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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3년, 전문의제 단안을 내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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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끌어도 진전없어 … 차선책이라도
한의사전문의제도는 과연 개선될 것인가?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묘수는 있기는 있는 것인가?
개선은 어렵다 해도 시간이 흐르면 이견은 좁혀질 수 있을까?
상호 신뢰는 향상되고 있는가?
그리고…
전문의제도에 대한 의문이 점증하고 있다. 전문의제도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일고 있지만 올해도 해결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넘어갈 공산이 짙어지는 분위기다.
2000년 이후 졸업생과 학생, 전공의가 원칙을 강조하고 나서고, 개원의는 단합을 내세우고, 개선안 마련의 책임을 진 태스크포스(위원장 김장현)는 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치만 살피고 있다. 10월말경에 발표한다던 전문의제도 개선시안을 11월 중순이 지나도록 발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다음 회의일정도 잡혀있지 않다.
비단 올해 뿐만 아니다. 한의협은 전문의제도 개선을 위한 대책팀으로 2002년 한의사전문의제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유환), 2003년 전문의제도 개선을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김동채)를 가동했지만 실질적인 개선방안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2년간의 시간도 모자랐는지 이번 대책팀도 1년여의 세월을 소비하고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전문의제도 개선방안 합의는 영영 물건너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한의계를 분열시키지 않고, 내가 양보하지 않으면서, 원칙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 없고 공연히 해결책을 찾는다고 논의만 거듭해봤자 한의계의 창조적 에너지만 고갈시키고 불신만 키울 뿐이라는 것이다. 주장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두가 ‘나 빼고는 안된다’, ‘나는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운영방식의 미숙성도 논의를 겉돌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논의의 핵심을 몇 가지 잡아서 집중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원칙적인 문제에서부터 경과조치상의 문제까지 전문의에 관한 모든 문제를 끄집어내 논의하다보니 시간만 끌게 되고, 논점마저 흐려져 합의도출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1년간 논의하여 공감을 표시하다 막판에 집행부가 바뀌면서 논의를 새로 시작하는 문제가 노정됐다. 전공의대표가 11월초에 교체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설령 대표는 공감을 표시해도 표결에 부치면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되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한의협이 개원의 대표로 참여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각 단체를 총괄조정해야 할 한의협이 개원의를 대표해서 학회와 전공의·병원과 동격으로 참여한 결과 개원의도 대표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합의도 주도하지 못했다. 학회도 ‘대승적 협조’ 약속에도 불구하고 산하의 8개 분과학회의 의견을 조율해내지 못한 인상을 줘 지도력 부재라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이해당사자들이 감정을 앞세운 나머지 건전한 토론을 방해한 것도 합의도출을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지적됐다. 일부이긴 하지만 막말을 하거나, 이해당사자집단의 능력을 폄하해 감정을 격앙시켰다. 또 의견이 상충하는 각 집단의 대표끼리 만나서 밀도있는 의견을 나누거나 공유된 의견을 회원들에게 전달하는 성실성 부족으로 상호 이해의 폭을 좁히지 못했다는 평이다.
따라서 신중한 결론도출을 명분으로 이렇듯 비생산적인 논쟁을 더 연장할 것인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차선책이라도 모색할 것인지 한의계는 일대 단안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태스크포스에 참여한 한 관계자의 주장에 공감이 간다.
“최선의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면 차선책이라도 모색해야 한다.”
김승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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