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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보건법 벤치마킹해 한의약보건법 제정해야”
인터뷰 : 이진윤 공직한의사협의회장
2017년 04월 13일 () 08:13:43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한의약 관련 법령 없어 사업 추진 애로 많아…처우개선도 이뤄져야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지난해 창립된 공직한의사협의회는 군복무를 대체하는 공보의가 아닌 공공분야에 근무하는 한의사들로 구성된 단체다. 공공 보건과 관련된 정책개발 및 공중보건지도 등을 수행하는 이 단체의 이진윤 회장(익산시 건강생활지원센터장·한의사)을 만나보았다. 

   
◇이진윤 공직한의사협의회장.

▶공직한의사협의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공직한의사협의회는 대한한의사협회 정관 제47조의 4에 등록된 산하단체로서 2016년에 창립됐다. 정부공공기관 및 지자체에 근무하는 한의사 13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공직한의사는 공중보건한의사와는 다르다. 공중보건한의사는 군복무 대신 3년을 의료취약지에서 근무하는 형태로, 장기간 공공분야에서 근무하는 공직한의사와는 직위 및 직책이 다른 개념이다. 공직한의사협의회는 공직한의사의 처우개선과 정책개발 및 공중보건지도 등을 수행해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세워졌다.


▶공공의료에서 한의사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몇 가지 예를 들어 달라.
공공의료 중에 대표기관이 보건소다. 보건소는 공공의료기관 중에서 최대조직이고 모든 보건의료인이 근무를 하며 병의원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전국 255개 보건소, 3210개 보건지소 및 진료소가 있다. 

의료인 보건소장 중 의사 출신 103명(40%), 간호사 출신 21명, 치과의사 출신도 보건소장으로 임명된 사례가 있었지만, 아직 한의사 출신은 없다. 나머지는 대부분 보건직 공무원이 보건소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공무원임용령> 별표1에 의무직(의사, 한의사)은 5급(일반직, 임기제)이상 임용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서울시, 부산시, 경기도 등)에서 한의사를 6급(보건진료직, 약무직 등)이나 기간제, 업무대행으로 채용하고 있다. 

6급으로 임용하는 것은 법령 위반인 사항이고, 기간제나 업무대행으로 채용하는 것은 공직한의사의 신분불안을 발생시켜 보건소 정규직 직원들에게 예속되게 된다. 공직한의사협의회는 이러한 불합리한 점을 협회, 지부, 분회에 정책제안을 통해서 알리고, 공직한의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광주 5개구, 인천 6개구, 서울 1개구, 대구 1개구, 경북 청도군에서 근무하는 공직한의사들이 <지방공무원임용령>을 따라서 임기제 5급으로 승급됐다.


▶공공의료에서 한의사는 왜 소외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한의약 공공의료 역사가 얼마 안된다. 국가적 차원에서 한의약 공공보건사업을 진행한 것이 2002년에 공중보건한의사 272명을 보건소에 배치한 것부터 시작이라고 본다. 

그때는 보건사업의 틀이 의학계 주도로 이미 자리를 잡아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가장 후발주자인 한의약사업은 후순위로 밀리게 됐다.

인력 또한 기존 의사인력이 보건소장 또는 5급 사무관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으므로 같은 의무직렬(의사, 한의사)인 한의사를 새로 채용하기가 지자체로서는 어려웠다. 그래서 한의사를 임기제(계약직), 기간제, 업무대행 형태로 채용이 많았다고 본다. 공직한의사의 채용형태가 안정이 되지 않다보니 한의약공공보건사업도 힘이 실리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920여명의 공중보건한의사는 현재 공공보건의료에서 많은 역할을 했지만, 병역의무를 하고 있는 임기제공무원 신분이므로 공공보건사업을 안정적,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정책개발을 하는 것은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


▶치과 쪽은 구강보건법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구강보건법은 1993년부터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에서 추진해 1994년에 공중구강보건법(안)을 만들어 공청회를 실시했고, 1995년에 국민건강증진법에 구강보건사업을 일부 반영하여 2000년에는 독자적인 구강보건법을 제정했다. 후속조치로 시행령과 시행규칙까지 완비해 학교구강보건, 사업장구강보건, 노인·장애인구강보건, 모자·영유아 구강보건, 구강보건의 날 등을 규정해 원활한 구강보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소에 근무하는 한의사 인력(공중보건의 포함)이 치과의사 보다 많지만, 한의약 관련 법령이 없어 사업 추진에 애로가 많고 구강보건사업 보다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실정이다. 공직한의사협의회에서는 한의약보건법(안)을 준비해 법안이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우선 국민건강증진법과 지역보건법에 ‘한의약건강’을 명시하도록 관련 단체들과 함께 추진할 것이다.


▶한의사가 활동할 수 있는 공공의료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선 어떤 움직임이 필요한가. 
요즘은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이 합심해서 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난임, 경로당주치의, 치매예방, 임산부, 교의 등 많은 사업들을 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사업들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한의약은 이제 초기 단계라 생각된다. 부산광역시의 경우 15개 자치구에 4개 자치구만 공직한의사가 배치돼 있고, 울산광역시의 경우에는 4개 자치구에 한명도 없다(2015년 11월 지역보건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도시지역 보건소에서 한의사가 필수인력이 됐다). 

또한 법무부(교정시설)에는 5급 이상 의무직이 100여명 정원이 있지만 한의사는 한명도 없다(교정시설 의사 정원은 항상 수 십 명은 비어있는 상태다).

앞으로 공공병원, 시·구 보건소, 교정시설 등에 공직한의사의 진출이 더 많이 이루어지고 국민의 건강을 관리하고 증진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많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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