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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한약공급추진위원회 2차 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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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품 실명제, 의료기관 의무 사용 합의
형식상 규격품만 유통, 기대 효과 의구
규격품 한약에 대한 실명제 실시와 한방의료기관의 규격품 사용 의무화가 곧 추진될 것으로 보여진다.
좋은 한약공급추진위원회(위원장 강광파.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상임이사)는 지난 10월 25일 복지부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마련했다.
규격품 한약 실명제는 한약 규격품에 ‘재배자’, ‘수입자’ 및 ‘검사자’를 명시한다는 것이다.
국산 한약은 생산자와 검사자를 표기하지 않아도 돼 한약 품질 검사를 했는지 확인할 수 없어 소비자 선택에 문제가 있고, 수입한약도 검사자가 표시되지 않아 한약관리를 부실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한약재유통관리규정에 국산 한약의 경우 재배자 및 검사자, 수입은 수입자와 검사자가 표기된다.
그동안 약국과 한약업소는 한약재 규격품사용이 의무화 됐으나 의료법 적용을 받는 한방의료기관은 의무화에서 제외된 것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사용을 의무화하면 한약품질향상과 소비자가 좋은 한약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한의계는 “한의사가 한약재를 공급받을 수 있는 루트가 도매상밖에 없는데 규격품 사용을 의무화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봉화, 영천, 마산 등지에서 농산물로 나온 한약재를 극히 일부 한의사가 구입해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이는 기존의 법령으로도 충분히 단속할 수 있어 의료기관이 의무사용 대상에 포함돼 있느냐 없느냐보다는 정부의 법 집행의지가 문제라는 것이다.
약사법상 규격품을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비 규격품을 부정의약품으로 보고 보건범죄에 관한 법률을 적용할 경우 판매금액이 1000만원 이상이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한약재 제조업과 수입업 그리고 도매업체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식품으로 수입된 한약재든, 중국 보따리상에게 사들인 물건이든 모두 한약도매상을 통해 한의원에 공급되는데 한방의료기관을 규격품 의무사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즉, 비규격품 유통을 막거나 품질향상을 위한 방안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명제 역시 영세하기 이를 데 없는 관계자의 이름을 명시하는 것으로는 기대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했다.
한약재 유통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약 품질 향상과 규격품 유통 정착을 위해서는 한약 제조·유통업의 진입 장벽을 높여 일정한 규모에 도달한 업체만이 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규모가 되면 업계 스스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업계의 수준에서 기준만을 만들거나 강화하는 것은 범법자를 양산하는 것에 불과하고, 정부 스스로 사문화 될 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의협 성낙온 약무이사는 합의안에 대해 “의료인이 판매업자 취급을 받는 것 등 다소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저질한약재가 유통되는 것이 한의사 때문으로 비춰지는 굴레에서 벗어날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복지부가 구성한 좋은 한약공급추진위원회는 지난 9월 10일 좋은 한약공급을 위해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해 소비자 관련단체, 전문가 및 관계공무원 등 19명으로 구성됐다.
이제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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