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규 부산대한의전 교수·과목통합, 왜 필요한가?

최근 학장협의회에서 대학이 적극적으로 WDMS 등재를 비롯해 WFME 기본의학교육기준이상의 한의대 교육을 실행하도록 노력한다는 결의를 했다. 실행을 위해 학장협의회에 특별위원회를 구성, 대학별 과목현황 파악 및 통일을 비롯해 성과바탕교육과 연관된 국시개편, 다단계평가, 교육과정개편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2016년에 이미 역량중심의 국시개편에 서명하였다고 하는데,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교육과정개편 필요성에 대한 인식공유가 중요하다. 1980년대 이후 중의학에 영향을 받고 그간 큰 변화가 없이 임상현실과 괴리가 생겼고, 미래전망이 불투명하여 미래의 한의사상을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한의사가 ‘다 잘했으면 좋겠다’이지 ‘무엇을 잘했으면 좋겠다’가 불분명하다. 그러다보니 한의계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이 순수 한의학이냐, 협진이냐, 흡수 일원화냐에서 맴돌고 있다.

운전면허도 필기시험 범위와 문항이 줄고 동영상 시험문항까지 활용하고 있고, 실기시험도 도로주행까지 하고있는데 한의학 평가는 얼마나 많이 바뀌었나? 거의 안 바뀌었다.

의학교육은 가르쳐주는 교수가 끝이 아니라 배우고 익히는 학습과정이다. 또 지식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기술을 체득하는 것이다. 경험(기술)은 실제 현장을 통해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경험해야 한다. 교수자와 학습자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부산대에는 해부학과 경혈학을 합쳐서 경락구조의학부로 운영하고 있다. 그 효과는 ▲교육 효율성 ▲문제 해결 능력 ▲지식탐구와 지식 전수의 분리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의계에서는 왜 안될까. 실행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대학-학회-교실간의 불신이 그 예다. 합의 주체 또한 불투명하다. 이제는 대학별 사정에 맞추어 실천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더 이상 논쟁하지 말고 관심을 유발하고 공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협회에서 지원을 해야한다. 한평원 예산이나 대학교육관련 지원도 못하면서 협회가 대학교육에 대해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아니면 지원은 못하지만 한평원에 기준을 높이라는 압력이라도 넣어야 한다. 한의사는 국가에서 주는 면허다. 국립대를 앞세워 한의학 교육 전체를 높이는 것도 요구하면 될 것이다.

정리=김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