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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의료경영과 마케팅(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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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멘으로 바꿔줄 수 있는 의사선생님
마케팅 과정으로 다시 돌아가서 그 과정의 각 단계별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그림에서 본 바와 같이 첫 단계는 시장 세분화이다. 시장 세분화란 큰 하나의 시장을 여러 작은 시장으로 쪼개는 것을 말한다.
시장을 왜 세분화해야 하는가?
하나의 병원이나 기업이 전세계를 하나의 전체시장으로 본다면 이 거대한 시장을 대상으로 기업 활동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불가능한 이유는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와 같은 하나의 시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원이 필요하다.
자원이란 자본과 인력 등을 의미한다. 하나의 병·의원이 갖는 자원은 매우 한정적이다.
많은 병원들은 의사 한 사람밖에 없다. 의사 한 사람이 전세계인을 상대로 의료활동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이 한정된 자원 때문에 시장을 세분화 할 필요가 있다.
시장을 세분화 할 때는 여러기준에 따른다. 그 기준으로는 크게 지리적 변수, 인구통계적 변수, 사이코그래픽스 등이 있다. 지리적 변수는 다시 지역(영남, 호남, 경기 등)이나 도시의 크기와 같은 작은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인구통계적 변수는 나이, 성별, 교육수준, 직업, 수입, 사회계급 등으로 구성된다.
사이코그래픽스는 라이프스타일, 개성, 애고도, 사용률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의 병·의원들은 지리적 기준을 가장 많이 적용하고 있다. 한정적인 자원 때문에 지역적으로 세분화를 할 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A병의원이 지리적 기준을 적용한다면 수도권 신도시를 전체시장으로 가정하고 신도시 별로 시장을 세분화 한다면 산본, 일산, 분당, 중동이라는 4개의 세분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이 A병원이 산본을 선택한다면 산본 신도시가 A병원의 표적시장이 된다.
이와 달리 인구통계적 기준으로 세분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노인 전문 병원, 어린이 전문병원 등은 인구통계적 기준의 하나인 나이에 따라 세분화한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양방의 성형외과와 한방의 비만치료 등은 사이코그래픽스 기준을 적용한 것이며, 사이코 그래픽스 중에서도 고객이 찾는 이점에 따라 세분화 한 것이다.
우리나라 병의원들은 대부분 지리적 기준에만 매달려 있다. 우리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깊어져 감에 따라 인구통계적 기준을 더 많이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볼 수 있는 직장이라는 기준도 생각해 볼 만하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대부분 밤 7시나 8시까지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 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근무하는 시간에 눈치를 보면서 가야 한다. 최근에 진료시간을 밤9시까지 연장하는 경우는 직장기준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미국에 있는 인구 약 20만명의 중규모의 도시에 우리나라 대학규모의 병원이 4개가 있었다. 그러니 경쟁이 치열하여 이들 중에 가장 규모가 작은 하나가 경쟁에서 밀리고 있었다. 생존 차원에서 이병원은 주말에 진료를 하기 시작했다. 다른 병원들이 진료를 휴무하는 야간이나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 진료를 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 병원들은 지리적기준과 전문성에 따라 지나치게 세분화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로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역세분화(통합)가 필요하다.
역세분화란 세분화를 역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분된 시장을 몇 개로 합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의사 한 사람으로 이루어진 병·의원이 지역을 합쳐 시장의 크기를 키운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몇명의 의사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연대하여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고 의료서비스를 표준화한다면 역세분화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환자의 입장에서 A이비인후과 병원에서 만족하였다면 A내과의원을 신뢰하고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산본에 있는 B의원은 일산이나 중동에도 동일한 상호인 B의원을 둘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전략은 소비자들이 어느 맥도날드를 찾아도 동일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과 동일한 개념이다. 다른 표현을 쓴다면 병원도 프랜차이즈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사용률을 기준으로 세분화하는 것도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미국에서 맥주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소비자들은 전체 인구의 약 15%이지만 이들이 미국에서 맥주 전체 소비량의 약 80%를 소비한다고 한다. 환자들 중에는 병약한 환자들이 꽤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환자들은 건강한 환자들 보다 자주 병원을 찾게 된다. 이런 환자들은 특별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이코그래픽스 기준 중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적용하여 성공한 상표는 말보로 담배이다.
라이프스타일이란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을 말한다.
말보로는 건장하고 야외활동이 왕성하며 성공한 라이프 스타일을 그리기 위해 남성다운 모델을 등장시키고 있다. 이 모델은 마초멘(Macho Men)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병·의원의 모델은 누구일까? 바로 의사 자신이다. 한의원이라면 허준 선생님같은 분을 모델로 벤치마킹 하는 전략도 생각할 수 있다. 즉 병약한 환자들로 이루어진 시장을 표적시장으로 정하고 이들의 병약한 생활 방식을 허준선생님처럼 잘 치료함으로써 마초멘의 라이프 스타일로 바꾸어주는 그런 의사선생님이 되는 전략을 구사해 볼 수도 있다.
강 석 후 (한양대 의료경영혁신연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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