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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내와 오배자 그리고 한의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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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특성상 남자 직원이 대부분인데다, 여자라고 차별 대우를 받는 것을 끔찍이 싫어해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아내가 언제부터인지 입안이 허는 구창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다.
없어졌다가 조금 무리했다 싶으면 생기는 것이 반복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오래간다 싶었다.
시중 약국에서 파는 연고는 바르기도 어렵고, 효과도 별로인데다가 한약의 위력을 몸으로 직접 경험한 아내의 “빨리 고쳐내라”는 성화는 갈수록 심해졌다.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하며 이십여일을 버텼지만 차도는 보이질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절친한 한의사에게 SOS를 요청해 “비타민C 먹여, 그리고 오배자 다린 물로 양치하면 좋을 텐데”라는 답을 얻어냈다.
일부러 제기동에 가기도 어려워 비타민C만 복용토록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차도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한약재와 관련해 취재차 제기동을 방문한 길에 약재상에 들러 거래되는 오배자 중 제일 양질의 것을 찾았다. 국산이 제일이라는 생각은 아니지만 컨테이너에 속에서 장시간 배를 타고 오면서 한약재가 받았을 스트레스를 생각해 시중가 보다 근 4배 비싼 강원도산 오배자를 구입했다.
정성스럽게 달여 양치를 하게한 결과는 놀라웠다. 바로 입안에 허연 이물질이 생기고 헹구어 낸지 얼마 지나지 않아 통증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구창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통증은 거의 없어졌고 금방 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금방 나을 수 있는 걸 이제까지 그냥 놔두었다는 원망은 들었지만 한의학에 대한 아내의 신뢰는 더욱 강해졌다.
일상생활에서 한약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이제까지 한의사들은 한약을 너무 협소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약의 최고 전문가라고 강조하면서도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한약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는 무관심했던 것이다.
국민들이 일상에서 한약을 친숙하게 접하고, 그 위력을 느낄 때만 한의학은 살아 숨 쉴 수 있을 것이다.
이제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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