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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준태 시평] 최종안,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2019년 09월 02일 () 16:25:10 제준태 mjmedi@mjmedi.com
   
제 준 태
산돌한의원 원장

2019년 8월 건정심에서 건강보험재정 적자폭이 증가하면서 보험료율을 3.2% 인상하기로 의결했습니다. 2020년에는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은 189.7원에서 195.8원으로 6.1원 증가, 직장가입자의 경우 6.46%에서 6.67%로 건강보험료가 인상되었습니다. 국회에서 2020년도 예산안에 건강보험 지원액을 위한 예산을 1조원 늘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부터 정부가 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해야 할 건강보험 법정지원액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은 것은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2007년 법이 제정된 이후 지금껏 누적된 15조원에 가까운 정부의 미지급금을 생각하면 그 비용 부담을 이제까지 오로지 보험가입자들과 공급자들에게 지우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료율을 올린다는 것은 직장가입자를 기준으로 월급은 오르지 않아도 건강보험료로 가져 가는 것이 더 커진 셈이 됩니다. 생산성이나 수익에서의 차이가 없으면 보험료율 자체를 인상하면 국민 부담만 증가한 것입니다.

각 국가의 국민의료비 지출은 기본적으로 GDP와 비례합니다. 한국은 OECD의 다른 국가(평균 8.9%)에 비해 GDP 대비 경상의료비비율이 낮은 편(7.7%)이긴 하지만 연평균 경상의료비 증가율이 6.8%로 매우 높은 상승폭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경상의료비 대비 공적 부담비율은 56.4%로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의 특성상 이 통계 결과는 쉽게 말하면 정부가 통제하지 못 하는 '비급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경우, 이는 건강보험이 커버하지 못 하는 비급여들로 인해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보건의료 이용의 불균형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고, 의료비로 인해 가계 부채가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 점점 더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급여를 급여화하여 가격을 통제하는 것과 함께 의료기관 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만성질환관리, 커뮤니티 케어 등을 도입해 의료기관으로의 접근을 분산 또는 단계를 거치게 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내세운 것이 문재인케어의 핵심입니다. 기존 비급여 중 정상적으로 급여화하는 것 외에도 애매한 정도의 의료기술들에 대해서는 80% 본인부담 급여 항목으로 만든다거나 하는 식으로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일단 넣은 뒤에, 정부가 가격 통제력을 갖고 매년 의료비의 인상률을 조절하고, 임의비급여와 신의료기술 등을 통제해 새로운 의료기술의 도입단계부터 가격통제를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기술 재평가를 통해 초기에 높은 비용으로 급여로 인정한 것에 대해서 수가를 조정해가면서 정부가 완전히 미용, 성형 등을 위한 것을 제외한 경상의료비 자체를 완전히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노인의료이용률의 증가, 노인부양비증가 등 고령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을 가기 전에 한 번 더 거치는 과정인 커뮤니티케어를 통해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여 경상의료비 증가율을 조절하는 것 역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항목이 많아질 수록 건강보험의 재정안정성은 위협 받게 됩니다. 문재인 케어 도입 초기에는 당연히 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항목이 늘어나기 때문에 재정 증가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건강보험공단의 재정 역시 결국 GDP와 비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인구감소가 예견되고 있고 GDP 성장률이 둔화된 상황에서 의료 시스템을 손대는 것은 국민에게 지어지는 재정적인 부담이 증가하는 충격을 완화할 시간과 시스템 자체가 바뀌면서 의료를 이용할 당사자인 국민들과 공급자인 의료인 등이 적응할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지금의 속도에서는 공급자의 입장에서도 갈피를 잡기 어렵습니다.

한약 역시 논의의 대상이지만 방향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의사협회는 8월말을 기한으로 구체적인 최종안이 나올 것이며 이에 대해 회원투표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이 회원들의 탄핵 요구나 임총 요구 등을 무마하는 논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의 여러 적신호들과 가계의 건강보험료율 상승 등이 결정되기 전이면 몰라도, 이미 발표가 된 이상 재정의 영향에서 자유롭긴 힘들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8월말이 지났음에도 최종안이 나오지 않고 있고, 건강보험 재정의 문제는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아마 안이 나온다 하더라도 유병률이 낮거나 한의이용률이 낮아서 재정에 영향이 적을 상병명들만 포함된다거나 80% 본인부담 같은 안이나온다거나 혹은 수가 자체에 대한 산정이 당초 한의사협회장이 전회원을 대상으로 언급했던 수가 보다 턱없이 부족하거나, 한약사, 약사 등의 이해관계자 등에 대한 배제 불가 등의 여러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들을 그대로 덮어 두고 곪게 할 수는 없습니다. 8월이 지나가는 대로 회원들에게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협상의 어려운 부분 등에 대해 회원들의 이해와 의견을 구하는 자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최종안 이전에 회원투표를 먼저 시행하는 것도 고려해야겠죠. 연속된 탄핵은 일개 한의사들에겐 재난이나 다름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탄핵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협회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때에 해야 합니다.

이제 9월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겨울이 다가 올 것입니다. 가을에 곡식을 걷지 못 한 사람들의 겨울은 유난히 추울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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