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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확대 위해 근거중심의 보건정책 필요해”
인터뷰 : 한의학회 학술대상 우수논문상 수상한 고성규 교수
2017년 03월 15일 () 09:00:45 전예진 기자 hustlejin@mjmedi.com

한의계가 필요한 데이터 제공…젊은 연구자 및 교수들 관심 가져야

 

[민족의학신문=전예진 기자] 지난달 15일 열린 제5회 대한한의학회 학술대상에서 고성규(50‧경희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논문 ‘실손형 민간보험의 비급여 보장축소가 한방의료이용에 미친 영향’으로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보건의료정책도 근거(evidence)와 참조(reference)가 밑받침이 돼야 한다는 고성규 교수.

▶‘실손형 민간보험의 비급여 보장축소가 한방의료이용에 미친 영향’이라는 논문을 작성했다. 계기는 무엇인가.

한의계가 중증 질환들에 대해서 환자 본인 부담률이 너무 높다. 예를 들어 만성 질환이나 암 말기 등의 경우에 수 천 만원의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 많은 비용을 실손보험에서 보장한다. 국가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못하는 것을 민영보험이 하는 것이다. 그런데 2009년 10월에 실손 민영보험이 표준화가 되면서 한방이 빠졌다. 실손보험의 비급여 파트에서 한방이 제외되다 보니 비용 부담이 큰 암, 중풍, ALS, 중증질환이나 오랫동안 입원을 해야 하는 만성질환들에 대해서 본인 부담률이 높아졌다. 비단 한의원의 1차 의료기관 문제가 아니고 2차 병원, 즉 종합병원, 한방병원 등 입원 환자들을 주로 보는 기관들에 병원 경영상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

당시 실손보험에는 첩약, 추나, 약침 등 대부분의 의료행위들이 들어가 있었는데 건강보험에서 보장 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자 본인들이 100% 부담해야 했다. 요즘은 ‘아웃오브포켓(Out of pocket)비용’이라고 하여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것에 거부감이 많다. 1만원 이상 내기는커녕, 몇 천원도 부담스러운데 하물며 암환자가 입원을 해서 수 백, 수 천 만원의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나. 이런 실손보험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자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방병원협회는 국회 활동을 비롯한 여러 활동 등을 했다. 한의계 약점 중에 하나가 ‘근거 중심’의 정책을 펼 수 있는 자료들이 없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주제로 해서 논문을 써보면 어떻겠냐는 당시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있던 박민정 박사의 제안에 흔쾌히 수락을 하면서 논문을 작성하게 됐다.

 

▶논문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한국의료패널’이라는 게 있다. 의료이용행태와 의료비 지출 규모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의료이용 및 의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포괄해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패널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의료패널에서 표본을 추출해 논문을 작성했는데, 예를 들어 500명을 모아 놓고 이 500명을 주기별로 똑같은 자료로 조사해나갔다. 이 사람들의 성향변화와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 패널 데이터 중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2009년 10월에 한방 실손보험 급여가 제외됐기 때문에 실손보험이 있었던 집단과 없었던 집단을 비교할 수 있었다. 그 자료를 활용해서 한방 병원의 의료이용 빈도, 접근성, 의료비용이 어떻게 바뀌는가를 분석한 것이 논문의 내용이다. 실손형 민간보험의 비급여 보장축소가 한방 외래 의료서비스 이용량과 비용을 각각 9%, 9.22% 감소시키는 것을 밝혀냈다. 이것은 총액으로 따지면 엄청난 액수로, 그만큼 의계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어려웠던 게 뭐 있나(웃음). 다만 패널의 데이터와 표본을 갖고 결과를 뽑아내는 방법론 적인 면에서 쉽지가 않았다.

 

▶실제로 민간의료보험이 의료이용을 증가시키는지.

실제 입원 병원 쪽은 굉장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의료행위 대부분이 실손이나 자동차보험에서 보장되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에서 보장 해주지 않기 때문에 입원 기간이 짧아지거나 전원하지만, 보장이 된다고 하면 한방병원에서 일찍 퇴원할 필요도 없고 입원 못할 이유가 없다. 실손보험의 급여화, 즉 보장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특히 우리처럼 건강보험 보장율이 일반 의과나 치과에 비해서 현저히 낮게 떨어져있을 때는 실손보험에 대한 의존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당연히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치료 목적이 명확한 의료이용과 보양·보신 목적의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구분하는 것은 애매해 보인다.

물론 애매하다. 가장 기본적으로 의사들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다. 결국은 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에 대한 코드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우리뿐만 아니라 의료계 전체가 자정노력을 해야하는 부분이다. 한의계는 보양·보신 개념을 지니고 있고, 실제로 보약도 한 치료방법 중의 하나이지 않나. 의과나 다른 분야에 비해 현저히 적다고 보고 또 총액적인 면에서 보제가 치료제로 넘어오는 비율이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손해보험 협회도 규정이나 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본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손해율이 더 높아질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할텐데.

이미 대한한방병원협회에서 표준약관에 들어가기로 약속이 돼 있다. 또 일부 특약으로 보험상품이 나오고 있지 않나. 표준약관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작업의 일환으로써 자료를 제공하고자 이 논문을 작성했다. 한방병원이 실손보험 급여화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밝혀내기 위해서 썼고, 한의계 의료총액의 10% 가까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는 경영에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 선호도, 권익과도 연결된다. 조사결과 한방의료를 원한다는 응답률이 90% 이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논문을 통해 실손보험 급여화가 타당하다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이런 논문이 앞으로도 많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 다각도로, 실제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젊은 연구자들이 나서고, 교수들도 관심을 가져야하며 협회나 한의학 정책 연구소에서도 꾸준히 데이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민간보험의 비급여 보장을 늘리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최근에는 보건 정책도 ‘근거 중심’이 주를 이룬다. 여기서 말하는 ‘근거 중심’은 한의사들이 근거를 갖고 치료를 해야 한다는 개념이라기보다는, 보건의료정책도 근거(evidence)와 참조(reference)가 밑받침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 근거를 만드는 작업에 힘써야 한다. 또 보건복지부의 주요테마가 무엇이냐면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건데, 이에 부합하려면 소득격차와 생애주기별 맞춤 복지를 해야 한다. 따라서 한의계는 영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 노인기와 장애인 및 취약층에 대한 맞춤 복지 건강 증진 정책에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의 계획은.

크게 세 가지의 계획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역학 파트에서 근거와 참조를 만드는 일을 계속 해나갈 예정이다. 이번 논문은 실손보험을 주제로 했는데 궁극적으로는 임상 연구, 중계 연구 등 대체 의학이자 맞춤 의학인 한의학에 알맞은 베이스를 마련하는 데에 노력할 것이다. 즉 밭을 매고 논밭을 갈아 과실을 따는 작업이다. 두 번째는 건강보험 정책, 공공 보건의료정책 등 앞서 언급한 근거들을 토대로 한의학이 여러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한의학의 국제화다.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사업이라고 해외 공적 개발 원조 사업을 성공한 건강 증진 모델이라든가, 의료 모델을 후진국에 심어주는 등의 활동에 있어 한의학이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작년에 국제한의보건의료사업단을 출범했고 앞으로 국제 교류 활동에 참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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