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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사고로 느끼는 가족의 정
영화 읽기 | 미쓰 와이프
2015년 09월 24일 () 11:20:29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감독 : 강효진
출연 : 엄정화, 송승헌, 서신애, 라미란, 김상호


민족의 대이동이라고 불리는 추석명절 연휴가 시작되었다. 매년 교통량 증가로 인해 이동이 녹록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마음에 짜증보다는 설렘이 가득한 것은 모두들 가족을 만나러 가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우리 고유의 명절은 바쁘게 사느라 흩어져 지낼 수밖에 없었던 가족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면서 1년에 단 며칠 동안이라도 가족들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는 끈끈한 힘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가족은 언제나 모든 콘텐츠의 기본이자 영화 소재로는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뉴욕 본사 발령을 앞두고, 연우(엄정화)는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당한다. 생사의 위기에 놓인 연우 앞에 나타난 이 소장(김상호)은 그녀에게 한 달간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면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려보내 주겠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제안을 수락한 그녀에게 찾아온 건 지나치게 자상한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의 전쟁 같은 일상이다. 연우는 청천벽력 같은 인생반전으로 패닉에 빠지고, 남편 성환(송승헌)과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변해버린 그녀로 인해 당황하기 시작한다.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난 뒤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살겠다는 다짐을 한 후 악착같이 공부를 하여 변호사가 된 여자에게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목숨을 담보로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하는 <미쓰 와이프>는 몸 또는 영혼이 체인지 되는 여느 영화들과 비슷하게 전개되면서 전반적인 내용과 결말은 관객들이 예측 가능할 정도로 특별히 새로운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 최고의 강점은 주·조연 할 것 없이 대다수 출연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한 커리어우먼에서 한순간에 짠순이 아줌마가 되어 짝퉁 옷도 마다하지 않고 입는 아줌마가 되는 엄정화와 평소 카리스마 있는 연기만 해왔던 송승헌이 180도 변신한 일상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그 외에도 ‘육혈포 강도단’과 ‘펀치 레이디’ 등 여성 중심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답게 평범한 아줌마들의 일상을 세밀히 관찰한 듯 아줌마들의 소소한 모습이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특히 아줌마들 중에 한 사람으로 나오는 라미란은 실제 모습이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매우 리얼하게 연기하면서 출연 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댄싱 퀸’에 이어 엄정화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씬 스틸러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다.

하지만 <미쓰 와이프>는 초반부의 코미디 코드가 가족을 표방한 영화답게 중후반으로 가면서 급격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하는데 한국관객들의 정서상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전반적으로 유쾌하게 진행되던 드라마가 갑작스럽게 변화되면서 눈물을 강요하지만 조금은 억지스럽게도 느껴져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쓰 와이프>는 관객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며, 영화 마지막 부분의 나름대로 반전 장면에 다시 한 번 가슴이 찡해지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추석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감상하기에 무난한 작품이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처럼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시길 기원한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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