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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뛰어야 한의계가 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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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년 한해를 야생마같이 내달려 보자고 다짐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숨가쁜 시간들이었다. 연초부터 터진 전문의시험 문제, WTO 시장개방 문제, 가을 정기국회 내내 한의계를 가슴 조리게 만들었던 침구사제 부활을 위한 의료법 개정 문제, 1,2차에 걸친 수지침요법사시험 등이 올 최대의 이슈가 됐다.
한의계는 안팎의 도전에 직면해서 외부적으로는 일치단결해서 대응하는 등 단합된 면모를 보여주었으나 내부적 문제인 전문의시험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것은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들 문제는 아직까지 완결된 것 하나 없이 내년으로 이어지게 됐다. 한의계 일이란 게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언제나 질질 끄는 경향을 보인 것도 유감이려니와 행여나 과거에 발목이 묶여 미래를 향한 전진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지 재점검해볼 일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두서너 가지 희망을 주는 성취가 있었던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마약법이 통과돼 마자인 시비에서 벗어남은 물론 마약성분이 들어간 한약재를 일정한 조건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트였다. 한의학계에서 일고 있는 한의학 객관화 시도가 올해에도 확산돼 증거중심의학(EBM)이니 임상시험방법론 연구니 하는 용어에 익숙하게 된 것도 한의학이 발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대한한의사협회가 가양동 부지 인수계약을 체결한 일이나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신청사 기공식을 연 것 또한 한의계가 비로소 기본을 갖춰 가는 모습들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런 발전적 변화들은 한의계에게 희망의 단초를 제공하지만 불행하게도 세상은 급변하고 있어 자족감을 느낄 여유가 없다. 한방정책관실과 한의학연구원 등 정부 산하 기관들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매년 평가를 받고 있어 언제 어떤 처분을 받게 될지 늘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는데 작은 성과를 즐길 겨를이 없다. 호시탐탐 침과 한약을 취급하는 무면허업자의 발호와 끊임없이 한방의료를 입질하는 양의사 등의 움직임도 예의 주시해야 하고, 내년 3월말로 마감되는 WTO DDA 협상의 양허안 제출도 한의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중대사안들이니 만큼 만전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사는 편안하게 한방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진료할지언정 한의학의 미래를 책임진 한의협 임원, 한의대 교수, 연구기관 종사자 등은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안 된다. 한의계의 리더들이 땀 한 방울 더 흘릴 때 한의학의 미래는 밝아온다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일선한의사들은 이들이 더 열심히 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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