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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들의 부정한 행각을 응징한다
영화 읽기 | 베테랑
2015년 08월 20일 () 11:16:08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감독 : 류승완
출연 :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오달수, 장윤주


요즘 TV 드라마를 보면 꼭 빼놓지 않고 출연하는 계층이 재벌들이다. 필자의 주변에서는 눈 씻고 봐도 찾아 볼 수 없는 재벌들이지만 하도 드라마 속 주인공은 쉽게 재벌을 만나기 때문에 이젠 그들이 낯설지도 않고,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해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릴 정도로 친숙한 존재가 되었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이들의 행동이 좀 과하게 표현되어 리얼리티가 떨어진다는 생각을 해봤지만 작년 ‘땅콩 회항’ 때부터 불거져 나온 재벌들의 갑질과 최근에는 모 그룹의 ‘형제의 난’, 재벌 회장 아들의 주차장 노트북 파손 등의 사건들로 이어지면서 드라마가 그냥 드라마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평범한 사람들은 드라마와 뉴스 속 이미지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재벌에 대한 악감정을 갖게 되었고,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갑질에 대항하는 영화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올 여름 <베테랑>이 흥행할 수 있었던 요인 중에 하나인 것이다.

한 번 꽂힌 것은 무조건 끝을 보는 특수 강력사건 담당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황정민)은 오랫동안 쫓던 대형 범죄를 해결한 후 숨을 돌리려는 찰나,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만나게 된다.

그런 와중에 화물차 기사(정웅인)가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서도철은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안하무인의 조태오와 언제나 그의 곁을 지키는 오른팔 최상무(유해진)가 사건의 배후에 있음을 직감한다.

2010년에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라는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는 <베테랑>은 그 때 출연했던 배우들이 대다수 다시 출연하면서 류승완 감독만의 작품세계를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유아인이 기존의 이미지를 과감히 버린 채 끝없이 사악한 재벌 3세 역할을 제대로 해내면서 관객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더욱 더 작품에 몰입하게 해준다.

또한 앞서도 언급했듯이 과거 배경이 아닌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중심으로 한국형 액션영화의 대표 감독답게 통쾌한 액션 장면과 툭툭 던져지는 유머러스한 대사 등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8월의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주고 있다.

물론 영화는 너무 정직하게 모든 관객들의 예상대로 진행되고, 등장인물이 단선적이라는 면에서 구성상의 짜임새는 신선한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테랑>은 뻔한 이야기이지만 재벌들의 부정한 행각들에 응징하는 장면을 리얼하게 그리면서 관객들에게 통쾌함과 상쾌함을 함께 전해주고 있다.

광복 70주년의 해에 ‘암살’이 독립군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주게 했다면 재벌들의 뒷얘기들이 무성한 이 때, <베테랑>은 그들의 갑질에 늘 당하기만 했던 을병정 같은 사람들이 한 바탕 큰 소리를 칠 수 있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지금 같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올 여름 또 한 번의 천만 영화가 탄생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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