 공무원’이라는 영화와 드라마가 제작되면서 국정원 요원들의 비밀스러운 생활을 익히 봐왔기 때문에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요원들의 모습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

하지만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영국식 발음으로 얘기한 후에 말끔하게 슈트를 차려입은 신사들의 물품들을 무기로 활용한 액션을 선보이는 장면은 <킹스맨>만의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구의 이상기온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인구를 줄여야 한다는 기발한 생각을 하는 악당이 힙합 패션에 혀 짧은 소리를 하는 캐릭터로 표현되고 있고, 발 대신 칼날을 무장한 여자 호위무사의 모습들이 영화에 대한 충분한 재미를 전하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 사용료를 무료로 하면서 유심카드로 사람들의 행동을 자기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발상은 우리가 늘 사용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영화 속 이야기이지만 약간 두렵기도 하다.

물론 <킹스맨>은 여느 스파이 영화들과 비슷한 스토리라인이기 때문에 결말을 예측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한국영화의 결말과 달리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답게 독특한 엔딩을 보여주는 깨알 같은 재미가 있지만 신체 절단 등의 잔인한 폭력 장면들로 인해 거부감을 느낄만한 관객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장면에 사용되는 음악들로 인해 오히려 꽤나 흥미롭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즐겨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진정한 킹스맨으로서의 자태를 보여주는 콜린 퍼스가 생각보다 너무 일찍 사라져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2편이 제작될 수도 있다는 기사에 또 다른 기대감을 갖게 해준다.

오랜만에 군더더기 없이 재미있는 영화로, 큰 웃음을 통해 힐링하고자 하는 관객들에게 권하고 싶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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