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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변해야산다⑤ - 정보를 소통시키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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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신력 있는 정보 태부족, 회원 혼란
찬반 양론 개진돼야 의사결정에 도움
機關紙의 議題化 역할 강조돼야
연재순서
① 프롤로그 - 왜 변해야 하는가?
②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자
③ 회무를 전문화하자
④ 지도자와 회원의 역할
⑤ 정보를 소통시키자
⑥ 다양성 있는 한의계를 만들자
⑦ 한의사의 길을 가자
■ 역사기록에 소홀한 한의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일본의 교과서 왜곡 등으로 불거진 한·중·일의 역사전쟁이 한창이다. 이런 문제들이 나올 때마다 예외 없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상대국은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것같이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치밀한 포석을 깔고 하는 말인데도 우리는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보다 항의성 시위로 대응하기 일쑤고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잊어버린다는 지적을 받곤 한다.
한의계의 대응방식도 즉흥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60년대나 지금이나 핵심 이슈는 엇비슷할 정도로 지루한 공방전을 계속하고 있을 뿐 사건과 잇슈 중심으로 사건을 발단에서부터 결말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해 후세의 교훈으로 남긴 자료는 드물다.
심지어는 단군이래 최대의 사건이라 할 한약분쟁이 끝난 지 10여년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제대로된 보고서가 없다. 2002년 한의협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한의협 50년사를 평가할 귀중한 기회였는데도 그냥 지나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서 그런지 일선 한의사들은 대내외적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갑론을박하지만 논의는 과거 50년전의 논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과거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단체와 회원의 지침으로 남겨두지 않아 상호간에 공유도가 낮다보니 조직도, 회원도 돌발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정보의 소통에 관심 있나?
역사적 사실도 정리해야 하지만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일도 중요하다.
‘언론보도에 대응하는 정부가 살아있는 정부다’ 라는 말이 있듯이 언론을 통한 바른 정보의 소통은 회무생산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한의계는 주로 한의신문과 AKOM통신망이나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제공하는 형태로 독자인 한의사와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한의계의 핵심 이슈는 늘 비공개회의로 진행되고 그나마 공개된 회의는 비보도를 전제로 이루어지기 일쑤다. 회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들이 보도되지 않다 보니 비상집회라도 소집되면 회원들은 의례히 “왜 모이는데?” 하고 묻는다.
비상한 사태가 발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모르는 회원들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집행부와 회원간에는 기본적으로 벽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종묘공원에서 3천여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해봐야 정부도, 회원도 믿지 않는다.
기관지의 공신력도 자문해볼 일이다. 기관지는 관보나 다름없다. 한 글자 한 글자가 사실에 의거해야 할뿐만 아니라 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철학이 스며있어야 한다. 그래야 회원들이 믿고 따르고, 궁극적으로 회원과 집행부간에 신뢰가 싹튼다.
■ 내부 의제설정에 충실하고 있나?
한의계 각 조직은 겉으로 보면 짜임새가 있다. 용어만 다를 뿐 정부직제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특히 회장과 이사가 하는 일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뭔가 열심히는 하는 것 같은데 눈에 잡히지 않는다. 이런 이유중의 하나가 책임자들이 사안 하나하나를 분명하게 정리해서 옳고 그름을 구획해내지 못한 채 쉬쉬하기 때문이고, 이를 보도하는 기관지에서도 의제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AKOM에서도 너무 많은 현안들이 논의돼 모든 것이 문제일 뿐 어느 한 가지도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채로 끝난다. 그 결과 회원들은 한 가지 주제를 심도 있게 고민할 기회를 박탈당한다.
해당 단체에서도 적절한 브리핑이 없어 취재기자가 뉴스가치가 있는 팩트(fact)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 결과 단일한 사건을 취재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에서는 독자들이 양질의 정보를 획득하기 어렵다.
■ 담론이 활성화돼야 미래 밝다
일선 한의사의 시각에서 사건을 사실적으로 접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사건과 나를 어떻게 연관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이며, 나아가서는 이 문제를 한의학 발전과의 연관성 여부다.
그러므로 사회적 현상에 전문성이 부족한 의료인은 당연히 전문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한의사전문가뿐만 아니라 한의사가 아닌 전문가의 도움이 요구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의계 매체는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되는데도 내용을 보면 퍼 나르기 외에는 외부의 목소리를 경청할 기회를 거의 주지 않는다.
전문가의 목소리는 한의사가 고도의 담론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한의계 내부의 현재 문제를 파악하고 미래의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각의 담론이 전개돼야 한다.
설령 한의계 일반의 통념이나 혹은 한의계내 특정 단체의 정책목표와 다른 주장이라도 다양한 주장이 가감 없이 개진되어야 한다. 담론이 지나치게 일방적이라면 찬반토론이라도 활발하게 전개돼야 한다. 그럴 때 개인은 현재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가올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고, 단체는 의사결정에 참고할 수 있다.
지나온 세월에서 교훈도 못 느끼고, 당면한 문제를 공유하지도 못하며, 다가올 시대의 흐름도 파악하지 못한다면 한의학의 미래가 밝을 수 없다. 정보의 소통이 한의학 발전의 핵심 화두가 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의계 각 단체는 이런 일을 담당할 기구의 기능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계속>
김승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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